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느티나무 > [퍼온글] 당신에게 평화를 - 살람 알레이 쿰

잘 안보이긴 하지만.. 화면 가운데 start 버튼을 눌러보세요;;;


원본그림
2003년 4월 반전 캠페인 "이라크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포스터

노래 : <살람 알레이 쿰> (곡 ::백창우)
▶ 살람 알레이쿰=당신에게 평화를
▶ 움미,움미,아얀,아얀=엄마,엄마,아파요,아파요 (아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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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out 2004-05-2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느티나무 님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이걸 보았어요. 지난 해 한참동안 붙이고 보여주곤 하던 반전 포스터... 작은 노력은 헛되었던지 이라크는 지금도 너무 많이 아프지요. 그러나 세월은 무상하고 일상은 멈추지 않아, 이라크도 어느새 신문의 한 지면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제게는 그렇지요...) 오늘 보고는 새삼스레 어찌 이런 일들이... 라는 안타까움이 마음을 칩니다. 자주 보고 또 나누고 싶어 느티나무 님의 서재에서 살짝 퍼왔답니다. 전쟁 게임에 열을 올리는 아이들도 한번씩 보고, 내집 뒷마당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면 무심한 사람들도 한번씩 보고, 봐도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하더라도 한번씩 보고, 마음 저 깊은 곳에 평화를 한켜씩 쌓아갈 수만 있다면...
 
춘향전 : 사랑 사랑 내 사랑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2
조현설 지음, 이지은 그림 / 나라말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번,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 이라는 멋들어진 제목을 달고 나온 운영전을 읽고는 탄복을 했다.  이 책, <사랑 사랑 내 사랑아>는 위의 책과 같이 나라말이라는 출판사에서 펴낸, "국어시간에 고전 읽기 "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뒷쪽 책날개에 전국 국어교사 모임에서 정리한 듯한 이야기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듯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재미있는 우리 고전.  원본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중고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고전 문학의 참맛을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

딱 그 말대로, 내가 느낀 것이 바로 고전 문학의 참 맛이었다면, 나는 그 맛난 강물에 풍덩 빠지고 달밤에 취하듯 그 맛에 취했다.   우리 고전을 원전으로 본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면, 나는 새고 지도록 보고 또 볼 것이다.  내가 보고 또 책을 사서 내가 아끼는 이들에게 이 즐거움을 누리라고 권한다.

춘향전이란 이야기는 하여간 놀랍다.  그냥 줄거리만 들어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니까.  판소리와 소설을 모태로 하여  오페라, 영화, 드라마, 만화, 소설,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까지 재구성되는 원동력은 우선은 그 감동적이고 짜릿한 이야기에 있는 것 같다.  신분을 뛰어넘는 아름답고 꿋꿋한 청춘 남녀의 사랑!  지금 TV에서 이름만 바꾸고 춘향전의 이야기가 그대로 나온다 해도 많이들 볼 것이다, 아마도.

그런데 이 원전 춘향전을 읽자면, 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말의 맛에 취해 거의 무아지경에 이른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정한 작가 없이 판소리에서 발달된 소설이라는데, 그 유장하고 유려함이 책 한 권에 담뿍 담겨있다.  언젠가 이 책을 보고야 말 미래의 독자를 이끄는 데는, 이 책의 한 대목 대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대목들이 널려 있어 고르기도 쉽지 않다.

잠깐 춘향을 만나고 공부방으로 돌아온 이도령은 춘향 생각에 책에는 뜻이 없어졌다.  책을 펼치면 고운 말소리 귀에 쟁쟁하고 어여쁜 맵시는 눈에 삼삼하였다.  해 지기만을 기다리며 방자를 자꾸 귀찮게 했다. .......(중략).....  (이러면서 방자를 데리고 한 수 가르친다며 천자문을 외는데, 그 가는 곳이 희한하다.)

