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와 만나기로 한 후 뭘 하는 게 좋을까 찾아보다가 The 3rd GFFIS(Green Film Festival in Seoul)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왕이면 정동의 스타식스에서 만나기로 하고, 미리 가서 표를 끊었다. 나의 선택은 단편모음 1
- 이상한 마을의 사진사 J
- 전기 울타리(Bob Log III's Electric Fence Story)
- 인간 복제 금지(Stop Human Cloning)
- 인간 복제에 대한 합리적 가설(A Reasonable Hypothesis)
- 그린 라인(Green Line)
- 대결(Grhaenpa)
- 플라스틱 인간(All People is Plastic)
- 플레이 그라운드, 베를린(Bow Tie Duty for Squareheads)
- 트랙(Tracks)
- 피 흘리는 나무(We Hear Them Cutting)
영화들은 모두 인상적이었다. 단편의 특징이자 가장 큰 장점인 짧은 시간(정말 짧을 경우 1분도 채 안 되는 길이) 내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객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정확하고 인상깊게 남긴다는 점에서 장편영화에도 고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의 선택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건 <대결>과 <플레이 그라운드, 베를린>이었다. 그 중 <플레이 그라운드, 베를린>은 단연 대단했고, 그래서 기발하다는 말을 연발하게 했는데 도시의 구조물(도로 표지판, 옥외 광고판 등)과 거울 등의 소품을 이용해 제대로 '노는' 독특한 영화였다.
인간 복제(human cloning)를 주제로 다룬 두 편은 보는 내내 많은 사람들이 前 서울대 교수인 황우석과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Gerald P. Schatten) 교수를 떠올렸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커다란 대미지로 남은 줄기세포의 쓰린 기억이지만, 거룩한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 않는 유용함으로 발전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또한 뒤늦은 아쉬움이지만, 제목만으로도 상당한 매력을 풍기는 영화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메이드 인 차이나 / 몬도비노:포도주 전쟁 / 물고기 학살 / 원폭 60년, 그리고... / 잃어버린 바다 / 자연을 부르는 변기 / 체르노빌, 그 후 / 셀프메이드 맨
이 중 <몬도비노:포도주 전쟁>은 어제 저녁 상영작이 완전 매진되는 인기를 끌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만큼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궁금하다. 와인의 세계를 어떻게 파헤쳤는지... 이 영화들을 어디여도 좋고, 언제여도 좋으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