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 거야 내인생의책 그림책 12
낸시 틸먼 글.그림, 신현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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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처럼 번지는 따스한 사랑
- 낸시 틸먼,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거야』를 읽고

반짝,하고 눈부시게 부서지는 따스한 봄 햇살. 졸졸 흐르는 시냇물 위로, 탈탈 털어 널어놓은 빨래 위로, 활짝 열어젖힌 창문 가로 스르르 봄 햇살이 밀려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건 아가의 해사한 웃음위로 번지는 맑고 푸른 햇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기지개를 켠다. 집안 구석구석 아직은 수줍은 봄기운을 들여놓느라 분주해지는 요즘.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책을 만났다. 봄 햇살 같은 청량감이 가득 담겨있는 책. 바로 낸시 틸먼의『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 할거야』이다.

이제 갓 첫돌이 지난 사랑스런 우리 아가. 소중한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며 지난 해 낸시 틸먼의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를 선물했었다. 책을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버렸다. 마치 우리 아가의 탄생을 축하해주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책인 것처럼 특별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었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었다. 아가에게 온 마음을 다해 엄마의 사랑을 전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 그 책 한 권으로 낸시 틸먼의 팬이 되어버렸는데 얼마 전 그녀의 두 번째 책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거야』를 만나게 되었다.

책을 펼치면 아직 오지 않은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아이가 가는 곳마다 하얗게 부서지며 따라다니는 영롱한 빛들. 네가 어디에 있든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반짝이며 뒤를 따르는 이 빛처럼 아이의 앞길을 밝혀주고픈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그래서 눈부시다. 마음이 환하게 밝아온다. ‘네가 어디에 있든’이라는 제목처럼 책 속의 아이는 세상 어느 곳이든 간다. 그 뒤에는 늘 동물들이 따른다. 덩치가 크든 작든 상관없다. 언제어디서든 재미난 놀이 상대가 되어주는 다양한 동물 친구들.  

하마의 등에 올라타 강을 건너고, 바닷가에서는 코끼리와 물장난을 친다. 캥거루와는 누가누가 높이 뛰나 내기를 하는가하면, 앙증맞은 토끼들과는 숨바꼭질을 한다. 때로 곰친구들과 벤치에 앉아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하늘이 빙그르 돌 때까지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다 포근한 양의 등을 빌려 잠을 청하기도 한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다. 오렌지빛 모자를 예쁘게 눌러쓴 아이. 얼굴이 반쯤 모자에 가려져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한없이 다정하고 편안해 보인다. 바로 부모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는 아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 아이가,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일을 겪고 있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보다 큰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기를. 이 책을 읽는 어른들 역시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였는지 되짚어보기를 바란다. 그 충만해진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사랑한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한 뼘쯤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사랑과 웃음으로 환해진 세상, 이 책을 읽는다면 가능해질 것도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를 위해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산들 불어오는 바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마음이 큰 사람이 되길. 앞만 보며 달리기보다는 가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너른 들판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도 바라보기를.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마음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언제 어느 순간이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무엇보다 건강하기를!

- 너를 위해 엄마는 앞으로도 이런 책들을 부지런히 모울 거란다. 네가 어디에 있든 언제나 너와 함께하는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지. 네가 지금처럼 작은 아이든 어른이 되어서든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있기 말아라. 너는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한 존재야. 대견하고 기특한 우리아들. 엄마는 너를 정말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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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적이야 그림책이 참 좋아 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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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너’에게 띄우는 편지
- 최숙희 글․그림, 『너는 기적이야』를 읽고

‘엄마’라는 귀한 이름을 안겨준 너,  

‘엄마’라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한 너,  

‘엄마’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 준 너.  

너는 내 인생 최고의 기적 같은 선물이야. 



