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페이퍼에서 로마는 검으로 시작되었다고 썼다. 써놓고 보니 상당히 로마를 잘 요약하는 문장이었던 것 같다 ㅋㅋ 

로마는 최초의 진정한 '제국주의' 제국이었으며 유럽의 많은 국가, 또 시기상 매우 나중에 만들어진 미국에서 로마와 관련된 상징들 (독수리, 저번에 나왔던 fasces 등) 을 가져다 쓴 데는 로마를 잇고 싶어하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의도가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요즘 이 책 저 책 조금씩 읽다가 그게 연결이 되면 반가운데 조금 지나면 이걸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서 당황할 때가 많다. 기억날 때 적어 둬야지. 



<갈대 속의 영원> 참 좋은 책인데, 빨리 읽어버리기가 아깝고 또 생각할 게 많아서 빨리 읽어지지도 않는 책이다. '책에 관한 책' 이라고만 하기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저자의 가치관이 많이 들어가 있는 책이라 그 가치관과 본인의 가치관이 비슷하다면 더 반갑게 읽을 책이고 그렇지 않다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행히 나와는 가치관이 대략 잘 맞다. 그렇지만 '책에 관한 책' 이라는 관점에서는 알베르토 망겔의 책들이 더 좋았다. 책만 생각하며 빠져들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어제 읽은 부분에는 로마 초기의 이야기가 나왔다. 검으로 시작된 로마라는 이미지와 잘 맞아서 조금 옮겨 본다.


새로운 도시에는 시민이 필요했다. ... 문제는 여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그들은 대규모 강간을 자행한다. 


로물루스는 넵투누스 신을 기리는 경기를 열고 이웃 마을 사람들을 초대했다. ... 카에니나, 안템나에, 크루스투메리움 같은 이상한 이름의 이웃 마을 사람들이 아내와 딸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 그러나 종교적 축제는 속임수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사람들의 눈과 마음이 경기에 빠져들었을 때 신호가 떨어졌다. 로마인들은 가족과 함께 온 어린 소녀들을 납치했다. 


티투스 리비우스는 그 납치가 도시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두둔한다. ... 이 전설적이고 야만적인 집단성은 로마 결혼식의 모델이 되었고 여성 납치는 수 세기에 걸쳐 극화되었다. 이로써 신랑이 어머니의 팔을 붙잡고 울고 저항하고 소리 지르는 신부를 강제로 떼어내는 형태의 의식이 만들어졌다.


로마의 적들은 그들의 신화에서 약탈적인 로마를 보았다. 수 세기 후, 로마의 적들은 이렇게 썼다. "로마인들의 집, 아내, 땅, 제국은 모두 애초부터 약탈로 훔친 것이다."


- <갈대 속의 영원> pp. 322-323


Chap. 31 The Mauryan Empire of India


All of these countries were weak when they were divided, and strong when they were united.


Goodness, patience, mercy, honesty, and friendship will bring happinness. 


The Hare lived happily ever after, and when he died he was rewarded for his kindness. 

(토끼가 죽어서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가 궁금하다 - The Jakata Tales)




Chap. 32 China: Writing and the Qin 


개정판 책에는 윌북에서 제공되는 음원보다 더 많은 상형문자와, 한자의 구성 원리(?)가  나와있었다. 


중국의 스케일은 역시 후덜덜이다. 병마용갱은 하나도 아니고 발굴된 게 세 개 정도인데 주변에 더 있다고 한다. 

진시황릉은 여전히 발굴되지 않은 상태이다. 더 잘 발굴할 수 있을 때를 위해 남겨둔다고... 


Chap. 33 Confucius 


Buddha: A Good, virtuous man could be happy, even if he were poor.


Confucius: They could learn to be happy, even if they were poor. 


poor한데 행복하기 힘든 것이 요즘,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구나. 


논어 (The Analects of Confucius) 를 읽으면 행복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행복의 약속>을 읽고 더 비뚤어진 나는 ㅋㅋ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If you make a mistake and do not correct it, 

this is called a mistake.


이 말은 좋았다. 


Chap. 34 The Rise of Julius Caesar 


"By the time he was my age, Alexander the Great was already the king of five or six different countries! And I haven't donea anything remarkable yet! I should weep and sad!"


