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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7 - Vol.3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 5월 교보문고에서 부록 T셔츠와 스크림 가면에 혹해 '판타스틱' 창간호를 집어들 때만 해도 사실 큰 기대는 안했다. 그간 장르소설을 종종 접하면서도 SF잡지를 표방하고 꾸준히 이어간 예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였다.
역시나 창간호에서 가장 먼저 만화 2편에 눈길이 갔지만, 그닥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듀나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조금씩 '판타스틱'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다시 연재를 시작한 복거일의 역사 속의 나그네와 폴 윌슨의 다이디타운이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결국 며칠만에 잡지를 뗐다.
지금 시사와 뮤지컬 관련 2권의 월간지를 정기구독하고 있지만 잡지를 이렇게 속속들이 완독한 건 처음이다. 결국 6월호가 무사히 나온 걸 보고 바로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정기구독 선물 '어둠의 속도'까지.
7월호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가장 먼저 지난달부터 이어진 조지 마틴의 샌드킹 후편을 읽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외계 애완벌레를 이용한 일종의 병정놀이 이야기인데 단순 호러에 그치지 않고 신과 인간세상을 은근히 비꼬는 발상이 기가막힌 작품이다. 이밖에 톨킨이 단편 니글의 이파리도 수작이었다. 7월에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에서 톨킨의 단편을 엮은 환상동화집이 나온다니 기대를 걸어본다.
그리고 오늘 로저 젤라즈니의 단편 '유니콘의 전주곡'을 읽었다. 체스와 술집, 유니콘이란 세 가지 소재를 단지 여러 단편집에 동시 기고할 목적으로 묶어 멋진 단편을 만들어낸 작가의 프로근성과 기발한 창작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거의 무작위의 조합인데도 줄거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게 놀랍다.
이밖에 7월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만화 라비린스도 앞으로 기대를 걸게 만든다. 장르문학 북페어에서 엿보는 여름 출판 동향, 한여름밤의 판타지, 추리소설 속 황당무계한 살인법 등 색다른 특집기사도 눈길을 끈다. 벌써부터 8월호가 기다려진다.
반갑다 판타스틱!
*별빛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