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4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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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햇살 한 줌
- 이철수,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를 읽고

얼마간 속을 비우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중간중간 간식으로 식탐을 과시하지 않아도 몸에 비축된 에너지로 사람은 어느 정도까지 버텨낼 수 있다. 한 끼쯤 거른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절대적으로 지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습관, 이 문제다. 물론 규칙적인 식습관은 중요하다. 다만,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식사 때가 되었으니 으레 밥을 먹는다거나, 단 것이 먹고파서 씹는 재미로 꾸역꾸역 간식을 밀어 넣는 것은 문제다. 늘 포만감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것은 때로 독이 되기 때문이다.
마음도 꼭 그렇다. 사회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는다. 나와 내 가정, 내가 속한 사회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내달린다. 그러다 혹 자신이 속한 사회가 해체되기라도 한다면 그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만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외적인 성장만을 추구해 온 결과 고도비만에 걸려 그만 숨이 턱,하고 막히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생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의미는 오로지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미래를 계획하며 달려가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나 오늘을 온전히 살지 못한다면 내일 또한 없을지 모른다. 오늘을 제대로 사는 방법을 나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에서 찾고 싶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매일 매일 바쁘게 사는 이유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는 과정이어야 한다. 일에 쫓겨 생활에 쫓겨 일 년을 하루 같이 정신없이 보낸다면 어느 순간 영혼은 텅 비어 버릴지 모른다.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는 오늘 이 하루를 온전히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시간을 안겨주며, 타인을 아우를 수 있는 배려를 담고 있다. 목판화가 이철수님의 나뭇잎 편지를 처음 만난 건 여러 해 전 일이다. 그 만남 이후로 매일 아침 이메일을 통해 엽서를 받아보고 있다. 우연히 시작한 클릭 한 번이 내 생활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농촌 생활의 서정을 담아 마음을 정화시켜주는가 하면, 울분을 토하게 만드는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에 질책을 가하기도 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과 사람에 대한 반성도 곁들여져 있다. 이번에 책으로 출간된 내용은 작가가 누리꾼들에게 보내준 나뭇잎 편지를 계절별로 새롭게 엮어 낸 것이다. 겨울, 봄, 여름, 가을! 지금이 겨울이라 겨울을 맨 앞에 둔 것일 수도 있고, 봄이 아닌 겨울을 시작으로 삼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겨울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 해, 그 시작을 알리는 배려라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추스르게 된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세밀한 시선이 잠들어 있던 감성을 톡톡 건드려 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정신없이 산다는 핑계로 주변에 존재하는 감사한 것들에 제대로 관심 한 번 기울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눈 떠보면 한 계절이 바뀌고 눈 떠보면 한 해가 다 가고 있다. 그 사이 사이를 채워주는 섬세한 변화를 느껴볼 마음의 여유도 없이. 작가는 이런 자연을 향해 고마운 속내를 털어 놓는다. 비오면 비오는 대로 눈 내리면 눈 내리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그저 고마운 자연! 시간을 거스르지 않고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과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안겨주는 농사일을 통해 사람 사는 풍경을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기상이변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생명의 근원이 되는 자연과 농업에 대한 애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당장은 농업을 포기해도 별 탈 없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겪게 될 식량 문제에 대해 작가와 함께 고민도 해 보았다. 포기는 대가를 동반하는 법이니까.

대중의 여론을 모을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현실 직시 능력과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확립하고 있어야 한다. 작가 역시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 시점의 일들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국산 쇠고기 파동, 대운하 정책, 민주주의 위기론 등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될 우리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담고 있다. 힘든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읽는 것과 손끝으로 종이의 질감을 느껴가며 읽는 것은 사뭇 다르다. 더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된다. 딱 필요할 만큼만 그려진 절제된 그림들은 깊이 있는 생각을 이끌어 낸다. 마음에 자글거리던 주름이 어느 새 펴지는 느낌이다. 따스한 햇살이 온 몸을 파고들어 그늘진 구석까지 환하게 밝혀주는 듯하다. 매일 아침 더 고마운 마음으로 나뭇잎 편지를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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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The Collection 2
유주연 글.그림 / 보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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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작은 새야. 너를 만난 건 행운이었어.
- 유주연, <어느 날>을 읽고

어느 날, 우연히 작은 새 한 마리를 만났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건 행운이었다. 

