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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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교수들은 퇴임할 때 <마지막 강의>를 한다고 한다. 랜디 포시는 퇴임이 아닌 삶과의 이별을 하기 위해서 40대 후반의 나이에 <마지막 강의>를 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세 아이가 있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 즐겁게 살고 있었다. 어떠한 순간에도 즐거움을 잃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그는 강의에 임하면서도 농담을 쉴새없이 던질 정도로, 자신의 아픈 몸을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건강하다면서 팔굽혀 펴기를 하며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췌장암에 걸린 것,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스스럼 없이 말하면서도 오늘 강의의 중점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당신의 어릴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그는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부인의 마지막 생일 날, 강의를 위해 피츠버그로 날아갔다. 어느 누구도 랜디를 막을 수 없었다. 부인 재이의 만류에도 이 강의는 아이들에게 남기는 강의라고 하자 허락했으니, 그에게도 삶의 마무리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책을 읽어 나가면 나갈수록, 도대체 <마지막 강의>에 대한 내용은 언제 나오는 걸까 하고 답답해 했다. 그러나 강의 내용을 이미 읽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강의에서는 없었던 내용들이 책에서 채워져 있었으므로, 그 사실을 미쳐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동영상 CD를 보고 책을 읽었더라면 그 부분이 이해가 갔을지 몰라도, 책을 읽고 동영상 CD를 보았기에 만들어진 결과였다. 그래서 책과 동영상을 같이 얽혀서 이야기 하려 한다. 책만 읽었거나, 동영상만 보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들이 참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딱딱한 문체와 강의 내용임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오는 무지함으로 감동을 받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 강의>를 준비하는 모습, 마지막 강의 내용에 살을 덧붙이는 모습을 보고 평범한 한 남자의 일생을 보는 거라 생각했다. 삶의 끝자락에서 혼신을 다해 타인에게 무언가를 전해주려 하는 그의 모습을 알아채지 못한 채 말이다. 거기다 그가 다른 사람의 꿈이 어떻게 이뤄 갔는지 예를 들어 주는 부분에서는 질투를 하고 말았다. 직업이 교수이다 보니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사례가 많이 나왔는데, 자신이 속한 대학, 학생들을 너무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너무 젠체하는게 아니냐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부끄러워 졌다. 이미 고인이 된 그에게, 이 책이 어떠한 의미로 남겨짐을 알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미안해졌다. 자신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자신의 발자취를 드러냈던 것이고, 자신이 지켜본 학생들의 변화를 지켜봤기에 사례로 드러냈을 뿐이었다. 요점이 무엇인지 못하고 다른 사람 눈에 들어간 티끌만 찾고 있었으니 제대로 감동을 받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후, 동영상을 보지 않으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노트북을 열어 그의 강의를 들었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영상으로 흐러나오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책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그의 유머와 열정적인 눈빛, 아픈 사람 같지 않은 기쁨이 가득한 표정만으로도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강의는 무척 빠르게 흘러갔다. 그가 보여줄 것은 제한된 시간안에 한정되 있었으므로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 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가장 많이 한 행동은 울음보다 웃음이었다. 책을 읽었기에 그가 하는 농담을 수긍할 수 있었고, 천부적으로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의 강의를 듣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강의를 마친 후 아내와 포옹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만.

 

