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 전광수커피 페루 FAIR TRADE 100g - 홀빈(갈지않은것)
전광수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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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 트레이드 커피라는 게 좋아서 줄곧 주문하고 있는 커피다. 두 세 가지 한꺼번에 주문하는데 항상 이 제품을 끼워넣게 된다.  

부드러운 느낌도 괜찮다. 매장에 가보면 가끔 유기농 커피라든가 페어 트레이드 제품을 갈아놓고 밀봉한 상태로 팔고 있는데 -놀랍게도 유통기한이 일년이나 된다- 금방 볶은 걸 받아 맛보게 되면 아마 그건 외면하게 될 듯.. 하지만 히말라야 라든가 안데스라든가 몇 가지 있는 듯하던데 전광수 커피에서도 페어 트레이드 제품을 좀더 다양하게 구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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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수커피 과테말라 안티구아 100g - 원두(빈)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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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봉지를 열어 먼저 냄새를 맡고 (그 중독성 강한 볶은 커피향...) 

핸드밀에 적당량 넣고 기분좋게 갑니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콩이 거칠거칠한 과립이 되면서 좋은 향이 퍼집니다. 잠시 후면 더 좋은 냄새가 더 깊게 퍼집니다. 음... 

과테말라를 잠시 생각하면서 기다립니다. 멕시코 아래 있는 나라던데, 해발 1700m 에서 재배되는 커피라던데.. 요즘 널리 퍼지고 있는 공정무역 커피면 더 좋겠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내려진 커피를, 절실하게 즐깁니다. 어떤 때는 거의 절박하게... ^^  그리 섬세하게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맛이 깊습니다. 볶은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인 듯 싶습니다. (안데스, 히말라야의 선물이 공정무역커피지만, 완제품이라 볶은 지 시간이 좀 지나서 팔 수 밖에 없는 게 아쉽죠. 마셔보면 뭔가 이미 달아나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적은 용량으로 고루 맛볼 수 있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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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수커피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AA 100g - 원두(빈)상태
탄자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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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곳 전광수 커피에서 과테말라 안티구아랑 탄자니아 킬리만자로를 함께 주문했다. 아침마다 대체로 과테말라를 마시는 편이지만, 약간 더 신맛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다. 조금만 더 상큼해서 조금만 더 자극을 받고 싶은 아침, 그럴 때 킬리만자로를 내려서 마신다. 

과테말라를 마실 때도 그렇지만, 킬리만자로를 선택한 날도 언제나 먼저 봉지를 열고 코를 박고 냄새를 깊이 마신다. 내게는 그 향이 내 덜 떨어져나간 밤잠을 밀어내는 향이다. 정신을 차리고 커피콩을 덜어서 핸드밀로 갈면서 내 주변을 향으로 가득 채운다. 그게 내게 아침의 향이 되었다.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킬리만자로를 선택한 날은 아프리카의 준봉 킬리만자로를 생각한다. 그저 상상 속에서 흰 봉우리와 초록의 평원이 펼쳐지지만, 그 이름을 생각하면서 기다리면 확실히 커피에 킬리만자로가 담기는 것만 같다. ^^  볶은 지 얼마 안되는 커피, 금방 갈아서 내리는 커피, 게다가 특별히 선택한 킬리만자로.  

