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출근길. 시집에 눈을 박고 있다가 詩보다 더 예쁜 오누이를 보고 말았다.
부담스러워 보이는 책가방 메고 씩씩한 오빠가 급한 걸음 앞서 가며
"ㅇㅇ아, 니 신호등 볼 줄 알제? 녹색으로 바뀌면 건너면 된다 녹색! 알제?"
맑은 눈의 누이 쫄랑쫄랑 뒤따르며
"어...."
영~자신 없어보이는 대답
오빠는 그예 혼자 가지 못하고 신호등 불빛 바뀔 때까지 기다려준다.
"어.. 불 바낏다. 어서어서어서"
"어? ... 어!"
엉겁결에 건널목도 아닌 길로 냅따 달린다.
"ㅇㅇ아 이젠 혼자 갈 수 있제?"
오빠를 돌아보지도 않고 앞만보고 걸으며
"어?... 어!!"
자신만만 자랑스러운 눈빛이 되어
아홉 살 오빠는 학교로,
대여섯 살의 누이는 또 어디론가
당당하게 제 갈길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