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머니
이시다 이라 지음, 오유리 옮김 / 토파즈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빅머니] 이시다 이라 지음/ 오유리 옮김/ 도서출판 토파즈

-돈과 주식세계에서 맴돌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라는 것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된다. 돈을 더 벌기 위해 빠듯한 생활을 마다하지 않고 하루의 반을 돈을 위해 쏟아 붓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요즘 시대에 돈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수단인 화폐의 가치이기 보다는 자신을 과시하는 수단이 된 것 같다. 얼마 전, 드라마 ‘쩐의 전쟁’이 인기리에 방영이 되었다. 이 책을 보자마자 이 드라마를 떠올린 사람들이 아주 많은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의 희로애락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돈’이라는 것이다. 이 시대의 돈이라는 것은 지금 많은 이들의 관심거리인 지금,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돌고 도는 것이 돈이라고 한다. 또, 아무리 땅을 파도 십원 한 장 보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이렇듯, 어찌 보면 아주 흔한 것이 혹은 아주 귀한 것이 돈이다. 이 책의 제목인 ‘빅머니’는 돈에 민감한 우리들에게 강한 자극이 될 것 같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시다 이라의 야심작이라는 타이틀에 손에 거머쥐게 되었다.




 천지가 뒤바뀌는 하루가, 있다. -p.9




  천지가 뒤바뀌는 하루란, 주인공 시라토가 70 먹은 노인 고즈카와 만난 날이다. 그와 더불어 사라토가 ‘마켓(주식시장, 증권시장)’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 날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날 백수였던 그가 고즈카를 만나 주식에 눈을 뜨게 되었다. 돈의 파도의 흐름을 만끽하기 위해 사라토의 숫자변화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새로운 사랑은 시작 되었다.




오래된 사랑은 새로운 사랑을 이길 수 없다. 나와 마켓의 관계는 이제 막 움트기 시작했다. -P.72




  연인이었던 미치루를 포기하고 마켓을 선택한 사라토. 이처럼 사라코는 마켓과의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마켓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며 조금씩 투자도 해나갔다. 가을빅딜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에도 가담하게 되고 그 덕에 흔히 말하는 감방이라는 곳에도 가게 되었다. 마켓의 파도 덕분에 연인도 포기하고, 영원히 자신에게 남을 약점도 남았지만 계속 마켓과의 사랑을 빠진 한 열혈청년의 이야기이다.







  주식에 대해선 문외한 나로선 마켓의 세계에 대해선 완벽하게 이해하질 못 했다. 주식의 흐름에 대해선 사라토가 웃을 땐 왜 웃었는지도 몰랐다. 주식에 대해 나처럼 아무런 지식도 없는 사람이라면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에 관해 하나하나 따지지 않고 소설의 흐름에 몸을 맡겨 좀 더 편안히 읽는다면 잘 읽혀 나갈 것이다. 사라토가 마켓의 흐름에 맡겼던 것처럼···







  주식과 돈이라는 약간은 딱딱하고 어려운 소재를 담고 있었던 책인 만큼,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돈으로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행복을 두루 보여준 책이었다. 마지막 한 방을 보낸 가을 빅딜은 정말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돈의 가치가 점 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때에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왔다는 자신이 창피해지기까지 했다.




진정 가난한 사람이란, 모든 사람과 똑같이 가난한 사람을 말한다. 혼자서 고독하게 가난한 사람은 아직 돈을 받아들이지 않은 부자에 불과하다. -p.36~37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아직 돈을 받아들이지 않은 부자이길 원했다. 언젠가 돈을 받아들일 날이 오길 기다리며 마지막장을 덮었다. 아직도 돈의 파장과 재미가 잊혀지지 않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8-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네요. 이시다 이라도 만나본지 정말 오래된것 같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한번 보고 싶네요.^^
 
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잔인하지만 아련한 공놀이 노래.


