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글 김국화 기자/사진 유용석 기자]
콘서트의 황제 이승환이 오랜만에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지만 궂은 날씨로 곤혹을 겪었다.
이승환은 1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콘서트 ‘환타스틱(HWANTASTIC)’을 열었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무대진행으로 유명한 그의 공연인 만큼 이날도 팬들은 기대가 컸지만 비 때문에 진행에 차질이 생겨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야속한 날씨여데뷔 18년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1만여명의 팬들에게 즐겨운 시간을 선사하려고 했던 이승환은 폭우라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완벽한 봄날씨가 계속됐지만 12일 콘서트 당일에는 비가 내렸다. 특히 공연시간이 코 앞인 오후 6시께, 폭우로 콘서트 가능 여부도 의심될 정도였다.
안전상의 이유로 많은 전기 장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대형 콘서트에서는 커다란 스크린의 동영상이 필수였지만 경기장의 전광판은 공연 시작 한참 후인 8시부터 잠깐씩만 무대를 비춰 뒤쪽 좌석의 팬들은 공연 내내 ‘콩’만한 사람의 형체만 봐야 했다. 완벽주의자 이승환이 준비한 다양한 무대 장치도 취소됐으며 전자악기들과 공연 장비를 보호하는 준비작업으로 공연 시작이 늦어졌다.
이승환은 “자연 앞에서 사람은 미약하기만 하다” “조용필 선배님의 빗속 공연을 TV로 본 적이 있다. '준비한 것 많은데’라며 너무 안타까워 하셨는데 이제야 그 마음을 알겠다” “5배는 더 멋진 공연이 될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오랜시간 추운 야외에서 고생한 팬들에게 “다음 번에 꼭 보답하겠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궂은 날씨에도 꺾이지 않는 이승환과 그의 ‘드림 팩토리’궂은 날씨도 공연을 향한 이승환과 팬들의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콘서트를 제대로 즐길 줄 알기로 소문난 그의 팬들 역시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겼다. 천만 다행인 것은 오후 8시가
지나자 밤
하늘의 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날씨가 갰다는 것이다.
-1만 관객, 30여곡, 3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가진 가수는 조용필, 비,
메탈리카 등 국내외 초대형스타들 뿐이다. 1만명의 팬들은 궂은 날씨에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함께 했다. 이승환은 이오공감 시절을 포함해 1집에서 9집 앨범까지 대부분의 히트곡을 들려줬다. 총 곡수는 앵콜을 포함해 30여곡 정도로 3시간반 동안 모두가 하나돼 열창했다.
-화려한 게스트의 향연이날 공연에서는 이승환 뿐만 아니라 콘서트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국내 가수들이 깜짝 등장해 열기를 더했다. 현재 인기몰이 중인
아이비와
빅뱅, 그리고
이적이 오프닝 무대를 가졌다.
팬들에게 항상 열광적인 무대를 선사하는 싸이,
김종서, 김진표도 출연했다. 김진표는 자신만의
프리 스타일 랩을 선보였다. “이런 자리에서는 내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승환이 형이 나는 히트곡이 없다고 내 노래 부르지 말라더라”는 푸념섞인 위트있는 가사로 웃음을 선사했다. 또 반가운 얼굴
김원준도 함께했다.
모두 공연의 대가들이지만 살짝 분위기만 띄운 후 과감하게 퇴장했다. 이승환의 공연인 만큼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프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미안한 이승환이 주는 특별 서비스이승환의 콘서트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 몇가지 있다. 바로 야광봉과 카메라다. 감동의 순간은 눈과 마음과 온 몸으로만 담아가야 한다는 이승환과 팬들의 철학으로 공공연한 약속이다.(물론 이를 잘 몰랐던, 혹은 무시하는 팬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러나 이승환은 팬들이 카메라를 꺼내들고 자신과 밴드 멤버들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을 마련했다. 팬들을 위해 다양한 포즈를 취한 후“이거라고 주고 싶었다”며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콘서트의 주인공은 관객악기가 물을 머금고 제 소리를 못 내도, 무대도 잘 안보이고 노랫소리는 울림 현상으로 3중으로 들렸다 하더라도 팬들은 콘서트를 즐겼다. 공연 전 팬들이 철저하기 준비한 ‘휴지폭탄 투하’와 ‘꽃가루 날림’은 장관을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을 공연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마음을 들게 했다. 이승환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질 때마다 우비 입은 1만 팬들이 모두 일어나 손을 위로 치켜 들고 점프하면서 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제대로 즐기겠다는 열린 자세로 공연장에 발을 디뎠기 때문에 열악한 상황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날의 공연은 분명 ‘돈값’ 못한 아쉬운 공연이었다. 이승환의 말대로 5배는 더 멋있고 화려했어야 할 공연이었지만 누구에게도 항의하고 탓할 수 없었다. 이를 개의치 않고 공연을 즐겼던 사람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김국화 ultrakkh@newsen.com / 유용석 photo@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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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이승환 팬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사가 알차고 왜곡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기사다.
어떤 이는 이 기사를 읽고 눈물이 핑 돈다고 했을 정도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공감할 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