그 날은 몸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었어. 음, 뭐랄까. 그건 여자만이 알 수 있는 미세하지만 아주 신비로운 변화란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네가 엄마 뱃속에 꿈틀하고 자리를 잡고 있는 게 아니겠니. 처음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엄마는 얼마나 설레고 기뻤는지 몰라. 물론 아빠도 마찬가지였지. 열 달 동안 빠짐없이 정기검진을 받으며 네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그때마다 엄마는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는 우리 아가가 얼마나 대견했는지 몰라. 어느 날 툭툭 하고 엄마 배를 두드리더니 급기야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이리 쿵 저리 쿵 돌아다니느라 정신없었지. 그리고 열 달 하고 일주일 만에 드디어 네가 엄마 아빠 품에 안겼단다. 아,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 그때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 그 행복, 그 충만함, 그 감격을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네가 엄마 뱃속에 자리할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너는 이미 엄마 아빠 인생의 최고의 기적이란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책이 있어 너에게 선물하려고 해. 아주 사랑스럽고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너는 기적이야』란다. 이 책에는 이미 지나가버린 우리의 소중했던 어제와 설렘과 행복으로 채워가고 있는 우리의 오늘,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우리의 내일이 담겨있단다. 엄마이기에 알 수 있는 너와의 특별한 교감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너의 탄생과 성장과정은 우주의 신비만큼이나 놀라움으로 가득하단다. 새들도 꽃들도 동물들도 모두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런 너를 지켜보고 있어. 너의 맑은 미소, 작은 몸짓 하나까지 그건 모두 기적이기 때문이야.

늦은 겨울에 태어나 봄의 생동감을 온 몸으로 느끼며 자라난 우리 아가. 개나리 꽃망울처럼 해사하게 번지는 너의 미소는 봄 햇살보다 더 따뜻했고, 하얗게 돋아나던 너의 첫 이는 세상 어떤 보석보다도 눈부셨단다. 얼마 전부터는 그 작은 입을 연신 움직이며 ‘엄마, 아빠’라는 말을 만들어 내는데 눈물이 날 것처럼 기뻤어. 네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너도 신기한지 ‘엄마, 아빠’ 하고 말하다가 웃고, 연습하듯 자꾸자꾸 되뇌는 중이란다. 이런 게 우주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겠니.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잘도 자라고 있는 우리 아가. 너와의 소중한 추억을 모두 기억하고 싶어. 너에게 이 감격스런 순간을 모두 전해주고 싶어. 이런 엄마 마음을 『너는 기적이야』에 담아 네 손이 가장 잘 닿은 곳에 놓아둘 거란다. 언제나 꺼내볼 수 있도록, 언제나 엄마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야.

너도 책 속에 나오는 아가가 마음에 드는지 자꾸만 손을 뻗어 만져보려 하는구나. 가끔은 뽀뽀를 하기도 해. 그러곤 재미있다는 듯 날 쳐다보며 웃는단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너는 알까. 너보다 작은 아가였다가 너보다 훌쩍 커버린 형아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기분이 들까. 엄마는 매일 매일 네 맘이 네 머릿속이 궁금하단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네가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때가 오면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겠지. 네가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 알 수 있겠지.

아장 아장 걸어 엄마 품에 안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지금처럼 늘 행복해했음 좋겠어. 때로 슬프고 아픈 날이 찾아와도 툭툭 털고 일어나렴. 언젠가 혼자서 학교에 가는 날이 오겠지.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너를 보면 얼마나 대견할까. 너의 뒤엔 언제나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렴. 너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엄마의 가슴 벅찬 감동이야. 기적 같은 선물이야.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 제 빛으로 온 세상을 밝히는 개나리, 맑은 눈을 가진 사슴 가족, 엄마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귀여운 코끼리,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새들, 너에게 위로와 친구가 되어줄 강아지, 너를 품어줄 하얀 곰, 덩치보다 여리고 사랑스러운 고릴라, 장난꾸러기 펭귄들까지 너를 응원해줄 친구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거야. 세상 모든 만물이 너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사랑의 힘을 듬뿍 받으며 자라나거라. 사랑한다, 아가야. 정말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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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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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엄마가 지켜줄게, 너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렴!   - 백희나, 『달 샤베트』를 읽고 