  그렇다면 책과 동영상에서 그가 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신의 어릴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라는 건 알지만, 그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했는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는 몽땅 빼 먹고 있다. 그는 먼저 자신의 어릴적 꿈을 나열해서 보여주었다. 그가 나열한 6가지의 꿈이 무슨 말인지 피부에 와닿지 않았을 뿐더러, 실현 가능성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가 그 꿈을 모두 이뤄가는 모습을 보고(두 가지는 책이 씌여진 이후에 이루었다고 한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중력상태에서 있어 보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기재하기가 가능해 보이는가? 그는 자신이 교수가 되었기 때문에 쉽게 이룰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교수가 되라고 했지만 모두 알 것이다. 그 자신도 '장벽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음을. 기회가 왔을 때 잡아 챘음을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 자신이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받았던 도움을 떠올리며, 그런 도움이 널리 퍼지길 원했다. 컴퓨터공학 교수로써의 도움을 주기 위해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며,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자신의 소망이었다. 그의 노력으로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은 삶을 내려놓게 되었으니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이야기를 한 뒤, 랜디 포시는 질문한다. "당신의 헤드 페이크는 찾았습니까" 라고. 헤드 페이크란, 배우는 사람이 다른 흥미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다른 것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것처럼, 이 강의를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헤드 페이크를 찾았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것이다. 랜디 포시는 <마지막 강의>를 마치면서 오늘의 강의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는 것에 관해서였다고 말했다.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꿈을 달성하느냐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이끌어갈 것이냐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인생을 올바른 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운명이 해결해줄 것이고 꿈이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교수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삶'에 관해서만 이야기 했다. 너무나 유쾌하게, 즐겁게 강의를 하는 저 사람은 생명이 꺼져가면서도 꿈을 이뤄보라고 용기를 주고 있었다. 2008년 7월 25일,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강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만 남겨진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나의 헤드 페이크를 찾을 차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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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1-05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고 싶은데~~ 아직 안 샀어요. 밀린 책이 많아서요~~~

안녕반짝 2008-11-05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계기가 되어서 보게 되었어요. 꼭 동영상 씨디 있는 책을 사시길..^^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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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3년 전에 읽은 책을 지인에게 선물 받았다. 헌책방 구경 갔다 눈에 띄길래 사왔다고 했다. 여기저기 세월의 때가 묻어 있고, 누군가에게 쓴 편지가 씌여 있는 책을 보고 첫 반응은 심드렁했다. 가장 큰 이유는 책을 한 번 밖에 읽지 않은 나의 독서 습관 때문이었다. 종종 필요에 의해서 두 번씩 읽는 책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번 읽고 말기에 달갑지 않았다. 그렇게 석달을 썩히다 책장 정리를 하다 보니 그제서야 눈에 들어 왔다. 먼지를 털어 내고 옛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의 감흥을 기대하기 힘든게 반복해서 읽을 때의 느낌이다. 하지만 처음 읽다가 지나쳐 버린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좀 더 여유롭게 읽을 수 있다고나 할까. 스토리를 알고 있으니 좀 더 곁눈질하며 읽을 수 있었다. <우동 한그릇>도 그랬다. 마음이 조금은 착찹한 상태에서 읽어서인지 책을 읽다 울컥하고 말았다.

 

  해마다 섣달 그믐을 우동을 먹으며 보내는 손님들로 바쁜 북해정에, 세 모자가 찾아와 우동 일인분을 주문한다. 주인은 일인분 반을 내어주고, 그 모자는 섣달 그믐에 빠짐없이 찾아와 우동 일인분을 먹고 갔다. 얼핏봐도 넉넉치 못한 세 모자가 서로를 위하며 우동을 나눠 먹는 모습은 북해정 주인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그 뒤부터 북해정에서는 섣달 그믐이 되면 세 모자를 기다리게 되었다. 사정이 넉넉치 못한 그들을 위해 오른 가격표도 다시 바꾸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중학생이 된 아들과 좀 더 자란 둘째 아들을 데리고 온 어머니는 여전히 부족하게 우동을 주문했다. 그리고 그간 어려웠던 속내를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북해정 주인을 감동 시켰다. 그때부터 <우동 한그릇>의 이야기는 퍼져나가 그 자리는 유명해졌다. 하지만 세 모자는 몇 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가게를 넓히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북해정은 그 자리를 예약석으로 만들어 놓을 정도로 그들을 기다렸다. 그렇게 십년이 흐른 섣달 그믐, 그 가게로 세 모자가 찾아온다. 이미 주변 사람들도 모두 알만큼 유명해진 그 모자를 위해 북해정 주인은 정성껏 우동을 준비하고, 그들은 그제야 사람 수에 맞춘 우동을 시켰다. 그동안 그들이 오지 못한 사정을 전해 듣은 북해정은 감동이 넘쳐난다.