 



넓은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오르기를 늘 소망했던 너. 어느 날, 드디어 마음을 크게 먹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시작했지.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 점점 더 낯선 곳으로……. 네 두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고, 네 머리는 새로운 세상을 읽어 내느라 몹시도 분주해졌지. 보이는 모든 것에 마음이 설렜고 만나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어. 어느 덧 네가 숨 쉬던 숲을 벗어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빌딩 숲으로 들어서게 되었어. 뾰족뾰족 비뚤빼뚤. 잠시 쉬고 싶어도 앉을 곳을 찾을 수가 없구나.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되고 싶지만 아무도 친구가 되어주지 않는구나. 네가 상상한 세상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네가 꿈꾸던 세상은 정말 이런 게 아니었는데.

작디작은 날개로 하루 종일 낯선 곳을 비행하느라 지칠 대로 지쳐버렸구나, 가엽게도. 그 때 네 눈에 들어온 건 바로 네가 살던 동네였어.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벗어나고만 싶었던 답답했던 너의 동네. 그런데 그 순간, 신기하게도 안도감이 너의 온 몸을 나른하게 만들어버렸어.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익숙했던 그 곳이 알고 보니 세상 어느 곳 보다 편안하고 아늑한 너만의 보금자리였다는 걸 알게 된 거야. 늘 함께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네가 온 힘을 다해 날아오를 수 있는 가장 넓은 세상이라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된 거야.

*

유주연의 <어느 날>은 출판사 보림에서 내놓은 The Collection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다.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 더불어 소장가치가 있는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바로 The Collection 시리즈의 핵심이다. 출판사의 취지대로 그림책에 예술적 가치를 더한 작품집이라 할만하다. 그림책에서는 쉽게 만나 볼 수 없었던 수묵화의 매력과 여백의 미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을 보며 글로 읽고 그 다음엔 그림만으로 상상하며 읽어보았다. 두런두런 마음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두런두런 머리가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머리는 전혀 복잡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단순하고 명쾌해진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마음에 품어보았을 파랑새. 그 파랑새를 떠올릴만한 새 한 마리가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대신 ‘파랑’새가 아닌 ‘빨강’새다. 마음에 품은 열정이 온몸으로 전해진 듯 몸 전체가 붉게 물든 작은 새 한 마리. ‘흑’과 ‘백’ 그리고 ‘빨강’. 묘한 어울림이다. 그 새를 따라 낯선 곳으로 여행하는 동안 많은 것들을 돌이켜보게 된다.

가보지 못한 곳을 동경하며 산다는 건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기에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늘 새로운 것만 꿈꾸다 보면 자칫 현실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하는 건 바로 내가 숨 쉬고 살아가는 이  곳과 오늘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덕분인지도 모른다. 이 소중한 것들을 간과한 채 어찌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를 숨 쉬게 하는 지금 이 현실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만드는 책. 유주연의 <어느 날>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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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 거야 내인생의책 그림책 12
낸시 틸먼 글.그림, 신현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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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처럼 번지는 따스한 사랑
- 낸시 틸먼,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거야』를 읽고

반짝,하고 눈부시게 부서지는 따스한 봄 햇살. 졸졸 흐르는 시냇물 위로, 탈탈 털어 널어놓은 빨래 위로, 활짝 열어젖힌 창문 가로 스르르 봄 햇살이 밀려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건 아가의 해사한 웃음위로 번지는 맑고 푸른 햇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기지개를 켠다. 집안 구석구석 아직은 수줍은 봄기운을 들여놓느라 분주해지는 요즘.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책을 만났다. 봄 햇살 같은 청량감이 가득 담겨있는 책. 바로 낸시 틸먼의『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 할거야』이다.