달. 두 마리의 토끼가 주저니 받거니 정답게 절구를 찧는 별. 절구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했고, 쉼 없이 절구를 찧는 토끼가 힘이 들까봐 가끔은 쉬어주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창틀에 턱을 괴고 목이 아프게 올려다보기도 했었고, 멋진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그때 나는 달이 보고 싶었을까, 토끼가 더 보고 싶었을까. 토끼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데도 달나라의 토끼는 좀 더 특별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깜깜한 밤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신기한 달, 한없이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의 품 같은 달, 가끔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달. 그런 달이 녹아 없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잔인한 일. 그런데 걱정하지 마시라.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달 샤베트』. 제목부터 기발하다.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청량감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가만히 보자. 그런데 달... 샤베트라고? 과연 어떻게 된 일이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마음이 두근두근. 달만 떠올리면 괜스레 기분 좋아지던 그 순수했던 시절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추억이 책장 넘기는 손을 재촉한다. 드디어 첫 장을 펼쳤는데 아하하... 이렇게 기발할 수가.

무더운 여름. 무덥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 같은 더위에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에어컨을 튼다. 선풍기를 함께 틀면 더 시원하다는 생각에  선풍기까지 한 자리를 차지한다. 더위가 조금이라도 들어올세라 문이란 문은 모두 꼭꼭 걸어 잠근다. 비로소 시원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머리가 지끈지끈 속이 울렁울렁.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달이 녹아내리고 있다. 쉼 없이 가동하는 선풍기와 에어컨 덕분에 잠시 시원함을 느끼지만 반대로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마침내 그 여파가 달에게까지 미쳐 달이 녹아내리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하지? 걱정 마시라.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가 똑똑똑 녹아내리는 달방울들을 모두 받고 있으니까. 가득 받아놓은 달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반장 할머니는 샤베트 틀을 꺼내 거기에 달물을 나누어 담고 냉동실에 넣어둔다.

그 시간에도 어김없이 돌아가는 선풍기 에어컨 냉장고. 그런데 갑자기 온 동네가 깜깜해져버렸다.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한 탓에 정전이 되어버린 것. 아아아... 갑자기 밀려드는 더위에 모두들 집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리고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환한 빛을 뿜어내는 반장할머니 집으로 하나 둘 모여든다. 마음씨 좋은 반장 할머니는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미리 만들어 둔 달 샤베트를 하나씩 하나씩 나누어준다. 신기하게도 그걸 먹은 뒤로는 더위도 싹 갈증도 싹 달아나 버린다.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 꼭꼭 닫아 두었던 창문을 열어젖힌다. 선풍기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어느 때보다 시원한 밤. 오랜만에 모두들 달콤한 꿈나라로 빠져든 시간, 다시 한 번 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달이 녹아내려 살 곳을 잃어버린 옥토끼 두 마리가 반장 할머니를 찾아온 것.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거의 자지러졌다. 재치덩어리 백희나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 녹아내린 달방울들을 받아 달 샤베트를 만든다는 기발한 상상에 한 번 놀랐고, 집을 잃고 찾아온 옥토끼의 등장에 두 번 놀랐다. 그리고 또 한 번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냈는데, 그건 아직 이 책을 만나지 못한 예비 독자를 위해 비밀에 부쳐두고 싶다. 한 순간 살 곳을 잃어버려 황당한 옥토끼들. 이들을 위해 반장할머니는 과연 어떤 신통방통한 방법을 생각해 낼까. 한 번쯤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고 함께 생활한 지 어느 덧 일 년. 갓 돌이 지난 사랑스런 우리 아들. 엄마라는 값진 이름을 선물해준 소중한 아이 덕분에 나는 이전에 맛보지 못한 벅찬 행복들을 참 많이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아이가 없었다면 몰랐을 행복 중 하나를 예로 든다면 바로 그림책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아이의 마음과 눈높이를 가늠해보고, 어른인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림책. 아이 덕분에 그림책을 꽤 많이 만나고 있다. 느끼고 배우는 것도 많다.

