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1부 세트 - 전4권 - 지리산의 작두 허영만 타짜 시리즈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한마디로 끝내주는 만화다. 보통 만화와 비교해선 정말 큰 코 다칠지도 모른다. 앗! 만화 문외한이 이런 말을 하다니... 이거 타짜 보면서 배운 거다. 가끔은 무모하다 싶은 대담함을 발휘할 수도 있어야 한다지. ^^

각권의 맨 뒤에는 '타짜'의 감독과 배우들의 추천글이 있는데 그 중 조승우의 추천글대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아니, 읽을 수밖에 없었다. <타짜>의 첫 페이지를 넘기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당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언가에 씌인 듯 어느 순간 푹 빠진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5천원 할인권이 붙은 이 책을 사고 싶었고, 나는 그렇게 후루룩 국수 빨아들이듯 이 만화를 읽어 버렸다.

나는 우리나라의 뭇 대중이 가장 많이 치는 고스톱의 규칙만을 아는 상태에서 이 책을 봤다. 이 책의 재미에 빠지려면 기본적으로 1월부터 12월까지 그림을 맞출 줄은 알아야 한다. 섰다, 도리짓고땡 등 화투 놀이의 종류나 은어는 중간 중간 설명이 나오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모르는 단어가 갑자기 나오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읽다 보면 어느새 4권을 다 읽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화투판(넓게는 모든 도박판이 해당되겠다)을 인간 욕망의 축소판이라 했던가? 나를 속이려 드는 사람의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앉아 판을 흔들 수 있는 머리와 배짱이 있어야 내가 살 수 있는 거다. 잃은 판돈을 만회해 보려고 급전을 끌어다가 다시 판에 낀다면 그건 쪽박 차는 지름길이다. 그 사람은 이미 돈을 잃었다는 것에 흥분하고 이성을 잃은 상태기 때문이다.

타짜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타짜에도 급(級)이 있다. 이 시대 최고의 타짜라 불리는 화투 귀신들에도 분명히 급이 존재한다.

전국의 화투판을 돌아다니며 서로 밟고 밟히는 타짜의 세계를 통해 삶의 지혜를 한 수 배운다. 삶은 어찌 보면 매우 긴 세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긴 세월을 사는데 편안하게 마음먹고 멀리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살아야지, 판돈을 만회하기에만 급한 사람처럼 혹은 상대방의 속임수에만 발끈하는 타짜처럼 속단을 하고 여유를 갖지 못한다면 같은 세월을 산다 해도 삶의 질에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흥미진진하고, 밤잠 설치게 하는 만화를 봐서 기분이 아주 좋고 흥분된다. 단 하나, 이 4권짜리는 겨우 4부 중 '1부 지리산 작두'에 불과하다. 앞으로 2, 3, 4부를 더 사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1부를 샀으니 즉, 나는 타짜의 매력에 발을 들여놨으니 결국은 다 사게 될 것이다.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이야기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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