두 가지가 어쨌든 약간 다른 맛이 난다. 그 두 가지를 놓고 고를 수 있다는 게 내게는 기분좋은 일이어서, 항상 두 가지 이상은 함께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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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마일 스티븐 킹 걸작선 6
스티븐 킹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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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영화로 아주 유명한 작가지만 책으로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에, 인간미 넘치는 데다가 글을 풀어가는 방식도 좋았다. 영화로 몇 편 보았던 다른 이야기들에서 굉장히 강렬하고 드라마틱하다고 느꼈던 작품들이 많은데, 이 작품도 그랬다. 유명세 만큼이나 역량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사형수들을 가두어두는 감방이 있는 형무소에서, 어느 날 불려나가 형장으로 가는 그 복도가 초록 리놀륨으로 깔려 있는지라 이 곳에서는 일반적인 '라스트 마일'이 아니라 '그린 마일'로 불린다. 그러니 전기 의자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 길을 지나 결국 전기 의자에 앉아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몇몇 사형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목숨을 내놓아야 할만큼 나쁜 일을 했다고 법은 그들을 전기 의자에 앉힌다. 하지만 거기에 앉는 사람 중에는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저 가두어 두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벌을 받으며 살아갈 사람도 있다. 언제 법이 그토록 현명하고 공정해서 죄지은 자를 모두 정확히 골라내 그들을 응징하기나 하는가 말이다. 백배 천배 되는 무거운 죄를 짓고도 큰소리 치고 사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가... 그들을 골라내 정확히 응징하지 못할 거 같으면 그 손으로 골라낸 사람도 정확하지 못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잘 고른 건지 아닌 건지 시간을 두고 충분히 지켜보면 될 일 아닌가. 

어쨌든, 사형제도, 사형수, 전기 의자, 교도관, 사형 참관인들, 등등 평소에 어려워서 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길게 보았다. 꼭 그것만의 이야기라고만 할 수는 없지만, 소재의 강렬함이 물씬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치료하는 사람'인 존 커피의 존재도 중요하다. 그 존재를 알아차린 교도관들은 형 집행에 대해 갈등하지만, 커피는 너무나 뜻밖의 말을 한다. 

"괴로움을 느끼고 듣는 데 난 지칠 대로 지쳤어요. 비에 젖은 새처럼 외롭게 떠돌아다니는 데도 지쳤고요. 같이 다니면서 우리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를 나한테 말해 줄 길동무 하나 없었어요. 서로에게 비열한 짓을 일삼는 사람들 모습을 보는 데도 지쳤고요. 내 머릿속에 꼭 유리 조각이 들어있는 느낌이에요. 돕고는 싶었지만 결국 도움이 못 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 이젠 지쳤어요. 어둠 속에서 지내는 데도 지쳤어요. 괴로움이 많습니다. 사방에 깔려 있어요. 괴로움을 끝낼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은데, 내 능력으론 벅차네요." 

"나는 떠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하는 말을 남기고 커피는 전기 의자에 앉는다. 그를 죽인 모든 것들, 인간 세상의 온갖 비열한 짓들, 그리고 그 비열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의 존재는 이 책에서도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책 안에, 그 책속 세상 안에 온갖 비열함이 넘쳐 난다.  

에지콤 교도관의 회고라는 방식도 결과적으로 아주 좋았다. 말년을 요양소에서 보내면서 일레인이라는 파트너가 생기고, 오래 산 자에 어울리는 중후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게 아름답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 아름다움을 치밀하게 계획하는 자... 훌륭한 소설가의 이야기를 듣는 건 즐거운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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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초 살인 사건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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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 이미 여러 편의 장편과 단편집 <도서실의 바다>를 읽은 적이 있는 작가다. 매번 뭔가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소재는 정말 다양하다.  마치 마르지 않는 깊은 우물에서 끌어올리듯 깊고도 청량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걸 보면 속에 무진장 많은 걸 갖고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익숙한 문체와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되풀이되면서 조금씩 시기나 시점이 다른 이야기를 싣고 있는 터라 약간 식상해지다가도 또 어느새 손에 들게 되는 걸 보면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거미줄처럼 이리저리 얽혀있는 관계가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천천히 풀려나가는 걸 좋아해서 장편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역시나 단편집도 손에 들게 되고 말았다.  

작품의 공기에 휩싸이는 시간과 범위가 아무래도 장편만 하지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꽤 짜릿하게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 여럿 있었다.   

'냉동 귤' 겨우 14쪽 남짓 짧은 글인데 꽤 강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치밀한 계획이나 작품 구상 같은 복잡한 일에 매이지 않고도 상상력의 힘으로 이만큼 짜릿한 이야기를 만드는 게 작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꼭 한 번 써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 태연하게 황당한 이야기여서 제일 맘에 들었다. 마지막 한 줄 붙어 있는 결론 같은 이야기가 심란한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 경쾌하게 읽었다.  