백희나 작가의 『달 샤베트』는 기발한 상상과 따끔한 일침으로 보고 느끼고 행동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그림책이다. ‘달이 녹아내린다’는 아주 무서운 상상을 재미나게 풀어낸 책. 아이에게 자연스레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가르칠 수 있고, 어른인 나 또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어린 시절, 달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동심의 추억을 내 아이, 더 나아가 내 아이의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미운 생각에서 벗어나 ‘나 하나부터’ 라는 기특한 생각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우리 아이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건 거창한 무언가를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실천하는 작은 행동하나가 지구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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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을 찰찰찰 - 탬버린 동요 그림책
애플비 편집부 엮음 / 애플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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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신나게 리듬을 맞춰요

- 애플비, <탬버린을 찰찰찰>을 읽고


무엇이든 만져본다. 두드려도 보고 떨어뜨려도 본다. 어느 정도의 탐색이 끝났다 싶으면 입으로 가져간다. 세상에 태어나 만나는 모든 것이 처음인 우리 아가. 아이가 세상을 탐험하는 방법을 보면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는 것 같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이 놀잇감은 이렇게 갖고 놀아야 하는데 아이는 자꾸만 다른 방법을 찾아낸다. 틀린 것이 아닌데도 정도에서 벗어나면 부모는 당황을 한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본인은 그렇게도 싫어하던 주입식 교육을 시키기 시작한다. ’이건 이렇게 갖고 놀아야 해’ 라고. 이 얼마나 어리석은 가르침인가.


책도 마찬가지다. 이제껏 책은 읽고 보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서 살펴보니 책이 아이의 오감을 발달시키는 훌륭한 놀잇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 때는 이런 게 없었는데’ 라는 아쉬운 마음에 이것 저것 많이도 샀다. 아이마냥 신기해하면서. 이제 곧 돌을 맞이하는 사랑스런 아들을 위해 가장 최근에 구입한 책은 애플비에서 나온 <탬버린을 찰찰찰>이다. 리뷰가 없어서 잠시 고민을 하던 차에 출판사의 친절한 동영상을 보고나서 바로 사버렸다. 같은 출판사의 우리 동요, 영어 동요 책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버전의 책. 버튼을 눌러 동요를 듣는 동안 탬버린 버튼을 누르면 나오고 있는 동요를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다. 탬버린 버튼 하나를 추가했을 뿐인데 색다른 놀잇감으로 변신한 셈이다. 아이도 신이나서 탬버린 버튼을 연신 눌러 댄다. 아직 박자를 맞추지는 못하지만 ’촬촬촬’하고 나는 탬버린 소리가 신기한 모양이다.


동요 소리는 적당한 반면에 탬버린 소리는 좀 작다는 느낌이 든다. 동요가 나오는 동안 탬버린을 치면 소리는 현저히 묻히고 만다. 그런데 만약 탬버린 소리를 지금보다 키웠다면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고 시끄러웠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도 나름대로 조화를 생각해서 최적의 소리를 만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동요가 2절까지 재생이 된다는 것. 1절만 재생되는 책도 있는데 그건 노래가 너무 짧아 아쉬웠었다. 2절까지 재생이 되니 아이와 한참을 놀 수 있어 좋다. 요즘 짝짜꿍 놀이와 무엇이든 손으로 가리키는 놀이에 푹 빠져있는 아들 녀석은 이 책을 무척 좋아한다. 버튼을 검지로 꾹꾹 누르다 ’짝짜꿍’이 나오면 박수를 치며 해맑게 웃는다.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책을 탬버린처럼 잡고 흔들었을때도 ’촬촬촬’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손가락을 넣어 잡을 수 있는 부분은 있는데 흔들어도 소리는 나지 않는다. 누르고 흔들었을 때 다 소리가 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야말로 탬버린처럼 활용할 수도 있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쉽다. ’구슬비’, 비행기’, ’옹달샘’, ’고추 먹고 맴맴’, ’산토끼’, ’짝짜꿍’ 등 총 6곡이 수록 되어 있는 <탬버린을 찰찰찰>. 탬버린으로 리듬 맞추기 쉽게 모두 신나는 곡들로 수록되어 있다.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흔들흔들 춤을 추는 우리 아가. 이 책 역시 굿 초이스. 한동안 잘 갖고 놀 것 같다. 아이가 좋아하면 그게 바로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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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씨의 위대한 결정 - 내 인생과 세상을 구하는 단 하나의 길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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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은 낮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 앤디 앤드루스, 『폰더 씨의 위대한 결정』을 읽고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기억되는 이야기는 따로 있다.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앤디 앤드루스의 ‘폰더 씨’ 시리즈가 그렇다. 잘 읽히는 소설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마음을 사로잡았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이후 몇 년 만에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났다. ‘폰더 씨의 실천하는 하루’를 읽어보지 않았던 터라 책을 읽는 동안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마치 주인공 폰더 씨처럼.