 

  <우동 한그릇>의 주인공은 당연 세 모자라고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다시 읽고 보니 숨겨져 있던 북해정 주인의 마음이 보였다. 행색이 초라해도 따가운 눈빛을 보내지 않고, 넉넉하게 우동을 만들어 준 주인. 불편해 할까봐 인원대로 우동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을 눌렀던 주인. 그들의 마음을 처음 읽을 때는 보지 못했었다.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북해정 주인과,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는 세 모자의 모습이 어우러진 것을 이제서야 발견한 것이다. 십 년이 지나도 그 일을 기억하며 기다리는 주인이 있을까? 십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찾아와서 우동을 먹는 사람들이 있을까? 마음이 가는대로 했을지라도, 소중한 추억과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는 그들의 마음을 지나칠 수 없었다. <마지막 손님>의 게이꼬처럼.

 

   과자점 <춘추암>에서 일하는 게이꼬는 아픈 어머니와 많은 동생들을 돌보며 일하는 소녀이다. 그녀는 자신의 환경에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그런 그녀는 가게를 위해서도, 가게에 오는 손님을 위해서도 언제나 헌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먼 거리에서 과자를 사러 온 손님이 찾아온다. 그녀는 손수 과자를 담아주며, 마지막 가는 길에 자신이 일하는 과자점의 과자를 드시고 싶다는 어머님에 대한 마음이라며 값을 받지 않는다. 과자값을 자신이 채워 넣으면서도 그녀는 손님의 어머니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러다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특별 주문한 과자를 장례식에 전해 주고 온다. 그 일을 지켜본 손님은 게이꼬의 행동을 높이 사고, 댓가를 바라지 않는 그녀를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홍보 신문에 싣는다. 그 일로 인해 <춘추암>에서도 그녀가 본보기가 되고, 그녀의 행동이 어리석다고 비난했던 단골 손님도 '인간 행위의 아름다움'에 대해 비로소 인정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니 하나또 고바꼬의 <돈꽃>이 생각난다. 네 권으로 이루어진 책 내용은 무일푼의 처녀가 상인으로 성공해가는 내용이었다. 그 책을 읽을 때나 <마지막 손님>을 읽을 때나 드는 마음은 거부감이었다. 일본답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이면에 자리하는 헌신의 마음을 외면한 행위였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주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혹은, 주위를 감동시키고도 남은 헌신을 보여줬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전자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진 채, 본질을 외면하고 겉핥기만 하고 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헌신을 누굴 위해 해본적도 없고, 받아본 적도 없었고, 그런 열정조차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 그들을 헌신하게 만들었을까. 다른 사람을 위해서였을까? 아니었다. 자신이 좋아서, 자신의 투명한 마음을 좇았을 뿐이었다. 그것을 깨닫고 나니 그제서야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기본적인 마음에서 오는 감동이라는 산물이 전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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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1-05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의 책을 빌려갔던 사람이 잃어버려서 이 책으로 다시 샀죠. 님께 땡스투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나도 아직 안 읽고 있는데 리뷰를 보니 다시 봐야겠군요.^^

안녕반짝 2008-11-05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번 읽고 나니 다르게 보이더라구요
 

1월에 읽은 책


 
 
1. 잘 되는 나 - 조엘 오스틴
2. 탐서주의자의 책 - 표정훈
3. 사랑하기 때문에 - 기욤 뮈소
4. soli's cartoon grammar - daniel E. Hamlin, 옥문성
5. 지구 끝의 사람들 - 루이스 세풀베다
6. 감상적 킬러의 고백 - 루이스 세풀베다
7.  모비 딕 - 허먼 멜빌
8. 배고픔의 자서전 - 아멜리 노통브
9. 해저 2만리 1 - 쥘 베른
10. 복덕방 - 이태준
 
