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아픈 사랑이나 절절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는데도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나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힘든 사랑을 한 적은 있는데 그게 절절한, 그러니까 진정 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며칠 전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너는 내 운명'을 우연히 봤다. 예고편을 볼 땐 병원 24시 같은 프로겠거니 했는데 이건 좀 달랐다. 혼인신고만 한 남편과의 나이차이는 9살. 남편을 처음 만난 후 2년만인가 바로인가 여자에게서 간암이 발견됐다. 간을 1/3만 남기는 큰 수술을 이겨냈지만, 그게 그들의 운명의 시발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재발에 재발을 거듭해서 결국은 암세포가 온 몸을 점령한 끔찍한 현실 앞에서 그들은 결코 죽음을 직접적으로 입에 담지 않는다. 하지만, 꼭 말을 해야 맛이 아닌 경우도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울컥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끝이 날 때까지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걸 본 후 오늘 오전까지는 그녀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준 그녀의 아버지를 미워했었다.

"누군 지금 이 꼴로 결혼을 하고 싶어서 하냐구. 벌써 얼굴도 이상하게 변하고 있는데... 내 심정만큼 참담하냐구." 하면서 괴롭게 울던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서였다.

그런데 그녀의 아버지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혼자 남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 어떻게 너는 갈 날을 받아놓고, 그런 과욕을 부리냐는 남을 자의 남는 자에 대한 배려.

아, 모르겠다. 생명체가 식물로 태어나든, 소나 돼지로 태어나든, 장애인으로 태어나든, 불치병에 시달리든, 그건 다 '그들의 운명'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사실 그런 중요한 일을 운명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우리 삶이 그리 녹록치 않지 않은가.

갑자기 여러 감정이 뒤섞이는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런 순간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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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돌이 2006-05-0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방전/ 영화나 TV를 보지 마시오.

하루(春) 2006-05-07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님이 무플방지위원회 위원장이신가 보군요. 반가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