  만화책, 특히나 추리물의 만화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년탐정 김전일’이라는 만화를 보았을 것이다. 그 만화 속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은 다 일본이름인데 왜 김전일만 한국이름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봤던 기억이 난다. 김전일의 주 무대는 살인현장, 그의 할아버지로 나오는 사람이 바로 긴다이치 코스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 책의 서문은 한 마을에 떠돌아다니는 ‘공놀이 노래’로부터 시작된다. 저울집, 자물쇠집 등등.. 모두 의문의 단어들로 이루어지는 공놀이 노래이다. 약간은 섬뜩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노랫말. ‘한 마리 참새가 말하기를’ 공놀이 노래의 시작부분과 마찬가지로 사건의 시작도 이렇게 의문 속에서 시작 된다.




  ‘소년탐정 김전일’ 속 김전일이 그랬던 것처럼 긴다이치 코스케 역시 그가 가는 곳이라면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듯 했다. 그가 휴식을 취해서 간 곳 ‘귀수촌’에서도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휴식차로 온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다니. 긴다이치 코스케는 지지로도 복이 없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오싹한 기운이 맴돌았다. 새벽에서 읽어서 그런지 책장 넘기는 소리 하나 하나 거슬릴 정도였다. 살인의 대한 묘사가 그렇게 끔찍하고 처참하지도 않고 살인현장 역시 밋밋하게 지나갔다. 하지만 내가 무서워했던 것은 살인 현장이나 살인에 대한 묘사도 아니었다. 의문의 범인과 쇼와 7년 사람을 죽이고 달아난 온다 이쿠조라는 의문의 남자와 온 몸에 붉은 멍이 든 리카의 딸 사토코 등. 알 수 없는 그들에 대한 두려움이 더 짙었다.




 이 책에서 던져주는 단서는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와 마을의 길. 가장 중요한 대목임에도 가장 복잡한 관계를 두르고 있다. 결국 사건의 실마리는 이 단서와 긴다이치 코스케의 멋진 추리로 인해 밝혀진다. 살인의 중점이 아닌 긴다이치 코스케가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과 그가 추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루고 있는 책이다. 그의 손자인 김전일의 구성과 아주 비슷하다. 김전일에 익숙하고 그 만화를 즐겨봤다면 이 구성도 익숙할 것이다.


 전부터 경찰이 범인을 잡는 추리소설보다 탐정의 추리가 주무대인 소설들을 더 좋아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다. 탐문과 딱딱한 수사가 다가 아닌 범인과의 머리싸움이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범죄와 공놀이 노래에서 비롯된 잔인한 살인. 이 부분이 추리소설이 가지는 가치가 아닐까?


  복잡한 인물 관계도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살인 동기. 이 부분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제외한 살인과 그 살해범을 잡는 과정은 매우 훌륭했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옥문도, 팔묘촌도 읽어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8-16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보셨으면 정말 오싹한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대단한 강심장을 지니신 것 같아요.ㅎㅎ
요즘 추리소설중에 굉장히 인기있는 소설중에 하나인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리뷰를 접하게 되는 군요. 그때마다 읽고 싶은 마음의 게이지가 조금씩 올라가는 군요.^^;

sujung0211 2007-08-21 12:34   좋아요 0 | URL
제가 읽어 본 추리소설 중에 제가 좋아하는 타입과 굉장히 닮았던 책이랍니다. 밤에 읽어도 속도감과 긴장감으로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더라구요~^_^
 
검은 책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르한 파묵 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데도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많은 분들께서 오르한 파묵이라는 작가를 많이 알고 계셨고, 그의 작품들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았기에. 게다가 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데 그의 이름을 모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유명한 그인데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해 본다는 사실이 겁이 나면서 기대가 컸다. 허나 너무 복잡한 미로를 돌고 있는 느낌을 준 책이었다.




