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도시에서 살았지만 복잡해진 도시를 떠나 시골 작은 집으로 이사해 온 할머니. 책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할머니이다.그 때부터 우리는 할머니가 대체 언제가 되어야 맘껏 책을 읽을수 있나, 하는 마음으로 그림책 장을 넘긴다. 봄이 되니 이 일, 여름이 되어도 또 일, 가을이 되니 역시 새 일... 바쁜 철들의 일을 모두 마무리하고 드디어 할머니는 평화롭게 오로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 그림책의 줄거리는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이야말로 그림으로 보는 그림책이다. 줄거리래야 한 면에 한 두줄 정도의 글. 그러나 완전히 꽉 찬 그림들. 시원시원하고 유머로 가득찬 그림들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특히 여름, 나뭇잎사귀 사이로 씨익 웃고 있는 할머니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들어 놓은 장면은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림책 전체가 전면에 걸쳐 꽉차게 그려져 있어 시원시원하고 풍성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할머니의 부엌은 또 얼마나 볼거리가 많은지!동물들에 둘러싸여 책을 무릎에 둔 채 곤하게 잠든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고 그 뒷장에는, 할머니의 리스트가 보인다. <꼭 읽어야 할 책들>, 비밀의 화원, 걸리버 여행기...마지막까지 내게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한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