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디너들 모두 괜찮았다 하고, 언론에서 특히 뉴스에까지 흥행소식을 전해주고, 단 한 사람 우리 엄마는 별로였다고 하는 통에 궁금했는데 결국 극장에서 보고야 말았다.

그림자극과 인형극에도 능한 공길.

일단,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공길과 장생의 극으로 시작하는 초반부터 시선을 확 잡아끈다. 좀 진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5분의 법칙'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장생의 줄타기 솜씨가 대단하다. 간혹 어려워보이는 장면에선 대역을 썼겠지만 기본적으로 줄 위에서 그렇게 걸어다니려면 연습 많이 했을 텐데...

동성애, 게이 어쩌구 말들이 많은데(영화 보는 중에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와 어린 아이가 "게이 아니야?" "왕이 왜 저래?" 하는 통에 조금 거슬렸다.) 원작인 연극 <爾>에선 어땠는지 몰라도 영화에선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왕에게 왕을 가지고 노는 광대극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공길의 기지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왕의 칼에 희생되었을 텐데... 정말 대단했다.

공길은 그저 어릴 때부터 외모가 곱상해 계속 계집(커서는 아녀자)역을 도맡아서 하다 보니 그렇게 섬세함이 몸에 밴 게 아닐까 싶다.

인생이 뭔지 그 참맛을 아는 광대 장생.


감우성이란 배우. 늘 이름처럼(?) 감미로운 배우였다. 내게는... 특히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정말 느낌이 좋았다. 그런 아웃사이더 같은 인물을 그렇게 해내는 배우는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했으니까... 감우성, 조만간 드라마에 나온단다. 기대하고 있는 중...

늘 선왕의 그늘에 가려진 채 열등감에 사로잡혀 국사는 뒷전인 채 기생만 끼고 사는 왕이라는 작자. 결국 자멸하고 말지만, 그래도 꽉 막힌 영감들 사이에서 가장 트인 인물이지 않았나. 벌벌 떨고, 한 번도 호탕하게 웃지도 못하는 그 답답한 정승들 틈에서 놀이의 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 귀여웠다.

너는 거기 있고, 나는 여기 있지? 어~ 나는 여기 있고, 너는 거기 있지. 
막판엔 이 우스꽝스러운 맹인극이 슬프게 다가온다.

참, 공길 역의 이준기가 <발레 교습소>에 나왔었단다. 이제 그걸 볼 차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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