이제 갓 첫돌이 지난 사랑스런 우리 아가. 소중한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며 지난 해 낸시 틸먼의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를 선물했었다. 책을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버렸다. 마치 우리 아가의 탄생을 축하해주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책인 것처럼 특별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었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었다. 아가에게 온 마음을 다해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 그 책 한 권으로 낸시 틸먼의 팬이 되어버렸는데 얼마 전 그녀의 두 번째 책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거야』를 만나게 되었다.

책을 펼치면 아직 오지 않은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아이가 가는 곳마다 하얗게 부서지며 따라다니는 영롱한 빛들. 네가 어디에 있든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반짝이며 뒤를 따르는 이 빛처럼 아이의 앞길을 밝혀주고픈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그래서 눈부시다. 마음이 환하게 밝아온다. ‘네가 어디에 있든’이라는 제목처럼 책 속의 아이는 세상 어느 곳이든 간다. 그 뒤에는 늘 동물들이 따른다. 덩치가 크든 작든 상관없다. 언제어디서든 재미난 놀이 상대가 되어주는 다양한 동물 친구들.  

하마의 등에 올라타 강을 건너고, 바닷가에서는 코끼리와 물장난을 친다. 캥거루와는 누가누가 높이 뛰나 내기를 하는가하면, 앙증맞은 토끼들과는 숨바꼭질을 한다. 때로 곰친구들과 벤치에 앉아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하늘이 빙그르 돌 때까지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다 포근한 양의 등을 빌려 잠을 청하기도 한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다. 오렌지빛 모자를 예쁘게 눌러쓴 아이. 얼굴이 반쯤 모자에 가려져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한없이 다정하고 편안해 보인다. 바로 부모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는 아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 아이가,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일을 겪고 있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보다 큰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기를. 이 책을 읽는 어른들 역시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였는지 되짚어보기를 바란다. 그 충만해진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사랑한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한 뼘쯤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사랑과 웃음으로 환해진 세상, 이 책을 읽는다면 가능해질 것도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를 위해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산들 불어오는 바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마음이 큰 사람이 되길. 앞만 보며 달리기보다는 가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너른 들판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도 바라보기를.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마음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언제 어느 순간이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무엇보다 건강하기를!

- 너를 위해 엄마는 앞으로도 이런 책들을 부지런히 모울 거란다. 네가 어디에 있든 언제나 너와 함께하는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지. 네가 지금처럼 작은 아이든 어른이 되어서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있기 말아라. 너는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한 존재야. 대견하고 기특한 우리아들. 엄마는 너를 정말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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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적이야 그림책이 참 좋아 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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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너’에게 띄우는 편지
- 최숙희 글․그림, 『너는 기적이야』를 읽고

‘엄마’라는 귀한 이름을 안겨준 너,  

‘엄마’라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한 너,  

‘엄마’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 준 너.  

너는 내 인생 최고의 기적 같은 선물이야. 



그 날은 몸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었어. 음, 뭐랄까. 그건 여자만이 알 수 있는 미세하지만 아주 신비로운 변화란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네가 엄마 뱃속에 꿈틀하고 자리를 잡고 있는 게 아니겠니. 처음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엄마는 얼마나 설레고 기뻤는지 몰라.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였지. 열 달 동안 빠짐없이 정기검진을 받으며 네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그때마다 엄마는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는 우리 아가가 얼마나 대견했는지 몰라. 어느 날 툭툭 하고 엄마 배를 두드리더니 급기야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이리 쿵 저리 쿵 돌아다니느라 정신없었지. 그리고 열 달 하고 일주일 만에 드디어 네가 엄마 아빠 품에 안겼단다. 아,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 그때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 그 행복, 그 충만함, 그 감격을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네가 엄마 뱃속에 자리할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너는 이미 엄마 아빠 인생의 최고의 기적이란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책이 있어 너에게 선물하려고 해. 아주 사랑스럽고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너는 기적이야』란다. 이 책에는 이미 지나가버린 우리의 소중했던 어제와 설렘과 행복으로 채워가고 있는 우리의 오늘,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우리의 내일이 담겨있단다. 엄마이기에 알 수 있는 너와의 특별한 교감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너의 탄생과 성장과정은 우주의 신비만큼이나 놀라움으로 가득하단다. 새들도 꽃들도 동물들도 모두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런 너를 지켜보고 있어. 너의 맑은 미소, 작은 몸짓 하나까지 그건 모두 기적이기 때문이야.

