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페미니즘 이론의 배경과 내용, 같은 분파 내에서이론가에 따른 입장의 차이 등을 간략히 비교한다. 현실의 모델로서 페미니즘 이론을 문학에 적용해본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내가 읽은 소설이 별로 없고 나는 문학 비평에 관심이 없으므로 와닿지 않았다. 강의자료를 정리했거나 강의를 목적으로 써서 그런지 읽는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쓴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 부분도 좀 아쉽다. 번역도 비문이나 오타가 많지만 원문 자체도 사고의 진행이 촘촘하거나 친절하지 않은 것 같다. 이만큼의 내용을 이 분량으로 정리한 건 놀랍지만. 포스트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을 다룬 6-7장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세상은 아직 구조주의적 방법론으로 이해하기가 더 쉽고 유용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루는 것도 어려운데 그 질서까지 모호할 때는 다 포기하고 싶어진다… 이론들에 모두 맹점과 허점이 있어 결국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면 하나하나를 자세히 알고 정의하는 것은 오히려 전체적인 이해를 방해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각 이론들에 대해 좀더 잘 알면서 소설들을 읽고 나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다시 읽게 될런지.. 자신이 없다 (재미가 없기도 하고). 앤젤라 카터의 <서커스의 밤>, 토니 모리슨의 <술라>, 엘렌 식수와 주디스 버틀러를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