----------------------------------------10권
 

2월에 읽은 책
 
 
11. 창조적 디자인 경영 - 이병욱
12. 하나님의 휴식 - 마크 부캐넌
13. 힐링 다이어리 - 샌디 그레이슨
14. 조지 뮬러의 기도 - 조지 뮬러
15.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5권
 
 
3월에 읽은 책

 

 

16. 몰입 - 황농문

17. 조용한 믿음의 힘 - 토니 던지

18. 그리고 나는 어른이 되었다 - 곤살로 모우레

19. 문제아 - 제리 스피넬리

20. 리버보이 - 팀 보울러

21. 해저 2만리 2 - 쥘 베른

22.~23. 아더와 미니모이 3,4 - 뤽 베송

24.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석영중

25. 스타시커 1 - 팀 보울러

 

--------------------------------------10권

 

 

4월에 읽은 책

 

 

26. 스타시커 2 - 팀 보울러

27. 여름이 준 선물 - 유모토 가즈미

28. 내 생애 최고의 축복 3:16 - 맥스 루케이도

29. 사랑에 관한 연구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30.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에모토 마사루

31.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 리처드 용재 오닐

32. 완득이 - 김려령

33.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 호아킴 데 포사다, 앨런 싱어

34.  바다 바다 바다 - 샤론 크리치

35. 나폴레옹 놀이 - 크리스토프 하인

36. 아르네가 남긴 것 - 지크프리트 렌츠

37. 성과 이성 - 리차드 포스너

38.  귀향 외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39.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박경철

40. 안데스의 비밀 - 앤 놀란 클라크

41.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 존 버거

42. 열세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년 - 루이자 메이 올컷

 

---------------------------------------------17권

 

 

5월에 읽은 책

 

43. 어린왕자 - 생텍쥐페리

44.~45. 인연 1,2 - 정찬주

46. 최후의 끽연자 - 츠츠이 야스타카

47. 젊음의 탄생 - 이어령

48. 닥터 코페르니쿠스 - 존 반빌

 

--------------------------------------------- 6권

 

 

6월에 읽은 책

 

49. 책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

50.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 존 버거

51. 지킬 박사와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52. 하늘에 있는 나의 집 - 맥스 루케이도

53. 네가 어떠한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  5권

 

 

7월에 읽은 책

 

 

54. 그리운 메이 아줌마 - 신시아 라일런트

55.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 테오

56. 소녀, 소년을 만나다 - 알리 스미스

57. 여행할 권리 - 김연수

58.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59. 이스탄불 - 오르한 파묵

60.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 호어스트 에버스

61. 행운아54 - 에프라임 키숀

 

-------------------------------------------- 8권

 

8월에 읽은 책

 

 

62. 사랑이라니, 선영아 - 김연수

63. 스쿼시 - 팀 보울러

64. 아르갈의 향기 - 이시영

 

 

----------------------------------------------3권

 

 

9월에 읽은 책

 

 

65. 표류 - 스티븐 캘러핸

66.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모리미 토미히코

67. 설탕사원이 회사를 녹인다 - 다키타 유키코

68. 다도 - 이기윤

69.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 - 오기와라 히로시

70. 가슴 뛰는 삶 - 강헌구

71. 숲의 가족 - 아모스 오즈

72. 까트린 이야기 - 빠트릭 모디아노

73. 행복한 사람 탸샤튜더 - 타샤 튜더

74.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 - 장 자끄 상뻬

75. 타샤튜더 나의 정원 - 타샤튜더

 

 

----------------------------------------------- 11권

 

 

10월에 읽은 책

 

 

