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 생물학자가 진단하는 2020년 초고령 사회 SERI 연구에세이 18
최재천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7%가 넘는 사회)다. 아이를 낳아도 마음 놓고 맡길 보육기관이 턱없이 부족하고,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서 요즘 부부들은 자녀를 많이 두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빨라 고령 사회(aged society : 65세 노인 인구의 비율이 14%가 넘는 사회)가 되는 데 겨우 18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앞서 고령 사회에 진입한 선진국들에게서는 그다지 벤치마킹할 점이 없다. 그들이 먼저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무수한 대책들이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자는 외국의 실패 사례들을 분석하여 고령화 문제에서만큼은 선진국이 되자고 제언한다.

100세에 가까워진 인생을 두 시기로 나눠 '은퇴'라는 개념은 골방에나 처박아두고 두 시기 모두 활기넘치는 삶을 살자고 말한다. 마음에 쏙드는 제안이다. 고령 사회를 위해 연금의 유래와 문제점, 일자리 창출, 개인과 정부의 발상 전환, 조혼의 필요성, 학제 개편, 너무 많은 것 같은 대학의 운영방안 등을 사회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일깨워준다. 손꼽히는 학자들의 저서와 통계자료를 인용하여 이론적 배경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책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폐기하고 고령화에 대비하라고 경고한다.

단일민족이 아님에도 단일민족이라고 뻐기면서 동남아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을 얕보는 태도를 비판하면서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고령 사회의 위기를 넘긴 미국을 본받자고 하는 부분에서는 솔직히 너무 부끄러웠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우리 정부의 태도는 아직 꼴불견이다. 

어차피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생명의 진화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다양해지는 방향으로 달려왔다.

중략

섞여야 강해지고, 섞여야 건강하고, 섞여야 아름답다.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사회를 맞이해 다각도에서 문제점을 짚어내고 그에 대한 적절하면서도 단호하고 자신감 넘치는 제언이 보는 이에 따라서 거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거북해하고 있을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오는 9월 1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시행되고,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구성된다. 우리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 얼마나 효율적인 대책을 세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부의 대책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개개인의 발상 전환도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