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카드라 함은 국내 굴지의 재벌사 계열의 정우성이 CF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그 S카드다.
난 원래 카드를 많이 만들지도 많이 쓰지도 않는 편인데 유독 이 회사의 카드는 2장이 있다. 그것도 종류와 혜택이 좀 다른 카드면 나으련만 여성 전용 카드라는 똑같은 카드가 2장이다. 왜 이걸 2장이나 만들게 되었나 하는 까닭은, 그저 나의 바보스러움과 정신없이 바쁜 타이밍을 절묘하게 이용한 카드사의 얍삽함의 합작품이라고만 해두자.
처음 카드를 만들라고 꼬실 때 그네들은 연회비도 평생 무료고 어쩌고 그랬었다. 빨리 전화를 끊고픈 맘에 "정말 무료죠? 그럼 만들게요. 그쪽 DB에 제 정보 있을 테니까 그거 그대로 쓰세요(완전 미친 소리)." 해버렸다.
그러고 얼마 후 카드를 수령하고 또 얼마 후 고지서를 받았는데 무료라던 연회비 5,000원이 청구되어 있었다. '아, 이놈들 봐라' 싶었지만 귀찮기도 하고 금액도 얼마 안 되길래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몇 년 동안 한번도 안 쓰다가 언젠가 스카이라이프에서 그쪽 카드로 자동이체 신청하면 10,000원 깎아준다길래 홀랑 넘어가 이체 신청하고, 그거 딱 하나로 다시 몇 년을 버텼다.
근데 며칠 전 아침나절에 S카드에서 전화가 왔다. 쓰지도 않는 카드 중 하나가 기한이 만료됐으니 갱신해주겠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보내주면 되지 왠 전화씩이나..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가 지금 쓰던 카드 종류가 아예 없어질 예정이라나 하면서, 무슨 다른 카드 이름을 대며 그 카드가 아쭈~ 좋고 혜택도 많고 어쩌고저쩌고 하니 그 카드를 보내주겠단다. 신나게 떠드는 여자 얘기를 수화기 멀찍이 들고 한참 듣다가 물었다. "그거 연회비는 얼만데요?" 잠시 멈칫하던 여자 "20,000원인데요." -_- 니들이 아멕스냐? 쓰지도 않는 카드, 별 혜택도 없는 주제에 연회비는 그렇게 많이 처받냐? 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나 요새 너무 착해졌다) "싫어요. 연회비 젤 싼 걸로 보내주세요(그냥 없앨래요 할 걸 왜 그랬는지...)." 했더니 잠시 설득의 기미를 보이다 그냥 알았다며 끊는다.
그러고 다시 며칠 후. 어제 그넘의 S카드 고지서를 받았다. 근데 금액이 이상하다. 평소의 스카이라이프 비용을 훨씬 상회한다. 아니, 나도 모르는 새에 유료채널이라도 봤나 싶어 자세히 보니 연회비가 청구되어 있다. 근데 그 연회비는 며칠 전 기간 만료됐다며 없애준다던 그 카드의 연회비 아닌가. 그것도 5,000원이던 연회비가 왜 갑자기 12,000원으로 오른 건데?? 게다가 정말 연회비고 뭐고 청구된 적도 없고 한번도 쓴 적도 없는 다른 하나의 S카드에는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수료'까지 부과되어 있었다. 도대체 내가 뭘 했다고, 니들이 뭘 해줬다고 수수료냐??!!!
아, 빡돌아. 이것들이 정말 해보자는 거야 뭐야.
평소 성질 같았으면 전화통 들고 다다다다 해댔을 테지만 어제는 일단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전화를 걸어봤자 나만 힘들고 지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콜센터에 있는 사람들은(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그쪽에 근무하시는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다. 그냥 내 경험을 말씀드리는 거다) 왜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런 척해서 항의하던 고객들이 지레 나가떨어지도록 만들라고 교육을 받는 건가?
일단 전화 연결이 되기까지 짧게는 3분, 길게는 1시간 넘게 진을 빼야 하고, 전화를 받은 상담원이란 분은 목소리는 역겹도록 이쁜 척을 하면서 말하는 내용은 사람 염장을 1분에 120번씩 지르는 얘기뿐이다. "아, 그건 저희 소관이 아니라서... 원래 약관상... 담당자는 지금 자리에 안 계시는데... 처리는 해드리겠지만 언제까지 해드린다고 확실하게 보장은..." -_-+++
생각만 해도 열올라서 그냥 포기해버렸다. 내 피같은 돈을 써글넘의 카드사에 공으로 뺏겼지만(아, 그 돈이면 책 2권은 살 수 있는데.. ㅠㅠ) 전화 걸다가 혈압 올라 쓰러져 버리면 손해가 더 막심하니까 참는다. 글구 조금 정신 차린 담에 그 카드사 카드를 아예 없애버릴 생각이지만, 아마 그러면 이번에는 해지 수수료를 내라고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