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애를 태우던 책들이 드디어 오후 느지막이 도착했습니다. 오늘 안에 안 오면 정말 전국에 실종신고 내지는 수배령을 내려고 했었는데, 해 넘기기 전에 도착했으니 다행입니다. (쩌어기에서 주문한 애들도 오늘 오전에 도착했습니다. 음하하하)
버뜨!! 48시간을 꼬박 '출고작업중' 표시를 달고 있었기에 얼마나 정성껏 예쁘게 포장을 해서 보내주려는 걸까 기대했었는데, 글쎄요.. 얘네들은 포장에 48시간이 아니라 48초도 채 안 걸린 듯합니다. 박스는 커다란데 발포비닐(올록볼록한 비닐이요) 한 쪼가리 안 들어 있어서 책들은 박스 안에서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며 난리가 났군요. 아멜리 노통 표지에도 기스가 났고, 딴 책들도 햇빛 아래서 데쳐진 형상입니다. -_-
그 중에서도 제일 압권은 '꽃보다 남자 FF'!! 뒷표지가 왕창 구겨져 있어 으악!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돌려보니 앞표지도 쭈글쭈글.. 이걸 클레임을 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_- 직접 골라 살 때는 쌓여 있는 100권을 다 뒤져 제일 반듯하고 예쁜 아이를 골라내는 나인데..
그러나 구겨진 표지보다 더 제 맘을 쓰리게 하는 것은 바로 그 내용.
'꽃보다 남자' 팬이신 분들 주목하세요!!! '꽃보다 남자 FF'는 사지 않으시는 편이 백배 현명하십니다!!!
책값도 4500원씩이나 하고 어원을 알 수 없는 'FF'(이게 도대체 뭐의 약자랍니까? -- 책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Flower Boys & Fighting Girls랍니다. 케엑! -_-)라는 희한한 단어까지 달고 있기에 얼마나 거창한 책일까, 혹시 풀칼라 화보집쯤 되는 걸까.. 하며 기대에 부풀었으나, 불행히도 주변에서 봤다는 분도 없고 리뷰도 한 편 없기에 제가 총대를 메고 구입을 했더랬지요.
오오, 그러나 이게 무엇이랍니까아.. 책 전체가 지금까지 나왔던 36권의 책에서 한 컷씩 한 컷씩 따서 이어붙인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스크랩북입니다!!!! 크아아아아!!! (분노의 울부짖음) -_-+++++
어떤 모양새인지 한번 보실래요??
(사망 2개월을 맞이한 제 디카가 새삼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이넘의 스캐너도 말을 안 듣고.. ㅠㅠ
이미지가 허접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봐주세요..)
우웩~ 죄다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내세우면서 모자이크 놀이를 하고 있지요. -_-
아님 이따위 페이지나 만들어 넣어놓고..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냐?? -_-
근 10년 이상을 끌어 겨우겨우 완결을 시켜놨으니 옛추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잠겨보라는 취지인 것 같지만,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인 사람들에게는 전혀 효용성이 없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참,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어린이가 보기에는 너무 야한 구석도 있으므로 결국 그 누구에게도 적합하지 않은 책이군요.
맨 마지막에 '특별단편'이랍시고 딱 8페이지!짜리 루이 만화 하나 들어가 있더군요.
이런 책 새 책으로 받아봤자 쓸 데도 없으니 클레임은 안 걸 예정이지만 정말 본전 생각나게 만듭니다. 요시나가 후미 책이나 살 걸... -_-
이상, 책 받고도 심란한 스타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