이런 생각을 해야 사람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고 이름을 남기고 싶지도 않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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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0-29 08: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로마 납치강간 약탈혼.. 첨 알았네요 ㅠ 죽일넘들 ㅠㅠ
역시 건조하게 재미난 수하님 정리 ㅋㅋ
저도 가끔 누군가 훌륭한 일을 한 걸 봤을 때 아 이 사람은 나보다 어린데 벌써?? 하며 난 뭘했나 할 때가 있긴 합니다 ㅎ

건수하 2023-10-30 15:02   좋아요 1 | URL
로마가 좀.. 야만적인데 워낙 큰 제국이었고 유럽에 있었던터라 부정적인 면이 잘 다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전 나이에 비해 뭘 했다 안했다 그런 생각 해본적 없는데 다들 그런 얘기 많이 하더라구요 :) 그래도 울 것까지야..
제가 나이를 별로 생각 안 하고 사는가봅니다 ^^;;

거리의화가 2023-10-29 0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공감이요. 공자의 말은 음...(이하 생략)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봐야 어차피 죽고 난 다음일텐데 라는 생각ㅋㅋㅋ

건수하 2023-10-30 15:03   좋아요 0 | URL
그르게요 저도 나 죽고 나면 무슨 소용이냐 내가 좋은 걸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삽니다만
안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이 세계가 계속 발전(?)하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

단발머리 2023-10-31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조한데다가 더 비뚤어지시면.... 건수하님은 이제 건비수하님 되시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로마사를 시오노 나나미로 읽어서.... 얼마나 칭찬하던지 말입니다. 제국주의의 실현을 꿈꿨던 나라의 일원이라 그랬을까요? 그의 시각 속에서 로마는 참 포용적인 나라이고 훌륭한 제국이었습니다. 로마 초기의 약탈혼... 전 오늘 처음 알았어요. 그랬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헐.

건수하 2023-10-31 09:53   좋아요 1 | URL
저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재미있게 읽어서 15권 세트도 샀었거든요 (그러고선 읽지 않음).
지금 다시 읽으면 정말 엄청나게 투덜거리게 될 것 같아요 ^^;

다른 시각의 로마사를 조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은 너무 많지만...

단발머리 2023-10-31 09:58   좋아요 1 | URL
저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중에서 <로마의 일인자> (3권) 읽었는데요. 작가가 엄청난 시간 동안 자료 조사하고 풀어썼는데, 거의 소설처럼 읽히더라구요. 다 읽는게 목표였는데, 그만 중간에 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 너무 많은 건수하님께 권합니다^^

건수하 2023-10-31 10:1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로마사 좋아했던 터라 그 책 세 권은 나왔을 때 다 읽었습니다. 2부 풀잎관은 도서관에 신청해놓고 안 읽었지만... 그런데 추천해주셔서 죄송하지만 전 너무 소설같아서 좀 별로였어요. 저의 건조한 취향에는... ^^

전 소설은 이 시리즈 보다 <로마 서브 로사> 라는 미스터리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시리즈 일부만 번역되고 이후엔 번역이 안 되어서 아쉬웠어요. 지금 찾아보니 <로마 서브 로사>의 작가가 소설이 아닌 역사서도 써서 이걸 찾아보고 싶네요 :)

단발머리 2023-10-31 10:13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의 건조한 취향에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로였던 ㅋㅋㅋㅋㅋ 그거 찾으시면 저도 알려주세요! ^^

건수하 2023-10-31 10:15   좋아요 0 | URL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110220

로마 (상) (하) 입니다 ㅎㅎ 근처 도서관에 있어서 일단 관심도서로 담아뒀어요 :)

단발머리 2023-10-31 10:16   좋아요 1 | URL
우앗! 저도 일단 도서관에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감사링!!

건수하 2023-10-31 10:21   좋아요 0 | URL
참, 단발머리님 미스터리 좋아하시면 <로마 서브 로사>도 아주 재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4권까지만 번역되어 있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3-10-31 10:2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정말 다행입니다만 전 미스터리를 안 좋아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한 권도 안 읽은 사람… 읽게 되는 경우 몰라서 시작한 경우죠 ㅋㅋ 그래도 로마사이니 쪼금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