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리스 러브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한희선 옮김 / 창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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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야마모토 후미오의 신작을 접하게 되었다. 아직 그녀의 소설은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기에 그녀의 필체가 궁금했다. 20~30대 여성의 심리를 세심하게 표현한다는 그녀라기에 같은 여자로서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기대감을 안고 읽게 된 책이 '슈거리스 러브'. 역시나 총 10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여자였다. 그녀들은 자기들만의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그녀들에게 야마모토 후미오가 따뜻한 처방을 내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자라면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나 생리통, 변비 등은 같은 병을 안고있는 한 여성으로서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그 밖에도 골다공증, 비만 등 주변에서 흔히들 볼 수 있는 이야기나 수면장애나 알코올 중독 등 정말 고통스러운 병까지 다루고 있다. 이런 수많은 병들을 야마모토 후미오는 어떤 처방을 내렸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그 누가 사랑이 달콤하다 했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이기도한 'sugarless love'란 단어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사랑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사랑은 달콤하지 않다.... 한번쯤은 왜? 라는 의문이 들만한 제목이지만, 이 책은 그에 대한 이유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랑은 달콤하지 않다는 제목에 맞게 달콤하지 않은 사랑들 속에서 보여지는 여자들만의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사랑한다면 지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성과 감성은 다른가 보다. '완벽하게 사랑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p.60


  이 책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여자만이 알 수 있고, 여자만이 느낄 수 있다.'라고 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병들이 모두 여자만의 병들은 아니다. 하지만 여자이기에 때문에 겪는 고통들이기 때문에 여자만이 알 수 있고, 여자만이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처방은 야마모토 후미오가 따뜻하고 기분 좋게 해결해 주고 있으니 속앓이만 하는 병들 또한 아니다.


'세상에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만 있지.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조금밖에 없어-p.226


  참 많은 이야기들을 읽은 것 같다. 달콤하지 않은 사랑들을 접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까지도 사랑은 달콤하다고 믿고 있다. 이 책 속 사랑들은, 달콤하지 않아 보였지만 사랑 자체만으로 달콤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결콤 달콤하지만은 않았던 그들의 여정을 돌이켜 본다.

*결론은? 사랑은 항상 달콤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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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않는다는 것 - 하종강의 중년일기
하종강 지음 / 철수와영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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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철 들었네." 말을 들어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도 언제나 철이 없다는 말만 들었지,  철 들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뭐 이유야, 내가 아직 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이 더 마음에 와닿았을 지도 모른다. '철들지 않는다는 것' 왠지 멋진 제목인 것 같다.


조금씩 자주 아픈 것이, 오래 묵혔다가 한꺼번에 아픈 것보다 훨씬 견디기 쉽습니다. 오래 묵혔던 아픔을 한꺼번에 끄집어내면, 그동안 잊을 수 있었던 작은 고통들을 모두 더한 것보다 그 크기가 훨씬 더 커집니다. 자주 아파해야... 면역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바르게 살기' 위해 작은 이익부터 포기하는 경험이 쌓여야 나중에 '큰 일'을 위한 '큰 희생'도 가능해집니다


이 책의 내용은 어쩌면 정말 사소한 이야깃거리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주위를 둘러보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종강, 그의 중년일기이기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일기인 듯 하다. 중년 하종강의 일기보단, 노동운동가 하종강의 일기로 보고 싶다.


노동상담가 하종강. 그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그에 대해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노동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하종강은 자신을 철들지 않은 사람이라 말하고 있다. 세상과 타협하며 추한 모습을 보이는 철이 든 사람들에 비해, 자신을 철 들지 않았다 말하는 하종강의 모습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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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빈손 정조대왕의 암살을 막아라 신나는 노빈손 한국사 시리즈 1
남동욱 지음 / 뜨인돌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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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면서, 올해는 참 정조와 인연이 깊구나.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요근래 책과 tv에서 정조를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이산을 비롯하여, 책도 정조대왕이 집권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책들을 많이 접해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책 역시도, 정조를 중심으로 꾸며진 재미난 이야기이다.

 

뜨인돌 출판사의 노빈손시리즈가 이번엔 한국사 시리즈를 내놓았다.

노빈손 시리즈로는 계절시리즈(?)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번 한국사 시리즈에도 관심이 갔다.

'노빈손 정조대왕의 암살을 막아라!' 제목부터 긴장감과 함께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예상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재미있는 글들과 그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그 전의 노빈손 시리즈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번 한국사 시리즈만의 장점은 어려울 법한 한국사를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요즈음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정조대왕과 관련된 역사들을 재미있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올 한국사 시리즈가 굼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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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우타코 씨
다나베 세이코 지음, 권남희.이학선 옮김 / 여성신문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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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흔일곱의 나이인 이 책의 주인공 우타코씨.  고령화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노인의 이야기이다. 당당하고, 멋을 추구하는 이른바 럭셔리한 노인인 것이다. 하느님께서 주신 인생의 당번패를 다음 타자에게 모두 넘기고 혼자 사는 우타코씨이다.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누구보다 멋지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어느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을 살며, 하루 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빨리 인생을 끝내고 싶은 사람이 아닌, 하루하루가 즐거워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우타코씨의 이야기이다.

