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듣기: Cats 중 'Memory'(Elaine paige)

드디어 뮤지컬 캣츠 이야기를 할 차례군요. 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봤고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뮤지컬 공연이기도 합니다. 2003년 1월 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캣츠 인터내셔널팀 내한공연을 가졌습니다. 이미 런던이나 뉴욕에선 막을 내린 상태에서 해외순회공연을 갖고 있던 참이었죠.

제가 본 공연은 본공연 보다 이틀 전인 1월 27일 시작한 시연회 첫 공연이었습니다. 덕분에 30% 할인된 가격(R석이 10만원)에 볼 수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캣츠를 봤다는 의미가 남달랐죠.

미리 캣츠 런던캐스트 앨범을 구해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를 수 차례 들었지만 살아있는 고양이들의 공연을 보게 된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고양이들이 2층 3층 가릴 것 없이 무대 밖으로 뛰쳐나와 관객들 사이에서 펼치는 '번외 연기'의 묘미는 대단했죠.

대표곡 '메모리'를 부르는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역은 흑인 여배우인 실린딜레 노당갈라가 맡아 색달랐지만 역시 흑인인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트로노미역의 마커스 데산도와 멋진 조화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그리자벨라가 젤리클 고양이들에게 따돌림 당한 뒤 관중들 사이를 느릿느릿 걸어가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군요.

캣츠는 이들 말고도 모든 출연진이 주연배우라 할 수 있습니다. 저마다 돌아가며 자신만의 노래를 한 곡씩을 부르는 형식이니까요. 멋진 록음악을 선사한 반항아고양이 럼 텀 터거(폴 우윅 그리핀), 신비한 마술과 멋진 춤을 보여준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로빈 반 윅), 특히 극중 극인 '그로울타이거의 최후'을 포함해 1인 3역을 멋지게 소화한 아스파라거스역의 마크 디킨슨이 기억에 남는군요.

공연이 끝난 후 DVD로 그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최고의 캐스트들이 모여 만든 DVD라고 해도 살아있는 공연의 감흥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새로운 캣츠 천막공연팀이 전국순회공연을 갖고 있죠. 더 늦기 전에 현장에서 캣츠의 감동을 만끽하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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