늦은 겨울에 태어나 봄의 생동감을 온 몸으로 느끼며 자라난 우리 아가. 개나리 꽃망울처럼 해사하게 번지는 너의 미소는 봄 햇살보다 더 따뜻했고, 하얗게 돋아나던 너의 첫 이는 세상 어떤 보석보다도 눈부셨단다. 얼마 전부터는 그 작은 입을 연신 움직이며 ‘엄마, 아빠’라는 말을 만들어 내는데 눈물이 날 것처럼 기뻤어. 네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너도 신기한지 ‘엄마, 아빠’ 하고 말하다가 웃고, 연습하듯 자꾸자꾸 되뇌는 중이란다. 이런 게 우주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겠니.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잘도 자라고 있는 우리 아가. 너와의 소중한 추억을 모두 기억하고 싶어. 너에게 이 감격스런 순간을 모두 전해주고 싶어. 이런 엄마 마음을 『너는 기적이야』에 담아 네 손이 가장 잘 닿은 곳에 놓아둘 거란다. 언제나 꺼내볼 수 있도록, 언제나 엄마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야.

너도 책 속에 나오는 아가가 마음에 드는지 자꾸만 손을 뻗어 만져보려 하는구나. 가끔은 뽀뽀를 하기도 해. 그러곤 재미있다는 듯 날 쳐다보며 웃는단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너는 알까. 너보다 작은 아가였다가 너보다 훌쩍 커버린 형아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기분이 들까. 엄마는 매일 매일 네 맘이 네 머릿속이 궁금하단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네가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때가 오면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겠지. 네가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 알 수 있겠지.

아장 아장 걸어 엄마 품에 안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지금처럼 늘 행복해했음 좋겠어. 때로 슬프고 아픈 날이 찾아와도 툭툭 털고 일어나렴. 언젠가 혼자서 학교에 가는 날이 오겠지.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너를 보면 얼마나 대견할까. 너의 뒤엔 언제나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렴. 너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엄마의 가슴 벅찬 감동이야. 기적 같은 선물이야.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제 빛으로 온 세상을 밝히는 개나리, 맑은 눈을 가진 사슴 가족, 엄마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귀여운 코끼리,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새들, 너에게 위로와 친구가 되어줄 강아지, 너를 품어줄 하얀 곰, 덩치보다 여리고 사랑스러운 고릴라, 장난꾸러기 펭귄들까지 너를 응원해줄 친구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거야. 세상 모든 만물이 너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사랑의 힘을 듬뿍 받으며 자라나거라. 사랑한다, 아가야. 정말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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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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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엄마가 지켜줄게, 너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렴!   - 백희나, 『달 샤베트』를 읽고 

달. 두 마리의 토끼가 주저니 받거니 정답게 절구를 찧는 별. 절구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했고, 쉼 없이 절구를 찧는 토끼가 힘이 들까봐 가끔은 쉬어주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창틀에 턱을 괴고 목이 아프게 올려다보기도 했었고, 멋진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그때 나는 달이 보고 싶었을까, 토끼가 더 보고 싶었을까. 토끼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데도 달나라의 토끼는 좀 더 특별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깜깜한 밤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신기한 달, 한없이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의 품 같은 달, 가끔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달. 그런 달이 녹아 없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잔인한 일. 그런데 걱정하지 마시라.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달 샤베트』. 제목부터 기발하다.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청량감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가만히 보자. 그런데 달... 샤베트라고? 과연 어떻게 된 일이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마음이 두근두근. 달만 떠올리면 괜스레 기분 좋아지던 그 순수했던 시절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추억이 책장 넘기는 손을 재촉한다. 드디어 첫 장을 펼쳤는데 아하하... 이렇게 기발할 수가.