'그대와 밤과 음악과' 다짜고짜 대화체로 시작하는데 끝까지 그렇게 대화체로 간다. 어느 순간부터 '음, 어떤 해설도 없이 이야기만으로 풀어가는구나' 고 생각하며 읽게 되었는데, 책 뒤에 붙은 작가의 말에 보면 그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ABC 살인 사건'에 대한 오마주라는 앤솔로지 기획을 위해 쓴 것이라는 설명. 대화만으로 이어지는 미스터리를 써 보고 싶어 라이오 디제이라는 설정을 택했다고 한다. 새로운 형식이 거슬리지 않고 읽는 즐거움도 주고, 긴장감도 더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이라는 작품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와 <황혼녘 백합의 뼈>로 이어지는 미즈노 리세 시리즈의 번외편으로 썼다는데, 리세의 파트너 요한의 에피소드이다. 그 이상한 학원의 분위기는 익숙하지만 구체적으로 인물들이 기억나지는 않는 차에 읽었지만, 단편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왔다. 한 편만 읽어도 그 묘한 아우라를 풍기는 특이한 학원의 이야기가 궁금해져 더 많은 이야기를 읽고 싶어질 것만 같다. 작가가 후기에 붙인 말, "사악한 요한 군의 사악한 결말이 마음에 든다." - 굉장히 온다 리쿠적인 말이라는 생각이다.  

'외로운 성' 동화적인 소재에 어른들까지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다. "옛날, 옛날부터 어느 곳에 외로운 성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마치 아이들에게 오래된 동화를 들려주듯 '~습니다' 체로 이야기한다. 외로운 아이가 되면, 초록 사나이가 그 외로운 아이를 납치하러 온다. 외로운 성으로 데려가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여기, 한 외로운 여자 아이가 있다. 스스로는 외롭다는 걸 의식도 못할 때가 많지만 그 아이는, 언제 엄마와 아빠와 눈을 맞춰 본 적이 있었는지 기억하지도 못할만큼 실은 외롭다. 그리고 그 에리를 데려가는 초록 사나이. 동화는 흥미롭게 이어진다. 약간은 섬찟한 반전도 준비되어 있다. 이야기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듯 서늘하고 썰렁하다.  " 냄새가 납니다. 외로운 아이의 냄새입니다. 자기가 그렇다는 걸 모르는 외로운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초록 사나이는 순식간에 알 수 있습니다. 초록 사나이는 걸음을 빨리해 입맛을 다시며 아이들에게 접근합니다."  어두운 매력이 가득한 동화..  

'졸업'도 그 짧은 순간의 섬광 같은 장면으로 하여, 그 앞과 뒤가 궁금해지는 이야기이다. 더이상의 설명도 없는데 마치 강렬한 한 편의 단막극을 보는 듯, 그리고 그 극이 끝나자 다들 무대에서 손을 털고 일어나며 "아아, 이제 끝이네, 이제 우리 여기에서 나가는 거야" 하는 깜짝 놀랄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하도 짧아서 번쩍, 하는 순간 잠시 하얗게 되었다 다시 까맣게 되는 그런 기분이랄까.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드는, 기가 막히게 짧아서 빛났던 작품. 

열 네 편의 작품을 더듬다 보니 읽기를 마쳤을 때의 생각과 달리 꽤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단편집 한 권을 들고 읽다 보면, 한 편의 감각에서 빠져 나오기도 전에 바로 다른 한 편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니까 -물론 내리 읽어대는 내 경우가 그렇겠지만- 앞의 작품은 그새 다음 작품의 무대 아래로 덮여버리고 마는 것같다. 충분히 짧은 한 편 한 편의 느낌에 풍덩 빠져 있기가 어려운 거다. 아무래도 내쳐 읽어내는 방식을 바꾸든지 해야지... 단편의 맛은 마치 색도 모양도 크기도 다른 여러 가지의 에피타이져를 하루에 하나씩 맛보듯, 아끼면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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