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보란 잔소리 안 하시겠지.
2년 전인가 선을 봤을 땐 신촌 녹색극장에서 <매트릭스2>를 봤다. 그 전엔 소렌토에서 스파게티를 깨작거렸고.
초면에 외모가 주는 만족감도 없는 상태에서 그 남자, 특이하게도 커플석을 예매했다. 난생 처음 앉아보는 커플석... 그 커플석의 와방 독특한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의자에 삐딱하게 기대 앉아 있다가 자세를 고치려면 옆의 그 남자가 신경쓰여서 안 그래도 재미없던 그 영화(불행하게도 난 1편을 안 본 상태였다)가 더 재미없었다.
또 지금도 궁금한 1가지. 그 남자와 앉았던 커플석 바로 앞 2자리는 비어 있었다. 영화 보는 내내... 다른 데는 다 차 있는데... 그 때 못 물어본 게 아직도 아쉬운데 혹시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천사'라도 나올 줄 알고 그렇게 앞자리까지 표를 사버린 게 아닐까??? 흑~ 나만의 착각일까?
난 보면 참 선에 대한 운이 없다. 핀트가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을 수 있을까 싶다.
처음 선을 봤을 땐 그냥저냥 괜찮았다. 그 남자랑 잘만 됐으면 제주도에 가서 평생 살 수도 있었다. 대낮에 만나 밤늦게까지 나름 즐거운 대화를 하고 헤어졌는데 그 다음날 그 남자의 어머니 팔이 부러졌단다.
우울하다. 선을 보고 나면 마치 실연당한 것처럼 우울하고, 가슴 한쪽이 텅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 내가 이런 이상함 때문에 선을 피했었지... 다시 느꼈으니 앞으로 당분간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다. 아이 하나 낳은 엄마가 그 후로 몇 년은 아이 갖겠다는 생각 안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