...'가련하게도 오늘 밤은 기생집에서 자겠구나' 원앙금침에 잘 숙,  절대 가인과 좋은 풍류가 춘추에 나열되어 있으니 벌일 열,  은은한 달빛 삼경에 온갖 정회를 베풀 장,  오늘은 찬 바람이 쓸쓸히 불어 오니 침실에 들거라 찰 한,  베개가 높거든 내 팔을 베어라 이만큼 오너라 올 래,  에라 후려쳐서 질끈 안고 임의 다리에 들어가니 차가운 눈바람에도 더울 서,  침실이 덥거든 음풍을 취하여 이리저리 갈 왕,  춥지도 덥지도 않은 때가 어느 때냐 오동잎 지는 가을 추,  백발이 장차 우거지리니 소년 풍모 거둘 수,  잎 진 나무에 찬 바람 부니 흰눈에 뒤덮인 강산 겨울 동,  자나깨나 못 잊는 우리 사랑 깊고 깊은 방 속에 감출 장,  간밤 가는 비에 연꽃이 빛이 나니 부드러울 윤,  이런 고운 자태 평생을 보고도 남을 여,  백년가약 깊은 맹세 한없이 넓고 푸른 바다를 이룰 성,  이리저리 노닐 때 세월을 가는 줄 모르니 해 세,  조강지처 못 내보내고 아내 푸대접 못 하나니 대전통편의 법 율,  군자의 좋은 배필 춘향 입에 내 입을 한 데 대고 쪽쪽 빠니 음률 려 자가 아니냐?  애고 애고 보고 싶어."   이렇게 소리를 질러 떠들어 대니 그때 마침 사또가 저녁 진지를 마친 후 잠깐 식곤증이 몰려와 졸다가 "애고 보고 싶어." 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리 오너라!"     "예."     "아니, 공부방에서 누가 침이라도 맞고 있느냐, 시큰한 다리라도 주무르고 있느냐?  알아보고 오너라."    심부름꾼 통인이 부리나케 달려갔다.    "도련님 웬 고함이요?  사또께서 놀라 알아보라 하시니 가서 뭐라 할까요?"     '딱한 일이다.  이웃집 늙은이는 귀를 먹어 어렵다던데 귀가 너무 밝은 것도 예삿일은 아니구나!"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짐짓 놀라 이도령은 대답했다.    "내가 논어를 읽는 중 '슬프다, 내가 늙었구나.  꿈에 주공을 뵙지 못한 지가 오래로구나.' 하는 대목을 보다가 나도 주공을 보면 그렇게 해 볼까 흥취에 취하여 소리가 높았으니 그대로만 여쭈어라." 

이러구러 이도령의 능청은 밤 깊듯 깊어간다.  이리 감칠 맛 나는 대사들은, 지금에는 만들래야 만들 수도 없는 말들이다.  지금 쓰지 않는 말로 이 시대의 이야기를 할 수 없듯, 그때 쓰던 말로 그 시대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이리 생생하여 그 시대의 쪽문을 슬쩍 훔쳐보는 맛이 여간 아니다.  조현설 님의 글의 맛인지 이 이야기의 원전이라는 <열녀춘향수절가>의 맛인지, 하여간에 우리는 그 맛에 취할 뿐이다.

더불어 이지은 님의 그림을 논외로 할 수 없다.  이 책의 매력은 읽기도 전에 우선 그 기막힌 그림에서 볼 수 있거니와, 이 책을 거의 불후의 명작 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    저 남도의 붉은 흙을 떠올리게 하는 바탕색이며, 민화의 해학과 현대 일러스트의 깜찍함이 어울린 그림체는 이 발랄한 청춘남녀의 이야기에 너무나 잘 어우러진다.  "조현설 님의 글을 읽고 이지은 님이 해석하기를, 이렇게 하였느니라~~" 라는 듯, 이지은 님의 해석은 나를 당겼다 놓았다 한다.  한번 본 춘향을 어서 또 보고 싶어 공부가 안되는 몽룡의 모습이 온 방 가득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널려 있고, 아무래도 이별할 수밖에 없다는 몽룡의 말을 듣고 낯빛이 변하며 코를 발심거리고 이를 뽀드득 갈며 눈알을 씰룩대며, 치맛자락을 와드득 좌르륵 찢어 버리고 머리카락도 와드득 쥐어뜯는 춘향의 모습이 정말이지 하하 웃지 않을 수 없도록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어화둥둥 내 사랑아' 의 장면은 또 어떻고!  아무리 잘 할래야 아둔한 내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더니,  이 재미난 이야기를 두고도 여태 좋은 줄도 모르고 살았다니 원통하다.  이제 조현설 님과 이지은 님의 힘을 빌어 서말 구슬이 영롱한 목걸이로 팔찌로 엮어지니, 한 마디로 안 보면 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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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 -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백창우 엮음, 굴렁쇠아이들 노래 / 보림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새 동화읽는어른 모임을 하면서 이원수 님의 글들을 이러구러 많이 보게 되었다.  당연 시집도 몇 권을 보았는데, 그 때 못 보았던 아름다움을 이 노래들에서 보게 되었다.  이 노래들 속에서 이원수 님의 동시들은 그야말로 노래로 아름답게 피어난다.  이원수 님의 마음이 담뿍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보게 해준 백창우 님이 정말로 고맙다.

언제나 일만 하는/  우리 어머니/  오늘은 주무셔요

바람없는 한낮에/ 마룻바닥에

코끝에 땀이 송송/  더우신가봐

부채질 해 드릴까/  그러다 잠깨실라

우리 엄만 언제나 일만하는 엄만데/  오늘 보니 참 예뻐요 우리 엄마도

콧잔등에 잔주름/ 그도 예뻐요

부채질/  가만가만/  해드립니다.

