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냥꾼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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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헌책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소품 같은 미스터리 여섯 편이 담겨 있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헌책방 주인 이와씨와 손자 미노루 콤비가 주인공이다.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표제작인 마지막 작품 '쓸쓸한 사냥꾼'이다. <모방범>의 원형이라 불릴 정도로, 그 습작을 보는 듯 하다. 특히 이 작품에선 명탐정이 곧잘 등장하는 정통 미스터리물에서 사이코패스처럼 예측불가능한 현실사회를 반영한 사회파 미스터리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엿볼 수 있다. 미야베 미유키가 그 후자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재밌는 대목이다.

작품에서 '쓸쓸한 사냥꾼'이란 미완성작품을 남겨두고 실종된 한 추리소설작가가 등장한다. 탐미적인 정통 미스터리물을 쓰지만 독자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던 그는 연쇄살인이 등장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물을 시도한 것이다. 결말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자신은 그 결말을 알고 있다며 이 작품에 묘사된 그대로 살인을 따라하는 '모방범'이 등장한다. 

이 작품과 월간 판타스틱에도 실렸던 '유월은 이름뿐인 달' 정도를 제외하곤 끔찍한 살인사건보단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바로 정통 미스터리물를 향한 미야베 미유키의 '향수'다. 

                                                                                   *별빛처럼

2009년 2월 13일~15일 서울-대전간 왕복 열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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