무더운 여름. 무덥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 같은 더위에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에어컨을 튼다. 선풍기를 함께 틀면 더 시원하다는 생각에  선풍기까지 한 자리를 차지한다. 더위가 조금이라도 들어올세라 문이란 문은 모두 꼭꼭 걸어 잠근다. 비로소 시원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머리가 지끈지끈 속이 울렁울렁.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달이 녹아내리고 있다. 쉼 없이 가동하는 선풍기와 에어컨 덕분에 잠시 시원함을 느끼지만 반대로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마침내 그 여파가 달에게까지 미쳐 달이 녹아내리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하지? 걱정 마시라.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똑똑똑 녹아내리는 달방울들을 모두 받고 있으니까. 가득 받아놓은 달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반장 할머니는 샤베트 틀을 꺼내 거기에 달물을 나누어 담고 냉동실에 넣어둔다.

그 시간에도 어김없이 돌아가는 선풍기 에어컨 냉장고. 그런데 갑자기 온 동네가 깜깜해져버렸다.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한 탓에 정전이 되어버린 것. 아아아... 갑자기 밀려드는 더위에 모두들 집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리고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환한 빛을 뿜어내는 반장할머니 집으로 하나 둘 모여든다. 마음씨 좋은 반장 할머니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미리 만들어 둔 달 샤베트를 하나씩 하나씩 나누어준다. 신기하게도 그걸 먹은 뒤로는 더위도 싹 갈증도 싹 달아나 버린다.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 꼭꼭 닫아 두었던 창문을 열어젖힌다. 선풍기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어느 때보다 시원한 밤. 오랜만에 모두들 달콤한 꿈나라로 빠져든 시간, 다시 한 번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달이 녹아내려 살 곳을 잃어버린 옥토끼 두 마리가 반장 할머니를 찾아온 것.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거의 자지러졌다. 재치덩어리 백희나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 녹아내린 달방울들을 받아 달 샤베트를 만든다는 기발한 상상에 한 번 놀랐고, 집을 잃고 찾아온 옥토끼의 등장에 두 번 놀랐다. 그리고 또 한 번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냈는데, 그건 아직 이 책을 만나지 못한 예비 독자를 위해 비밀에 부쳐두고 싶다. 한 순간 살 곳을 잃어버려 황당한 옥토끼들. 이들을 위해 반장할머니는 과연 어떤 신통방통한 방법을 생각해 낼까. 한 번쯤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고 함께 생활한 지 어느 덧 일 년. 갓 돌이 지난 사랑스런 우리 아들. 엄마라는 값진 이름을 선물해준 소중한 아이 덕분에 나는 이전에 맛보지 못한 벅찬 행복들을 참 많이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아이가 없었다면 몰랐을 행복 중 하나를 예로 든다면 바로 그림책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아이의 마음과 눈높이를 가늠해보고, 어른인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림책. 아이 덕분에 그림책을 꽤 많이 만나고 있다. 느끼고 배우는 것도 많다.

백희나 작가의 『달 샤베트』는 기발한 상상과 따끔한 일침으로 보고 느끼고 행동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그림책이다. ‘달이 녹아내린다’는 아주 무서운 상상을 재미나게 풀어낸 책. 아이에게 자연스레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가르칠 수 있고, 어른인 나 또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어린 시절, 달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동심의 추억을 내 아이, 더 나아가 내 아이의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미운 생각에서 벗어나 ‘나 하나부터’ 라는 기특한 생각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우리 아이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건 거창한 무언가를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실천하는 작은 행동하나가 지구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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