쓰다 보니,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다 옮겨버렸다.  <우리 어머니>라는,  이원수 님의  동시에 백창우 님이 곡을 붙인 노래다.  나는 이 노래가 너무나 좋아서,  아니 실은 꼭 이랬던 우리 엄마가 너무 너무 그리워서 이 노래를 듣고 또 듣고, 부르고 또 불러 보았다.  부르다 보면 어느새, 그렇게 마룻바닥에 누워 곤한 쪽잠을 주무시던  엄마 생각이 나서 서러워진다. 

이원수 님은 알면 알수록 커지고 넓다고 생각되는 분이다.  그냥 글을 놀랄 만큼 잘 쓰신 분이 아니라, 그 속에 어떤 생각을 품고 사셨던가 하는 데서 내 놀라움은 시작된다.   님의 글 속에서 님의 생각을 읽게 되면 그만 그리움이 싹튼다.  이원수 님은 내게 그런 드문 경험을 하게 해 주신 분이다. 

 백창우 님도 그렇다.  그이의 노래를 듣고 부르다 보면 나는 그저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거기 있는 이야기들을,  백창우 님은 우리에게 보내준다.  마치 부치지 않았던 편지나, 받아 놓고도 제대로 보지 않았던 편지를 어느 새 살랑 내 책상 위에 펼쳐 놓듯..... 그만 나는 그 편지를 품에 안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온 편지는 이원수 님의 편지인가 백창우 님의 편지인가.  

백창우 님은 어디 소리샘에서 퍼내듯, 마르지 않는 노래의 샘물을 길어올린다.   내가 듣고 다니는 것만 해도 <딱지따먹기>나 <울보 자숙이> 들 처럼 개구쟁이 밥풀 생각 나게 하는 노래들도 있고 전래 동요를 살려 내는 노래들도 있다.  이것도 저것도 듣다 보면 다 좋아지지만, 나는 하여간 내 감성 탓인지 언제나 이 <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을 끼고 산다.  이 안에는 다른 노래집들과는 확실히 다른 노래들이 많이 있다.  서정성이 뛰어나다--- 이렇게 말해 버리면 너무나 밋밋해져서 민망하기까지 한 그 다름, 그 다름의 아름다움을 정말로 좀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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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1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실린 노래 저도 참 좋아해요. 따라 흥얼거리면 어느새 제 맘이 맑아지지요.
작년 스승의 날 명예교사할 때, 여기 실린 노래중 씨감자를 함께 듣고 배워주어 다같이 불렀죠. 아이들은 곡조랑 노랫말에 좀 낯설어하면서도 좋아하더군요. 이원수님의 편지일까, 백창우님의 편지일까, 아님 그도저도 아닌 내 마음 속 어느 님의 편지일까? 님의 글을 읽다보니 작년에 이사때문에 헤어지게 된 아이들이 저에게 준 편지가 하나씩 생각나네요. 그렇게 맑고 순수하게 착하게 씌어진 글귀요... ^^

cheonks 2004-05-1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원수님을 가장 잘 아는분이 백창우님이라는 생각.
시는 가락에 녹아버리고 가락은 시에 녹아버리는...
이원수님의 시를 세상에 가만가만 흘려보내는 백창우님의 마음과 어우러져
가슴 한 가득 밀려옵니다.
 


어느 날 이런 모습으로

 


내게 왔다.

 


플라스틱 작은 화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러니까,  어느 날 문득 들른 꽃집에서 이 파란 꽃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부르는 소리에 답하여 플라스틱 작은 화분에 담긴 너를 내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는 보고 또 보며 사랑한다.    봄내 보고 다닌 꽃마리를 닮았으니 아마도 지치과의 식물일 것이다.    돌돌 말려있다가 풀리며 피는 꽃봉오리들,  드물게 파란 꽃잎의 빛깔,  꽃 안에 놀랄만큼 소담스런 또 하나의 꽃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온통 봄 들판을 살살 기는 깨알만한 꽃마리의 우아한 친척 쯤 될까.     나는 지금도 날마다 이 꽃을 보며 논다.    네가 있던 꽃집에서는 너를 물망초로 부르고 있었지.....  하지만 어쩐지 나는 너를 그리 부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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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매발톱꽃

 


창 밖에는


담쟁이

 


노박덩굴 늘어지고

 


바닥에는 고마리와 환삼덩굴

 


물가에는 노랑꽃창포


봉오리가 매무새를 다듬고.

 


한 쪽에는 금낭화

 


꽃잔디 방석

 


수국, 첫 빛깔은 연두로 핀다.

 


내 참다래나무... 덩굴을 벋고




연두빛 오디가 주렁주렁 달렸네!

 


벽오동 나무, 하늘로 오를까.

 


엇, 누구야?

 


여기가 어디지?

 


이곳,


내 친구네 집.

 


비 온 뒤 덕암지에서

 


시간을 낚아요...

 


어디를 봐도

 


푸르고도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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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1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prout님, 사진도 글도 어쩜 이리 좋은지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가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여유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