76. 얼굴 빨개지는 아이 - 장 자끄 상뻬

77. 파리 스케치 - 장 자끄 상뻬

78. 영화처럼 - 가네시로 가즈키

79. 나를 응원하라 - 조엘 오스틴

80. 타샤의 집 - 타샤튜더, 토바 마틴

81. 우정의 재발견 - 가와이 하야오

82. 타샤의 크리스마스 - 타샤튜더, 토바 마틴

83. 웹 진화론 - 우메다 모치로

84. 이별수업 - 폴라 다시

85. 질문상자 - 다니카와 타로

86. 우동 한그릇 - 구리 료헤이

87. 마지막 강의 - 랜디 포시

 

----------------------------------------------12권

 

* 아직 리뷰를 쓰지 않은 책 - 우정의 재발견, 우동 한그릇, 마지막 강의

 

 

 

- 10월에는 24권의 책이 생겼다.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 13권이고, 내가 구입한 책은 3권이다. 나머지 책들은 이벤트로 받거나, 적립금으로 구입한 책이다. 10월에 12권을 읽었는데(가벼운 책들이 주류였지만....) 전혀 책은 줄어 들지 않고, 오히려 더 늘었다. ㅠㅠ

아악. 안 읽을 책도 400권을 넘겨 버리고... 이번 달과 다음 달에 분발해서 읽어 없애야 겠다. 정말 늘어나는 책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10월은 상뻬 아저씨와 타샤 할머니에 푹 빠졌었다. 10월의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영화처럼>,<타샤의 집>,<웹 진화론 2> 였다.

 

 

 

 

 

 

2008년도에 생긴 책
 
 
278. 로버랜덤 - J.R.R. 돌킨
279. 세렌디피티 수집광 - 앤 패디먼
280.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다카하시 겐이치로

281.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 팔란티리 2020
282. 톨스토이의 비밀일기 - 톨스토이
283. 목마름 - 맥스 루케이도
284. 설타누나, 나의 멘토가 되어줘 - 설보연
285. 꾸르제뜨 이야기 - 질 파리
286. 악인 - 요시다 슈이치
287. 서진규의 희망 - 서진규
288. 날아라, 어제보다 조금 더 멀리 - 윤무부
289. 영광의 왕과 마주치다 - 제임스 w. 골, 마이클 앤 골
290. 소외 - 루이스 세풀베다
291. 귀향 - 루이스 세풀베다
292. 섬 - 장 그르니에
293. 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
294.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 이명권
295. 디지로그 - 이어령
296.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박경철
297. 셰익스피어는 없다 - 버지니아 펠로스
298. 안녕이라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299.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 알랭 드 보통
 

300. 아이반호 - 월터 스콧
301. 돈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302.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303.~304. 15소년 표류기 1,2 - 쥘 베른


305. 잡식동물의 딜레마 - 마이클 폴란

306. 잘 풀리는 여자 스타일 - 신영란

307.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 히라노 게이치로

308.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더글러스 애덤스

309.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 - 다나카 마치

3103. 가스등 이펙트 - 로빈 스턴

311~312. 타임슬립 1,2 - 오기와라 히로시

313.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

314. 나를 벗겨줘 - 까뜨린느 쥬베르

315.~316.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 - 가르시아 마르케스

317. 성공미학 - 이지수

318. 국어랑 한자랑 같이 공부해 - 정우상

319. 바쇼의 하이쿠 기행 1 - 마츠오 바쇼

320. 2008 열린책들 매뉴얼 -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321. 클래식 인생 변주곡 - 윤미숙

322. 건강한 생리 - 조연경, 김경숙

323. 카라바조 - 질 랑베르

324. 웹 인간론 - 우메다 모치오, 히라노 게이치로

325. 낭만과 모허의 고고학 여행 - 스티븐 버트먼

326. 시각의 의미 - 존 버거

327.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 할까 - 마르틴 우르반

328. 테메레르 4 - 나오미 노빅

329.  롤리타 - 블라지미르 나보코프

330.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미술가 33 - 임두빈

331. 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 - 캐슬린 에릭슨

332. 외면 - 루이스 세풀베다

333. 스무살 도쿄 - 오쿠다 히데오

334. 종소리 - 신경숙

335. 19세 - 이순원

336.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오영욱

337. 그림에 마음을 놓다 - 이주은 

338.~339. 장외인간 - 이외수

340. 최초의 인간 - 알베르 카뮈

 

