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torcycle Diaries - O.S.T.
Various Artists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영화를 보고 OST를 사야지 마음먹는 일은 많지만 실제 구입하는 건 정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애써 구입해봐야 영화의 여운이 가실 때쯤 구석에 처박히고 만다. 그만큼 제대로 된 OST 앨범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그런 한계를 넘은 OST 가운데 하나가 바로 쿠바 음악의 입문 음반격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그 뒤를 이을 듯 하다.

 

무척 기억에 남는 영화다. 11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미리 '체 게바라 평전'을 구해 읽는 열의까지 보였으니. 사실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체'라는 코드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월터 살레스 감독의 전작 '중앙역' 탓이 더 컸다. 로드무비를 즐기는 편인 데다 남미의 황량한 풍경과 음악이 딱 맞아떨어진 영화 '중앙역'은 정말 인상깊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런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이야기 자체가 두 청년이 아르헨티나를 출발해 칠레, 페루 등 남미대륙을 두루 여행하는 것인 만큼. 그리고 남미의 아름다운 정경을 타고 흐르는 어쿠스틱풍의 기타 연주는 기가 막히게 어울렸다.

 

영화음악은 아르헨티나의 작곡가인 구스타보 산타올라야(Gustavo Santaollala)가 맡았다. 보진 못했지만 얼마전 개봉한 영화 '21그램'에서도 역량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의 진가는 여행 장면 곳곳에 흐르는 기타 반주에서 드러난다.

 

오프닝, 아뻬르뚜라(Apertura)를 시작으로 두 젊은이의 여정 곳곳에서 남미 풍경들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특히 '좁은 길'이란 뜻의 '센데로(Sendero)'는 어쿠스틱풍의 기타 리듬이 무척 인상깊다. 모터사이클 '포데로사'에 의존해 신나게 달리고 있는 두 젊은이의 여정이 어쩐지 순탄치만은 않음을 암시하는 듯 하다. 잔잔하게 흐르는 '하르딘(Jardin; 정원)'도 인상 깊다.

 


 

기타 반주 못지 않게 장면 장면에서 감초처럼 등장하는 보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앨범의 백미 중 하나가 바로 Maria Esther Zamora가 부른 '치삐 치삐(Chipi chipi)'. 체와 알베르토가 모터사이클을 고치기 위해 잠시 머문 칠레의 한 도시에서 열린 무도회 장면에서 흐르는,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탱고풍의 노래다.

 

'께 리코 엘 맘보(Que Rico El Mambo)'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Jorge Drexler가 부른 발라드풍의 '알 오뜨로 라도 델 리오(Al Otro Lado Del Rio; 강 건너편에)' 역시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라틴기타, 탱고, 맘보, 발라드 등 라틴 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이 앨범으로 남미 음악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듯하다.

 

음악: 치삐 치삐(노래 Maria Esther Zam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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