 

  다나베의 소설로는 처음 접해보기 때문에 부담감과 기대감이 반반이었다. 너무도 유명한 '조제'도 읽어보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녀의 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단지 77세 노인의 사랑이야기라는 것만으로 흥미를 갖고 읽게 된 책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작고 나약한 노인이 아닌, 오히려 젊은 사람보다 정정한 모습의 노인에 조금 당황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삶의 방식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런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좋았다. 그런 우타코씨였기 때문에 또래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사는 것이 더 재미있고 유쾌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책 속의 우타코씨 모습이 다나베 세이코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보통의 할머니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의 우타코씨. 그래서인지 할머니라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우타코씨. 이 책은 한 77세 노인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제목 그대로 두근두근한 로맨스이야기도 아니다. 이 책은 그냥 한 할머니의 일상 이야기이다. 그녀 나름대로의 인생관과 사랑관이 묻어나 있긴 하지만, 완전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다만 '섹스'보다 '설렘'을 더 중요시하는 한 할머니의 이야기일 뿐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게 참신한 소재의 소설이다. 그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소재들이 다른 소설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다. 새롭다는 느낌과 동시에 낯설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책에선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유머가 이 책에 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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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광인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세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3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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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한 권의 책. 

 

  ‘연암 박지원’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열하일기’이다. 국사시험을 하루 앞두고 항상 ‘박지원-열하일기’를 달달 외웠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엔 열하일기에 관한 지식도 없었으며, 그 도서에 어떤 것들이 기록되어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열하일기에 대한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제목 ‘열하광인’을 보고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대견스러울 정도였다.




  백탑파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그게 바로 [열하광인]이다. 벌써 마지막 이야기라니. 사실 첫 번째 이야기도 두 번째 이야기도 읽어보지 못 했다. 하지만 이제야 그 책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첫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도 읽고 싶어졌다. 열하광인을 읽고, 백탑파 시리즈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정조는 그 겨울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금서로 꼽으며 백탑파에게 자송문을 바치라는 명을 내린다. 지금까지 연마한 패관소품체를 버리고 고문체를 받들라는 것이다. 정조에 대한 백탑파의 믿음이 금가는 순간이었다...


  역사에 기리 남을 정도로 유명한 열하일기가 한 때는 금서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단 한 권의 금서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11p 란 글귀를 보면 당시에도 열하일기란 금서의 파장은 대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은 열하일기와는 완전 다른 이야기이다. 열하일기라는 금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열하일기에 대한 완전한 이야기도 아니다. 열하일기에 미친 사람들, ‘열하광人’의 이야기이다.



  금서이기 때문에 더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던 열하일기. 이 책은 열하광 모임의 한 사람이며 의금부 도사인 이명방을 중심으로, 열하광 내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에 대해 풀어나간다. 열하광 모임의 사람들이 하명씩 살해당한다. 그 범인으로는 같은 열하광 모임의 한 사람이 이명방으로 지목되고, 이명방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또 의금부 도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진짜 범인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이 책은 혼돈을 일으키는 불꽃이다. 어느 대목을 읽든지 처음에는 뜻밖의 온기에 휘감겨 허리를 숙이고 콧잔등을 책에 댄다. 그러나 곧 두 눈과 열 손가락과 단 하나의 심장이 타들어 가듯 뜨거워진다. 허리를 젖히며 고개를 치켜들고 긴 숨을 몰아쉰다. 이것은 다르다. 지금까지 읽어 온 적당히 단정하고 감당할 만큼만 느낌을 담은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읽는 이에게 어떤 배려도 하지 않고 성난 사자처럼 단숨에 목덜미를 깨문다. 그 참혹한 상흔을 입기 전과 입은 후가 어찌 같을 수 있으리.


   한 때는 금서였지만 ‘열하일기’에 열광한 사람들이 있어 지금까지 전해져 오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의금부 도서 이명방이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열하일기에 열광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마음이 더 잘 나타나 있다. 열하광 모임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살해당한 것도 다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며 열하일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언젠가 ‘열하일기’도 접할 수 있기를···


  때로는 한 권의 고서가 되어 역사를 알려주는 듯 하면서도, 때로는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 되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고서의 분위기를 띄고 있는 것처럼, 이 책엔 생소한 우리말들이 나온다. 무려 500개가 넘는 각주가 그것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생소한 단어 때문에 흐름이 깨지고, 책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책을 한 장,한 장 넘기다 보면 작가의 노력이 눈에 보이며, 새로운 우리말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라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범인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열하일기에 대한 많은 이들의 열정[熱情]’에 초점을 맞추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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