341. 삿뽀로 여인숙 - 하성란

342. 우울한 얼굴의 아이 - 오에 겐자부로

343. 책이여, 안녕 - 오에 겐자부로
344. 부활 - 레프 니꼴라예비치 톨스토이
345. 코코 샤넬 - 앙리 지델

346.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 루이스 세풀베다

347. 꾿빠이, 이상 - 김연수

348. 그늘의 집 - 현월

349.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아스트리드 트롯찌

350. 웹 2.0 이노베이션 - 고토오 야스나리, 오가와 히로시

351.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352. blessing of the rainbow(무지개 원리) - norbert d.y.cha

385. 새의 선물 - 은희경

386.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 전경린

387. 예언의 도시 - 윤애순

388. 숲의 왕 - 김영래

389.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 - 이해경

390. 고래 - 천명관

391. 수상한 식모들 - 박진규

392. 캐비닛 - 김언수

393. 달을 먹다 - 김진규

394. 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

395. 당신이,없었다,당신 - 히라노 게이치로

396.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 이청준

397.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398. 독서 -  김열규

399. 웹 진화론 - 우메다 모치오

400. 인터넷 권력 전쟁 - 잭 골드스미스

 

401.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402. 한국 단편 소설 35 - 김동인 외

403. 타샤의 정원 - 타샤튜더, 토바 마틴

404. 흐르는 강물처럼 - 파울로 코엘료

405. 황금 물고기 - 르 클레지오

406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클레이 서키

407. 속 깊은 이성 친구 - 장 자끄 상뻬

408. 겹겹의 의도 - 장 자끄 상뻬

 

 

353.~358. 배터리 1~6 - 아사노 아쓰코

359.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 정끝별 해설

360.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 열차 - 황정은

361. G - 존 버거

362. 가재미 - 문태준

363. 위키노믹스 - 돈 탭스코트, 앤서니 윌리엄스

364. 밥 딜런 평전 - 마이크 마퀴스


365.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

366.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박준

367.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 오쿠다 히데오

368. 책 읽어주는 여자 - 레몽 장

369. 청년의사 장기려 - 손홍규

370.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이윤기

 

371. 청혼 - 이응준

372. 전갈자리에서 생긴 일 - 이응준

373. 여수의 사랑 - 한강

374. 하루하루가 이별의 나날 - 알랭 레몽

375. 자유의 감옥 - 미하엘 엔데

376. 색, 샤라쿠 -  김재희

377.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이호준

378. 권정생 - 이원준

379. 슈크림 러브 - 나가시마유

380. 아픔의 기록 - 존 버거

381. 체실 비치에서 - 이언 매큐언

382. 그곳에 자꾸만 가고 싶다 - 신정일

383. 밥 딜런 평전 - 밥 딜런

384.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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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8-11-01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하시네요 ㅋㅋ 와우~ 이 많은 책들을 어떻게 보관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타샤의 집은 저도 봤는데.. 좋더라구요. 그나저나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은 책을 선물 받을 수 있나요? ㅋㅋ 완전 부러워요! 전 이번달만 해도 벌써 20만원 정도는 지른 것 같은데...찬 바람이 불어서 인지 자꾸 책을 지르게 되네요. 읽지도 않은 책이 많은데도 ㅋㅋ
<영화처럼>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님의 안목을 믿고 다음에 지르려구요 으흐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정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책도 마음에 들지 않고, 마음도 심란한 터라 책장 정리를 했다. 우선 안 읽은 책과 읽은 책들을 보기 쉽게 구분하고, 장르별로 나눴다. 책을 읽을때마다 장르별로 정리 해서인지 읽은 책이 꽂힌 책장은 정리할게 별로 없었다. 그러나 안 읽은 책이 꽂힌 책장은 어수선해서 정리가 필요했다. 책장을 정리하다 보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보였다. 겸사겸사 시작한 책장 정리였는데, 책들을 빨리 읽고 다른 이에게 나줘 주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꺼내든 책은 <질문상자> 였다. 제목부터 독특했지만, 마치 일본의 하이쿠를 보는 것처럼 간단하면서도 재치 있어 보여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되었다.

