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1장 - 이상하지만 진실인
우리는 일반적으로 장애를 ‘모자란 것’ ‘본질적으로 부정적인 것’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본다. (비장애중심주의 ableism : 장애가 없는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고 정상이며, 반대로 장애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당연하게 상정하는 가치관이자 이데올로기) 그러나 장애라는 것은 인종, 젠더 그리고 섹슈얼리티와 유사하게 사회적인 개념으로, 그 정의 즉 무엇을 장애로 간주하며 장애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종교나 정치-경제 정책 등 수많은 요인들에 따라 계속해서 변한다.
1부 2장 - 장애란 무엇인가?
장애는 대개 개인적인 비극으로 간주되며, 장애인들은 미디어에서 그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을 극복하는 것보다 강인한 의지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용기를 찾는 이야기로 주로 다뤄진다. (슈퍼 불구 super crip 서사) - 헬렌 켈러의 예를 생각해보자.
장애 은유들 (결정장애, 절름발이 경제 등) 은 장애를 고장나고 결함있는 것으로서 수리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불구 crip 이라는 말은 LGBT 운동가나 연구자들이 퀴어 queer 라는 말을 재점유한 방식과 유사하게 채용되었다. 장애와 퀴어는 ‘정상적이지 않다’ 라는 의미를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장애는 의료나 재활 분야에서 다뤄야 할 주제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경우 장애가 있는 몸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몸, 건강하지 않으며 비정상적인 몸, 따라서 치료가 필요한 몸으로 바라본다. 이에 저항하여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제안되었으며 이 모델에서는 의료적 이상/손상과 장애를 구분한다. 손상이 장애가 되는 것은 특정한 사회 안에서이며, 동일한 손상도 사회의 통념에 따라 다른 장애로 분류될 수 있다.
비장애중심주의는 어떤 기술은 일반적인 것으로, 다른 기술은 특수한 것으로 이해하도록 조장한다. 계단이나 시각 신호등은 어떠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나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경사로나 리프트 / 청각 신호등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사회는 역사적으로 누구에게 ‘표준’의 특권을 제시해왔으며 다른 몸들은 그 표준에 견주어 제시되었다.
장애 이데올로기는 차이의 범주들을 정의하고 강화한 측면에서 근대 세계의 발전에 핵심적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짐승으로, 인간이라기보다는 동물이라는 식으로 간주되었다. 린네의 분류법 역시 인종적으로나 젠더적으로 편향된 인간 범주화와 관련된 논의들과 관계가 있었다.이런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세계는 인간 man (즉 일부 남성들)을 위해 존재하고, 동물과 비인간화된 사람은 이 창조의 정점인 인간과는 완전히 별개인 모자란 존재로 정립된다.
장애와 동물성은 차이에 기반한 다른 범주들과 수많은 사회정의 문제들(빈곤, 감금, 전쟁 문제부터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에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개념들 그리고 두 개념의 교차를 다룰 필요가 있다.
1부 3장 - 동물 불구들
우리가 장애가 있는 몸에 대해 갖는 전제와 선입견의 뿌리는 매우 깊어서 인간의 비장애중심주의를 비인간 동물에게까지 투사하기도 한다. 반려동물 안락사나 축산업에서 동물 처분에 있어 이러한 개념이 적용된다.
대규모의 축산 시스템은 구조상 이윤 추구를 위해 장애를 가진 동물들을 양산한다. 알이나 우유 고기를 얻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종을 개량하고 신체적 손상을 입히며 환경 여건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 시장가치가 없어지는 경우, 죽이고 처분해도 좋은 존재로 판단한다. 이는 공중보건에서 장애를 산업이나 사회의 비용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유사하다.
사람들은 아픈 동물을 볼 때, 장애에 대한 가장 두드러진 비장애중심주의적 반응 두 가지를 보인다. 장애를 불쌍히 여기거나, 장애를 제거하려 하거나. 그러나 장애동물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은 인간의 기준에서 판단되어 폄하되고 학대당한다. 그들 역시 비장애중심주의 (인간의 몸을 정상으로 보는) 아래 억압받아온 것이다.
고기 부위별로 나누듯 1부씩 정리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