"언어는 단지 의사표현의 수단이 아니다. 언어는 그렇게 건조한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지 않고 아주 축축한 것이다. 축축함이란 것은 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바탕에서 나도 모르게 배어들어 있는 것을 지니고 있는, '나'라는 개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무의식적으로 습득된 선험적인 내용을 지녔다는 뜻이다. 어느 나라 말을 할 때, 그 말한 상대가 나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거나 돈이 있거나 힘이 있을 대, 그 우월한 상대방의 언어를 대등하고 능숙하게 쓰게 되기 전에는 항상 열등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세네갈과 알제리 지식인들도 프랑스, 영국 사람들과 대화할 때, 똑같은 걸 느꼈다. 폴 니잔이라는 지식인이나 알제리의 유명한 독립 이론가 프란츠 파농 같은 경우도 같은 말을 했다."

 

강준만편저, [한국현대사의 길잡이 리영희] 개마고원, 2004,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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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08-3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이번에 프란츠 파농의 전기를 읽었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았어요.^^

해콩 2004-09-0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란츠 파농.. 알제리 민족(독립)운동(이론)가, 읽어보고 싶어요. 언젠가 영화도 나왔던 것 같은데... ^^ 샘 읽으신 전기는 어느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