 

  우연히 웹상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다 책으로도 내게 되었다는 저자는 시인이었다. 질문의 다양함 때문에 재미있었지만, 힘들기도 했다는 저자는 이 책이 자신만의 책은 아니라고 했다. 질문의 내용이나 다양한 연령층을 보면 수긍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과, 재치를 요하는 질문들이 많았기에 저자의 역량을 높이 살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질문을 받고 지혜로 답을 해주는 모습 때문이었다. 가령 눈물을 글썽거리며 "왜 사람은 죽어? 난 죽기 싫거든."이라고 질문하는 6살의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했을 것이다. 아이 대신 질문했던 엄마에게 저자는 자신이라면 아이를 꼭 껴안고 울겠다며, 마음과 몸을 사용하여 대답하라고 말했다. 거기다 즐겁게 대화하는 법,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흔들리는 마음을 조절 하는 법등 좀 더 현실적인 질문의 답도 성의껏 해주고 있었다.

 

  엉뚱한 질문들도 많았다. 바구니에서 비죽 나온 것이 바게트라면 폼이 나는데, 대파는 폼이 안난다는 질문에 대파를 멋지게 들 수 있는 건설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권하는 저자. 우주인이 있을까란 질문에 당신도 그 중 한명이라고 대답하고, 그물 속에 들어오는 벌레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독려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질문과 저자의 대답을 보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했다. 쓰잘데기 없고, 허무맹랑 하고, 웃기고 재치있다는 생각 등 그들의 상황을 구경하는 입장에서 갖게되는 것들이었다. 가끔은 내가 가진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기대한 것이 아니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시의 주제로 담을 수 있는 시인이기에 그러한 대답이 가능했던 것이 아니였을까.

 

  책을 쭉쭉 읽어 나가다 보면 가끔 나를 멈칫 하게 하는 대답들이 들려오는 것들도 있었다. 보통의 언어와 시의 언어가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의 언어 주체인 시인은 진위에 대한 책임은 없고 말의 기교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런 시각을 가졌기에, 이 책에서도 시인으로서의 기교를 부릴 수 있는게 아니였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신감이 없다는 질문에는 '자신감이란 스스로 가질 수 있는게 아니라, 남이 가져다 주는 것이다' 라는 대답에서는 멍해져 버렸다. 자신감이 충만해야 할 현재의 내게 너무나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고 나와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 의해 결정해야 했던 지난 날들이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했다. 짧은 질문과 역시나 짧은 대답 속에서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시간이 참으로 귀중하게 다가왔다.

 