 아주 복잡한 미로 속을 돌고 돌아도 똑같은 자리에, 또 한 번 돌고 돌면 막다른 길에 몰리는 그런 미로를 헤매는 나를 상상해 본 적이 있다. 그 미로를 통과하면 아주 멋진 환상의 땅이 나를 반겨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미로 속을 나는 이 책 안에서 헤매고 있었다. 오르한 파묵의 다른 작품들로 그의 책을 이해하는 법을 조금 예습해둘 걸.. 하는 생각마저도 들게 했다. 그만큼 누구나 인정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그에 따르는 ‘어려움’도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해. 왜냐하면 나 자신이 되지 못하면 그들이 원하는 내가 될 것이고, 나는 그들이 원하는 그런 사람은 견뎌낼 수 없으며 그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되느니 아무 것도 되지 않는 것이 되지 않는 것이 더 나으니까. -p.258




이 책에선 내가 내 자신이 된다는 의미의 구절이 굉장히 많다. 위에 내가 옮긴 글 역시도 굉장히 아이러니한 글귀이다. 내가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일까? 아직도 아이러니한 글귀 속엔 아련한 의문들이 남아 있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갈립이 갈립의 아내인 뤼야와 유명한 칼럼작가이면서 뤼야의 의붓오빠 제랄이 함께 사라진다. 갈립은 그들이 함께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찾아다닌다. 갈립이 그들을 찾기 위해 다니는 곳들은 항상 터키 이스탄불의 풍경, 소리, 냄새가 따라다닌다. 이스탄불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 중 하나였다.


 

 이 책을 읽기 어려웠던 점에서 터키 이스탄불의 풍경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에서도 한 몫 한 듯하다. 터키라는 낯선 땅에서 뤼야와 제랄을 찾는 갈립도 마치 미로 속을 헤매는 듯 했다. 또, 내가 이 책을 읽다 멈칫하게 된 것 중 하나의 이유가 각 장마다 시점이 변화한다는 것이었다. 홀수 장(1,3,5...장)은 갈립의 시점인 듯 했고, 짝수 장(2,4,6...)장은 칼럼작가 제랄의 시점인 듯 했다. 하지만 짝수 장에선 나 자신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적이 없기 때문에 더 의아했다. 아직 1부밖에 보지 못했으니 그 의문과 미로의 끝은 3부에서 잘 마무리 되리라 생각한다.




 몇 번이고 이 책을 손에서 놓았다 들었다 했다. 이 책은 읽기에 어렵다는 핑계로 손에서 놓았다가 후의 이야기와 오르한 파묵의 입담에 이끌랴 다시 손에 들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숨에 읽힐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어요~’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적어도 내겐) 읽는 도중 많은 위기가 있었다.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많은 어려움과 이 미로 같은 책을 몇 번이고 도중에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나 오르한 파묵의 입담은 이 책으로 또 한 번 보증된 것 같다.




 오르한 파묵. 오로지 그의 입담만으로 이 책을 평가할 순 없을 것 같다. 아직은 이해하기 힘든 많은 부분들과 몇 번이나 이 책을 덮게 한 많은 이유들이 앞으로 오르한 파묵의 책을 읽는데 장애물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2부를 채 보지 못한 채 미로 한 가운데 서 있는 지금, 이 책의 결말을 본다면 감회가 다르지 않을까? 알 수 없는 미로의 끝을 알기 위해 마지막까지 달려 보아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명의 허들 - 1리터의 눈물 어머니의 수기
키토 시오카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아주 태평스러운 한 때 우연히 TV를 보다가 1리터의 눈물이라는 일본드라마를 봤다. 1리터의 눈물이라는 책은 소문으로 들어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그 드라마는 아주 잠깐 본 것이 다였지만, 1리터의 눈물이라는 책에 대한 호기심을 낳게 했다. 비록 아직까지도 읽지 못 했지만,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어머니의 수기 생명의 허들을 먼저 읽게 되었다. 스스로 감수성이 메말랐다고 생각했기에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얇은 두께에 뻥 뻥 뚫린 공백. 실질적인 내용은 별로 없었다. 1리터의 눈물을 아직 보지 못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 했다. 단지 그녀가 점차 몸이 굳어가는 병에 걸렸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적인 순서가 아닌 주제 순으로 진행되는 이 책의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야기가 잘 진해되다가 주제가 바뀌면 또 다시 과거로 돌아갈 때는 당황스럽기 까지 했다. 하지만 1리터의 눈물을 읽었더라면 좀 더 이 책을 파악하기 쉬웠을 텐데. 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책의 양보다 질에 승부하기로 했다.

