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파랑새 그림책 29
존 윈치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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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시에서 살았지만 복잡해진 도시를 떠나 시골 작은 집으로 이사해 온 할머니. 책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할머니이다.그 때부터 우리는 할머니가 대체 언제가 되어야 맘껏 책을 읽을수 있나, 하는 마음으로 그림책 장을 넘긴다. 봄이 되니 이 일, 여름이 되어도 또 일, 가을이 되니 역시 새 일... 바쁜 철들의 일을 모두 마무리하고 드디어 할머니는 평화롭게 오로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

이 그림책의 줄거리는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이야말로 그림으로 보는 그림책이다. 줄거리래야 한 면에 한 두줄 정도의 글. 그러나 완전히 꽉 찬 그림들. 시원시원하고 유머로 가득찬 그림들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특히 여름, 나뭇잎사귀 사이로 씨익 웃고 있는 할머니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들어 놓은 장면은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림책 전체가 전면에 걸쳐 꽉차게 그려져 있어 시원시원하고 풍성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할머니의 부엌은 또 얼마나 볼거리가 많은지!

동물들에 둘러싸여 책을 무릎에 둔 채 곤하게 잠든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고 그 뒷장에는, 할머니의 리스트가 보인다. <꼭 읽어야 할 책들>, 비밀의 화원, 걸리버 여행기...
마지막까지 내게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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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브라이 뒹굴며 읽는 책 4
마가렛 데이비슨 글, J. 컴페어 그림, 이양숙 옮김 / 다산기획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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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브라이의 삶은 이 책을 통해서 널리 읽혀졌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생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었다. 자신과 같은 눈먼 사람들의 고통을 위해 그자신이 너무나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인 것 같다. 그는 현명했고, 열정적이었으며, 그 자신 고통받는 맹인이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 책을 지은 마가렛 데이비슨은 그대로 루이 브라이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 문체는 담담하고도 단호하다. 루이 브라이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리라. 마가렛 데이비슨의 글을 통해서 그의 삶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그의 진심어린 마음과 노력이 알려지게 된 것이 참 좋은 일이라고 여겨졌다. 책 표지에 있는, 그가 만들었다는 브라이 점자를 눈 감은 채 손으로 더듬어 보면서 그의 온 생애를 바쳐 이루어 놓은 일의 따뜻한 의미를 새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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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선물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사와다 도시카 그림,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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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 만큼 알고 있는 오토다케의 특별한 삶. 이세상의어느 누구보다 더 생동감 넘치게, 또 주변인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나는(우리는) <오체불만족>에서 이미 보았고 깊이 감동했다.그리고 오토다케가 썼다는 창작 동화, <내마음의 선물>. 고스란히 그이의 경험이 녹아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유타, 그리고 오토다케이다. 이 책이 동화로서 훌륭하고 감동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쩐지 내게는 너무 잘 알고 있는 오토다케의 삶 이야기가 이 동화를 다소 진부하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이의 삶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어서 그 자신의 삶을 다룬 이 동화가 전혀... 신선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그림을 보는 것은 즐거웠다. 그러나 그 그림 역시, 나에게(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오토다케를 그리고 있어서, 이 책은 감동적이지만 거의 새롭지 않은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물론 오체불만족을 보지 않은 독자라면 새로운 감동이겠지만. 한 편의 동화로서 훌륭하지 않다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여러가지 형태로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는.. 더이상 나는 완전한 감동에 몰입할 수 없다. 작가가 작품 하나하나에서 그 형식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감동은 반감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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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의 강아지 - 저학년 문고 3014 베틀북 리딩클럽 15
메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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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은 얼마나 강아지가 갖고 싶나? 앨리슨은 생일 선물로 발레리나 인형도, 야구 방망이도, 새 비디오 게임도 롤러블레이드도 싫다. 생일에 받고 싶은 것은 오로지 강아지다. 앨리슨은 매일 학교 갈 때 밧줄을 갖고 다닌다. 그래야지 혹시라도 따라오는 강아지가 있으면 데려올 수 있다. 앨리슨은 집에 올 때 혼자서 멀리 둘러가는 길로 온다. 그래야 개들을 더 많이 만난다. 앨리슨은 도서관에서 개에 대한 책을 샅샅이 뒤진다. 책 속 강아지 머찌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러나... 진짜 강아지는 아무거나 씹어댈 것이고, 마당에다 구멍을 팔 것이고, 아무데나 쌀 것이라는 식구들. 절대로 앨리슨은 생일이 되어도 강아지를 선물로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진짜 아무도, 심지어 앨리슨을 가장 잘 이해하는 듯한 할아버지도 강아지를 선물하지 않는다. 그런데 앨리슨은 그냘 저녁 <강아지> 한 마리를 살짝 부드럽게 안아줄 수 있다... 앨리슨이 기쁠 때 같이 놀아주고, 슬플 때 얼굴을 핥아 줄 거고, 옆에서 잠도 자 줄 그런 강아지! 정말, 아무도 강아지를 선물하지 않았지만 앨리슨은 또 정말 강아지를 선물 받았다! (더 이상은 말 할 수 없다, 이건 책에서 봐야하니까...) 앨리슨의 마음이 보인다. 그리고 앨리슨이 그 열망대로 해결해낸다. 그림은 부드럽고 아름답다. 아이와 함께 읽고 마음을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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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비룡소 걸작선 2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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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보니 어째서 이 책이 뉴베리 상을 받았는지, 어째서 평점에서 보듯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새롭고도 재미있다. 그 속에는 아이들이 보이고, <비밀>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아이와 엮어지는 어른도 보이고, 무엇보다 미술관에서의 비밀스런 생활이 듬뿍듬뿍 우리를 즐겁고 흥미진진하게 한다. 이 책을 반짝거리게 하는 한 장면. 가출해서 미술관에서 숨어 지내는 아이가 이렇게 말한다. '이제 목욕을 안 하고는 하루도 더 못 참겠어!' 그러나 어떻게? 분수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다는(물론 둘은 일반인이 아니니까 들어갈 수 있다!) 뜻으로 쳐 놓은 벨벳 밧줄을 지나, 화장실에서 구한 빻은 비누로, 유쾌하게 목욕을 한다. 한밤중 분수대에서의 유쾌한 목욕이라니! 뒷면, 작가가 직접 그리기도 한 그림에서 그 장면은 얼마나 빛나는지... 꼬마 제이미는 더 즐겁다. 분수 바닥에서 수입을 챙기는 것이다. 자그마치 2달러 87센트나! 둘은 한밤의 축제를 즐기고 우리는 그 축제를 감탄하며 바라본다. 이런 생각을 해낸 작가가 놀랍기만 하다.