  어찌보면 이 책 속의 질문은 꼭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유일무이한 삶에서 남겨지는 잔상들을 꺼낸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가끔은 일상의 흐름을 멈춘 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더듬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이쿠를 읽는 다는 느낌을 가져도 되고, 일본 사람들의 상상력을 들춰본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보면 좋을 것 같다. 모르지 않는가. 그 안에서 기대 하지 않던 대답을 발견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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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수업 - 이별이 가르쳐주는 삶의 의미
폴라 다시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마음이 울적했다. 계기만 주어 진다면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로 마음이 착찹했다. 그런 기분을 어쩌지 못해 누웠는데, 책상 위에 놓인 책이 눈에 띄었다. 며칠 전 지인이 선물해준 <이별 수업>이었다. 읽을 책이 산더미라 언제 읽게 될지 몰라 방치했는데, 울적한 마음 때문인지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눈물 때문에 읽기를 자주 멈춰야 했다. 책을 펼치고 한 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았지만, 흐릿해지는 글자 사이를 헤메기만 했다. 저릿해지는 마음까지 보태져 읽기를 자꾸 방해받고 말았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접해 봤다면, 그제서야 타인의 죽음이 보이는 법이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쳐 버렸던 타인의 고통이라면, 이제는 조금씩 타인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더라도 음주운전자로 인해 남편과 사랑하는 딸을 잃은 저자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 지금껏 독단적인 위로를 받았던 책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서로간의 위로가 가능했다. 자기치유적인 성격을 무시할 수 없는 저자의 고백은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의 마음이 열릴 수 있게 해 주었다. 당신은 아프니 무조건 나의 위로만 받으라는 세뇌가 아닌, 저자와 독자가 무언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주고 있었다. 도피적인 고백, 피상적인 고백으로 이루어 졌다면 금새 식상해졌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지지부진하게 늘어놓는 것도 아니였고, 타인의 고통이 작다고 무시하는 마음 또한 없었다. 단지 자신이 경험한 것,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것들을 담담하게 써내려 갔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슬픔들이 나를 더 아프게 찔러대는 것 같았다. 나만 힘든게 아니라는 위로가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전달 되고 있었다.

 

  상담 치유사였던 저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자신에게 닥친 고통을 감당해야 할 때에도 그는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사고 당시 뱃속에 있었던 딸을 양육하고, 재혼에 실패한 그녀에게 당면한 고통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고, 삶을 비판하려 들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팍팍한 인생이었다.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고 일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서로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 갔다. 그런 일련의 기록들과 자신의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서 나온 책이 <이별 수업>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익숙한 모리 교수와의 만남도 특별하지만, 타인의 고통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벅찬 감동이 밀려오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내가 눈물을 흘리게 된 이유는 더 큰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로부터 오는 위로, 현재의 위치를 떠나 인간대 인간으로 고통을 나누었던 모습에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재소자들과 나눴던 고통과 우정, 모리 교수의 변화를 지켜본 감회, 자신이 치유했던 소년과의 재회가 남달랐다. 저자가 남편과 아이를 잃고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자신이 치유했던 소년이 청년이 되어 찾아온 일이 있었다. 청년은 저자의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와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곁에 있어 주었으니, 이제는 자신이 곁에 있어 주겠노라고 했다. 어떻게 그런 인연을 만들 수 있었을까. 마음과 마음을 나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때문에 이 책을 찾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감동적으로 읽은 터라 모리 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몹시 궁금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모리 교수는 좀 달랐다. 우리가 몰랐던 모리 교수의 진솔한 부분부터 변화해 가는 모습까지 담담하고 소박하게 씌여 있었다. 자신이 앓게 된 병으로 인해 인생의 참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삶의 끝을 향해 가는 병자가 아닌, 끝까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변화하려 애썼던 교수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졌다. 자신이 죽게 되면 사람들에게 알려 달라고 했던 것도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던 모리 교수와, 저자가 만난 모리 교수의 색깔이 다를 것임을 알기에 그런 부탁을 했는지도 모른다. 첫 만남부터 삐딱했던 모리 교수와, 그로 인해 상처를 받아가던 저자가 서서히 융화가 되어 가는 모습은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어쩌면 용기를 얻으라는 메세지를 거꾸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가 상처와 고통들을 치유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자신이 품고 있는 상처와 아픔은 이미 치유의 과정을 밟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별 수업>이 아닌, <희망 수업>이라고 수정하고 싶을 정도로 인생에서 맛보게 되는 온갖 감정들이 이 책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내 입에 맞는 맛을 골라가며 삶을 살순 없지만, 자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온전히 전달 되길 바랄 뿐이다. 타인의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 그 삶 속에서 내가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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