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 Beyond Nostalgia
안치환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민중가요라 하려면 이 땅에 사는 민중들이 부르고 즐기는 노래가 돼야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항가요라 부르고 싶습니다.  

저는 매스컴에서만 들리는 노래가 여러분의 전부가 아니길 바랍니다.
TV나 라디오에서 여러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들려지는 그 노래들이
이 땅의 노래가 전부가 아니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저항가요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노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노래를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찾아들을 수 있는
그런 열의가, 가슴이 있는 여러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구요.  -- 안치환


지난 주 뜨거운 축구열풍에 휩싸여 있는 공중파 방송3사를 뒤로 하고 EBS의 <스페이스 공감>을 봤다. 안치환이 나온다는 걸 알고 본 건 아니고, 그냥 누가 나오나, 좋아하는 사람이면 봐야 겠다고 생각하다가 채널을 돌렸는데 마침 안치환이 나오는 거였다.

안치환과 나 사이에는 강산이 한번쯤은 변할 만큼의 시대차가 있지만,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도 30여 쪽이 되는 복사본의 민중가요 악보가 있었다. 선배의 선배들로부터 이어져온 복사본의 민중가요. 그 소도시의 번화가 한모퉁이 지하에 자리하고 있던 작은 책방에서 팔던 음질 사나운 민중가요 테이프.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대부분 내가 대학시절 부르던 노래가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앨범을 사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안치환의 멋있는, 가슴에 팍 꽂히는 말 때문이었지만 대학졸업 후 한번도 가까이 하거나 사지 않던 민중가요에 대한 추억과 향수도 한몫 했다. 분명히.

안치환의 힘있는 발성, 기타 연주, 그에 반하는 부드럽고 쑥스러워하는 듯하면서도 소신 있는 말투와 몸짓. 참 매력적이다. 안치환이 말하는 저항가요의 역사는 길다. 어떤 노래는 한국전 당시 빨치산들이 불렀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금지곡이었던 것도 있다. 다수의 곡이 '작자미상'으로, 세대를 거치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품새가 마치 민요 같다.

더이상 이 땅의 민중들이 부르고 즐기는 노래가 아니므로 저항가요라 칭하는 게 마땅하지만, 그 역사를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모아보고 싶었다는 안치환 덕에 누리는 호사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기분좋음은 하늘을 날 듯한 것은 아니면서도 마음 차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는 잔잔한 기쁨이고,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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