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쯤 전, 직장에 다닐 때 어느 거래처 사람에게 떳떳하지 못한 돈을 받았다. 그런 제의를 받은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버벅대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당연한 듯이 말을 했다. 당신도 좋고, 나도 좋은 것 아니냐고... 번듯한 외모의 그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하니, 받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금액을 협상했다. 막상 협상을 해보니 이왕이면 더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통장에 돈을 넣었다고 전화가 왔다. 금액을 확인했는데, 약속했던 것보다 적다. 하지만, 떳떳하지 못한 돈이라 그 사람에게는 뭐라 찍소리도 못하고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1년 정도를 그냥 통장에 모셔두기만 했던 것 같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내심 불안한 마음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욕구가 솟구쳐 혼자서 텔레비전과 비디오 플레이어를 사가지고 왔다. 여전히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그 물건들이 새삼 고맙다.

그 땐 내게 물욕이 너무 강했나 보다. 지금 누가 그런 제의를 해온다면, 무슨 소리 하는 거냐며 큰 소리 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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