 몇 년이 흘렀지만 폰더 씨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신기하게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창 일에 매진해야 할 40대 젊은 나이에 청천벽력 같은 해고소식과 더불어 교통사고까지 당하게 된 폰더 씨. 그러나 그 날의 사고는 사고가 아닌 커다란 선물이었다. 한동안 폰더 씨는 혼수상태였지만 사실 그는 시간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역사 속 위인들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과 극복과정을 지켜보게 된 것. 그것은 곧 ‘성공을 향한 일곱 가지 결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동안 읽었던 자기계발서와 확연히 다른 매혹적인 스토리였다. 역사 속 인물을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 신비로운 체험인데,『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는 위인은 ‘000한 업적을 남겼기에 위대하다’라는 정형화된 위인스토리에서 벗어나 있다. 업적보다는 위기의 순간과 극복 과정에 주목했기에 신선하다는 말. ‘성공을 위한 일곱 가지 결단’은 그래서 더 절실하고 진실하게 다가왔다.

 이제 폰더 씨는 일흔 넷이다. 그를 만나지 못한 사이, 그는 한 차례의 위기를 더 겪었고 또다시 성공의 반열에 오른 것 같다. 지금은 모든 것을 누리면서도 나눌 줄 아는 로하스 적 삶을 영위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아내를 잃은 뒤 더 이상 삶에 미련이 없어 보이는 것이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긴 하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그에게 대천사 가브리엘이 찾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브리엘은 폰더에게 다짜고짜 시간 여행자들의 정상회담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회의를 주재하는 사회자 자격으로 말이다. 회의의 주제는 ‘인류는 성공적인 문명으로 가는 길을 회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모호하면서도 낯선 이 문장 앞에서 나는 한참을 머뭇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대체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문장 속에 분명히 ‘개인적으로’라는 말이 있지만 과연 이 책의 내용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포함되어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인류는 성공적인 문명으로 가는 길을 회복하기 위해’라는 대주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너무나도 멀어 보이는 주제라고 판단되었지만 일단 작가를 믿어보기로 했다. (나는 그를 좀 편애하니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작가를 믿어보기로 한 건 잘 한 일이었다. ‘회의’라는 방식이 재미없고 딱딱하게 여겨질 법 한데, 시간 여행자들의 회의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그들의 생각을 따라가는 동안 나도 자꾸만 머릿속으로 정답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능동적인 독서를 이끌어내는 것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시간 여행자들의 정상회담은 특별히 지정된 멘토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의의 주제와 룰은 이미 정해져 있고 시간 여행자들은 거기에 맞춰 토론을 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한다. 다소 모호한 주제를 분석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앞서 말했듯이 흥미롭다. 시간 여행자들이라고 해야 폰더 씨를 제외하고는 모두다 역사 속의 위인들이다. 쟁쟁한 위인들을 뒤로하고 대표자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이 바로 데이비드 폰더다. 그럴만한 이유는 책 속에 있으니 꼭 확인해보시길.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폰더 씨는 그 옛날 시간 여행 중에 만났던 위인들과도 반갑게 조우한다. 이미 그들과는 친구가 된 듯 다정한 모습까지 연출한다. 새로운 시간여행자(위인)들과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한 명이 윈스턴 처칠이다. 그와 함께 주제를 분석하고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모은 후에 회의를 진행해 나간다. 한 번에 한 명의 조언자를 불러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회는 다섯 번. 시간도 많지 않다. 그 안에 인류를 위한 정답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엄청난 위기에 봉착할지도 모른다.

