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가 연주하는 음악 1.2 세트 - 전2권
우루야 우사마루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요즘 '반전 만화'가 유행이라고 한다.

여기서 '반전'이라면 '예상못한 상황의 뒤바뀜'이라는 의미겠지만 이 작품에선 '전쟁을 반대한다'는 의미도 함께 내포한다. 결국 '反戰'이 곧 '反轉'의 포인트라는 점에서 전혀 동떨어진 것도 아니다.

톱니바퀴나 태엽을 이용해 여러 '원시적인' 기계를 만드는 공방이 있는 신비의 섬 피리토가 배경이다. 마치 어슐라 르 귄이 창조한 '어스시'처럼 여러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는 이 가상의 세계에선 '마리(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연상된다)'라는 신을 믿고 있다. 각 섬들은 농산물, 의류 등을 수공업을 통해 생산하고 서로 물물교환을 통해 주고받는다. 서로 미움이나 질투, 시기, 싸움이 존재하지않는 태평성대한 '이상세계'의 모습이다. 

여기 피리토섬 공방 장인의 딸 피피와 어린시절 광산에서 일하다 아버지를 잃은 동갑내기 카이가 등장한다. 열 살 때 바다에 빠졌다 보름만에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카이는 남들이 듣지못하는 미세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돼고 곧 '전설의 소년'으로 불리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 '결혼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18살이 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전개된다.

피피는 카이를 사랑하지만 정작 카이는 8년전 사건 이후로 하늘을 떠다니며 신비한 오르골 음악으로 세상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마리(날개가 달린 거대한 톱니바퀴 인형으로 묘사된다)'에 푹 빠져 버린 것이다.

선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마냥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줄 알았던 이들에게 조금씩 위기상황이 닥쳐오고 그와 함께 이 판타지 세계 이면에 감춰진 비밀이 조금씩 밝혀져 나간다. 그리고 그 비밀의 공개와 함께 갑작스렇게 이 모든 상황을 뒤집는 반전.

하지만 판타지 독자 처지에서 그 반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 반전 뒤에 감춰진 또다른 비밀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아니 차라리 이런 반전이 없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이 만화가 전달하는 '반전' 메시지는 그 진부함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현실이 아닌 이상세계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삶은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후루야 우사마루'와 '마리가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평범한 이름의 작가의 평범한 제목에도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다.

                                                *별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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