 

 

 책의 진도는 나갔지만 역시나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의 수기이다 보니 아야의 절망적인 심정이나, 그녀가 겪는 고통이 나타나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수기는 한 주제에 관해 그들이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들이 나타나 있었다. 이 곳 저 곳 병원을 옮겨 다닌 것, 수많은 간병인들이 아야의 수발을 들어주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내용이었다. 그 속에선 분명 어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어머니에게 응석을 부리기만 하는 내가 그런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듯하다.




 

이 책을 쓰기까지, 엄마는 또 한 번 1리터의 눈물이 필요했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일까? 10년이라는 세월을 아야는 병을 앓았지만, 그녀의 엄마는 마음의 병을 지금까지도 앓고 있을 것이다. 책의 후반부를 지나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내가 아야의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을 읽고 드디어 눈물을 흘렸다. 내심 어서 눈물을 흘리기를 얼마나 기대했던가. 그 눈물은 아야의 엄마가 아야를 영영 볼 수 없는 곳으로 시집을 보낸 대목에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아야와 그녀의 엄마의 수고가 모두 헛수고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전화도 없고 편지도 닿지 않는 / 머나먼 곳으로 시집을 갔어. / 조금이라도 더 엄마 곁에 있어주길 바랬지만 / 아야의 정열에 지고 말았지-p.235

 나도 아야를 향한 엄마의 마음에 지고 말았다. 책을 놓고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비록 그 어머니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없지만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자식의 고통을 옆에서 함께한 그녀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면 또 눈물이 흘렀다.




 많은 분들이 찬사를 보냈던 1리터의 눈물을 아직 읽지 못 했지만, 그의 후속 작이라 볼 수 있는 생명의 허들이란 책을 읽은 후 1리터의 눈물을 읽지 못 했던 것이 더 후회가 되었다. 아야가 1리터의 눈물이라는 책을 낸 후, 아야 에게 편지를 보내주었던 많은 독자들이 그랬듯이 나도 이 책을 보고 용기란 것을 되찾은 것 같다. ‘난 정말 행복한 거야. 나보다 불쌍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 그러니까 그 사람들을 대신해 더 열심히 살아갈 거야!’라는 순정만화에서 나올 법한 것을 말이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축축함을 뒤엎고서 생명의 허들이라는 짧은 수기를 보았는데도 이런 값진 것을 얻었다니……. 이런 매력으로 아직도 아야의 이야기는 꺼지지 않는 감동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아야 에게 찾아온 시련들과 그 시련들을 극복하기 위한 아야와 그녀의 엄마의 노력. 어쩌면 그 노력들이 아야의 일기인 1리터의 눈물보다 이 수기에서 잘 드러났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딸을 바라보는 수기는 그녀의 눈물들로 이뤄진 것 같다. 곳곳에 남아있는 아야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많은 사람이 아야를 외면했을 때 그녀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있었기에 마지막 순간도 행복했을 거라 믿는다.




 1리터의 눈물이라는 책과 드라마를 통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아야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픈 몸이지만 다른 누구 못지않게 행복한 나날을 보낸 소녀. 그 소녀가 있기에 용기를 얻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영원히 그녀를 기억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항상 아야의 곁에 있어주었던 아야의 어머니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트래블 알라까르뜨 - 여행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
이종은 지음 / 캘리포니아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여름 들어 부쩍 여행서적을 자주 찾게 되었다. 그래서 제목의 트래블(travel) 이란 단어만 보고 꽂혀 보게 된 책이다. 알라까르뜨란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책의 겉표지에 보면 알라까르뜨의 뜻이 나와 있다.