 흔들림 없는 ‘희망’으로 기적을 일으킨 잔 다르크(희망)를 시작으로 에이브러햄 링컨(지혜), 엄청난 ‘용기’로 역사의 숨은 공로자가 된 에릭 에릭슨(용기), 다윗 왕(자기단련), 조지 워싱턴 카버(성품)까지 우리가 잘 알든 잘 알지 못하든 역사적으로 인류를 위해 큰 공을 세운 위인들의 생각을 빌어 회의는 진행된다. 하나의 답변이 나오면 그 답이 어떻게 해서 정답이 될 수 있는지 시간여행자들은 서로간의 생각을 구체화시켜나간다. 질문과 마찬가지로 답변 역시 모호한 구석이 있지만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왜 그것이 답이 될 수밖에 없는지 구체적인 체험담과 사례들이 제시되어 설득력을 높인다. 답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그 답을 제시한 위인의 업적과 관련이 있다. 업적을 이루어 나간 과정에서 그들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삼았던 것이 바로 답이 된 것. 책을 읽다보면 멘토로 지정된 시간 여행자(위인)들을 따라 다시 한 번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시공을 넘어 그들이 역사 속에서 길이 회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역사와 역사 속 위인들(우리에게 멘토가 될 법한)을 깊이 있게 연구했을 작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위에서 제시된 답은 짐작했겠지만 모두 오답이다. 물론 정답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긴 하지만 대천사 가브리엘이 원하는 정답은 따로 있다. 열띤 토론 끝에 확실한 답이라 생각한 것들이 오답으로 판명되는 순간, 시간 여행자들은 커다란 혼동에 빠진다. 현명하지 못한 판단으로 모래시계의 모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상황은 더욱 긴박해진다. 다급한 그 순간 누군가가 내뱉은 한 마디, ‘뭔가를 하세요!’. 그는 게티즈버그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조슈아 체임벌린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뭔가를’ 했기 때문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그 절절한 체험이 마침내 정답을 이끌어내고야 말았다.

- 당신들은 가치 있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시지요? 그들은 기회를 잡고, 도움을 얻고, 일자리 제안을 받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뭔가를 하기 때문입니다.(p.331)

- 당신이 서 있는 곳에서 당신이 가진 것을 동원하여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십시오.(p.333) 

-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 때문에 낙담하는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낭비하는 것이 됩니다.(p.333)

‘인류는 성공적인 문명으로 가는 길을 회복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정답은 ‘지금 당장 뭔가를 하라’이다. 처음 이 질문을 접했을 때 나는 잘 알 수는 없지만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정답이라 생각했었다. 인류가 봉착한 위기의 구체적인 단면들을 떠올려보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꽤 구체적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질문과 더불어 정답까지 모호한 구석이 있어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더 이상의 질문도 더 이상의 정답도 없을 것 같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아이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부모라면 분리수거라는 아주 작은 일부터 철저히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류를 위한 일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나’가 수없이 모여 ‘거대한 인류’를 이룬다. 우리는 그 사실을 간과한 채 때로는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인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지금 당장 무언가에 최선을 다한다면 인류는 성공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먼저 올바른 방향을 향해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런 ‘나’가 무수히 모여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인류’가 되는 것이 아닐까. 위대함의 시작은 낮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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