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는 단순히 성격 문제나 불순한 동기 때문에 비난받은 게 아니다. 그녀는 자연에 역행했다고, ‘여성으로서’ 실패했다고 비난받았다. 최근의 심리학 연구는 이른바 ‘독자적(agentic)’ 위치, 다시 말해 능력, 신망, 자기 주장을 포함하는 행위 주체성을 보여주는 지위를 획득한 여성들이 곧잘 "사회적 지배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여성이 전통적으로 남성이 차지하던 고위직을 노리거나 성취함으로써 젠더 위계를 깨뜨리면 거만하다거나 공격적이라는 평판이 나돌고 젠더 위계를 유지하기 위해 — 때로는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 그런 여성을 ‘끌어내리거나’ 깎아내리기 일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