알라까르뜨; 정해진 메뉴로 제공되는 세트. 요리와 달리 메뉴 중에서 좋아하는 것을 골라먹는 일품요리를 말한다. 38가지 방법 중에서 취향에 맞는 여행을 택하고, 스스로 기획하는 여행을 하자는 튀지에서 붙여진 제목이다.

 




  그 제서야 책의 부제를 보았다. 여행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 일반 여행서적과는 다르다는 것 또한 이 때 깨달았다. 책을 읽기 전에 깨달았다는 것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나서도 몰랐더라면 뭐 이런 특이한 여행서적이 있냐면 비판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이런 독특한 책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즐거운 두려움에 도전하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다.

 많은 공감이 가는 문구로 이 책의 시작을 열고 있다. 즐거운 두려움에 도전하지 않는다... 공감이 가면서도 이 문구가 여행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무엇인가를 하려고 해도 두려움에 도전하지 않아 시작되지 않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동안 매번 배낭을 매고 유럽여행을 하는 모습만 상상하고 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경제적인 여건을 탓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당장 작은 짐을 꾸리고 근처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나는 결국 그 자연에 동화되지 못했다. 돌아온 후 그곳이 마치 꿈속의 한 장면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뒷북의 대가처럼 한 번쯤 자연에 동화되어 자연과 그대로 마주해 보았으면 좋았지 않겠냐고 자신도 탓해 본다. 그럴 기회가 앞으로 또 있을까? 그 후에 무슨 일을 망설이게 될 때 그녀의 말이 속사이듯 스치곤 한다. ‘기회는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야. 기회가 왔을 때 해 봐.’-p.65

 이 책을 보면서 참 독특한 책이구나 라는 생각을 수도없이 해왔다. 내가 주로 보던 여행서나 에세이들돠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이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단지 여행을 좀 더 즐겁고 풍요롭게 즐기는 방법이 아니었다. 자신이 여행을 다니면서 얻은 것들을 우리에게 책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전달해 준 것이다. 많은 곳을 여행한 저자와는 달리 여행이라곤 담을 쌓고 지낸 우리에게 '지금 당장 여행을 해보아라~' 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여행이란 우리에게 즐거움과 휴식뿐 아니라 뜻하지 않은 교훈도 준다. 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기회가 왔을 때 해 봐. 라는 말과 도전하라는 시작의 글이 자꾸 나를 여행과 가깝게 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저자의 개인적인 면들이 책들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여행에세이라면 대게가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그와 다르게 이 책은 독자들에게 여행하는 법을 알려주는 하나의 자기계발서로 읽었던 것 같다. 부제목에서 풍기는 냄새가 여행을 통한 자기계발이라는 인상을 풍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그녀의 개인적인 면이 담긴 글이나 사진 등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그녀가 여행에서 겪은 것들을 토대로 이 책은 쓰여지지만 그녀의 사적인 사진들로 보이는 것이나 호텔의 맛과 시설 평가 등은 마치 호텔을 홍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굳이 이 책을 자기계발서류로 보지 않는 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여행에세이들과는 달리 단순히 자신이 여행에서 겪은 일들만 나와 있지 않았다. 제목 그대로 여행 중 좋아하는 것들을 골라먹기 위한 38가지 방법이 나와 있다. 그녀의 추억들과 여행에서 얻은 중요한 무언가가 담아 있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 본 적이 없다는 현실에 비탄하며 여행에세이들을 보면 단지 부럽다는 생각과 돈 많아서 잘났다. 란 생각들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얼마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여행을 다니면 겪었던 일들을 예로 들며 글을 썼던 저자의 여행이야기들은 내게 떠나라는 욕구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 곳이 멀리 해외건, 가까운 휴식처건 상관없이 말이다. 이 책으로 하여금 많은 사람이 여행으로 향한 첫 발을 내딧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