미술관에서의 가출이 미켈란젤로 조각상의 비밀로 이어지면서 두 아이들의 가출보다는 비밀 쪽으로, 더 나아가 바실 부인과 함께 나누는 인생의 비밀 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왜 이 이야기가 바실의 서술로 시작되었는지를 우리는 알 수 있게 된다. 알고보니 그 설정조차도 예사로운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우아하기까지 한 가출 이야기는 흥미로왔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내부는 눈에 잡힐 듯 섬세하게 다가와서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프랭크와일러 부인의 비밀을 들여다보는 것도 알싸하다. 그 부인과 클로디아가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한 철학' 하는 것도 이 책을 풍요롭게 한다. 이 한권의 책에서 풍성하고도 조화로운 여러가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작가가 썼다는 다른 책, <내 친구가 마녀래요>를 꼭 읽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한가지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에 대한 것인데... <바실 E. 프랭크와일러 부인의 뒤섞인 서류철에서>라는 원제. 이런 제목을 두고 보면 <클로디아의 비밀>이라는 제목을 달고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이 책과 아주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뒤의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클로디아를 내심 주인공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그 치밀하고 꼼꼼한 아이가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는 최대한 편안하고 안전한 가출을 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일들을 겪는대로 따라가면서 읽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그 <비밀>에 촛점을 맞추어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작가가 의도한대로 만일 앞의 제목을 썼다면, 읽는 이들은 바실 E. 프랭크와일러 부인이 그이의 변호사 색슨버그(클로디아의 친 할아버지이기도 한데)에게 서술해나가는 형태로 시작하는 이 형식의 매력에도 흠뻑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제목은 아주 길고 뭔가 모호해 보인다. <클로디아의 비밀>이라고 하는 것보다 덜 흥미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제목은 그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작가가 의도한 바도 있을 것이다. 번역한 이들도 물론 충분히 이 문제에 대해 논했겠지만, <클로디아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너무나 클로디아의 시점을 따라다니게 한다는 사실은 이 책의 새로운 형식과 바실 부인의 시점을 약화시킴에 틀림없다. 하지만 물론 이런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대체 어느 누구에게나, 어떤 경우에나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나 한 것인지. 그러긴 해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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