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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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유년기는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목적의식 없이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한다.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이야말로 목적에 갇히지 않는 어린아이의 시간이 크나큰 자산이다. 기껏 쌓은 모래성을 파도가 부숴버려도 깔깔대고 웃으며 또 모래성을 쌓는 아이처럼 순간을 놀이로 즐기며 쓰고 또 쓰기. 니체가 인간 정신의 가장 높은 단계로 꼽은 어린아이 되기. 그래서 나는 수업 시간에 과제를 독려하며 말한다.

 

"글을 못 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 쓴 글이 잘 쓴 글입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18-19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글쓰기에 관한 마흔여덟 개의 질문과 대답을 담은 책입니다.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인 저자가 수업이나 강연에서 자주 받은 질문을 토대로 책을 만들었지요. 글쓰기 비법을 담고 있는데 여느 책과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글쓰기 전략서'가 아닌 '글쓰기 상담소'이기 때문입니다.

 

답단형 답안 대신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마음을 두루 헤아려 넌지시 해답을 건네는 느낌이 들어요. 작가는 '글쓰기의 유년기'를 편안하고 충분하게 누려보라고 말합니다. 유년기도 없이 너무 일찍부터 수험생 모드로 진입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요.

 

1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는 매일 글을 읽고 씁니다. 새로고침 한 번만으로도 다양한 글쓰기 비법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물론 유용한 전략이긴 하나 오래 탄탄한 글을 쓰려면 비법만 따라가서는 안되겠지요. 글쓰기를 놀이처럼 즐기며 사유하고 변형도 해보면서 자신만의 내공을 다져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저에겐 참 와닿았어요. 계속해서 글을 써나가고 싶다면, 깊이 있고 내실 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혼자 쓰다가 주저한다면

일단 써보고자 한다면 

섬세하게 쓰고 싶다면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글쓰기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나요? 글쓰기 수업을 듣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제목을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 쓸 때 피해야 할 혐오 표현은 어떤 것이 있나요? SNS 글만 쓰다 보니 긴 글을 쓰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긴 글을 쓸 수 있나요? 책 리뷰는 어떻게 쓰나요? 나만의 스타일과 문체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가가 되려면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하나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작가가 글쓰기 수업과 강의를 하는 동안 자주 접한 질문들을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질문을 따라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는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

 

분명 질문과 답인데 글에서 온기가 전해집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여주는 느낌이랄까요.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는 동안 무릎을 딱 칠만한 해법을 마주하게 된답니다.

 

은유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다른 책이 궁금해질 만큼 글에서 너른 마음이 느껴집니다.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문장과 사유로 책이 그윽해요. 이미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마음을 빼앗겨 버렸는데요, 역시나 읽을수록 밑줄이 늘어만 가더라고요.

 

 


 

글쓰기는 나쁜 언어를 좋은 언어로 바꾸어내는 일입니다. 끊임없이 배워야만 가능한 일이고요. 저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면서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습니다. 어떤 단어를 쓸 때 타자에 대한 존중이 깃들어 있는지, 배제나 차별의 시선은 없는지, 살펴보고 쓸지 말지 판단해요. 좋은 언어는 적어도 타인을 마음 상하게 하거나 재단하지 않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섬세하게 쓰고 싶다면' 중에서

 

우리가 왜 읽고 쓰는지, 근원적인 물음으로 되돌아가 답을 찾아보면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죠. 그러니 인간다운 삶을 방해하는 구조와 요소를 보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겠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자기 삶의 서사까지 보태어 책의 좋음을 글로 증명한다면 믿을 만한 책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229

 

 

sns 가득 채우고 있는 글쓰기 핵심 비법서와 전략서도 실용적인 글쓰기를 위해 활용하기 좋은 전략입니다. , 오래 단단한 글을 쓰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내실을 다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매일 글을 쓰고 읽습니다. 각 잡고 쓰지 않더라도 단 몇 줄이라도 쓰게 되잖아요. 수많은 콘텐츠들을 보며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은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요 우리, 글쓰기 속도전에 에너지를 그만 소모하도록 해요. 경쟁적으로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대신 글쓰기 유년기를 충분히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무엇을 썼느냐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말이지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가 글쓰기 속도전에 조급해진 마음을 다독여 계속 쓰는 삶으로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어떤 형태의 글이든 매일 쓰는 행위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때 글을 꾸준히 쓰며 필력을 키웠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계속 쓰게 하는 근력은 확실히 기른 것 같거든요. '쓰면 되는구나' '내가 뭐라도 매일 써냈구나'하는 뿌듯함이 훗날 직업적 글쓰기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됐어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32


 

솔직하고 정직하게 글을 쓰자는 말을 이렇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확하게 쓰자.' 정확하지 않으면 나만의 고유함을 지닌 글이 되기 어렵고, 고유성이 없는 글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진부한 글이 되잖아요. 생생한 에너지가 없는 글은 독자의 마음까지 가닿지 못합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76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단어를 덧붙이고 부연하고 강조하는 문장을 썼어요. '덧셈의 시기'였죠. 어느 정도 글을 쓰다 보니까 중언부언하듯 더한 표현이 외려 본뜻을 가린다는 사실을 자각했죠. 그다음부터는 뺄 궁리를 했어요. '뺄셈의 시기'로 전환됐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120



 

글이란 '내가 무엇을 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버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일단 뭐든 써보세요. 글을 쓰다 막히면 상기하거나 묵혀두거나 포기한다는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세요. 쓴 사람만이 덜 익은 글도, 만숙의 열매처럼 뚝 떨어지는 잘 익은 글도 거둘 수 있을 테니까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128



 

언제부턴가 이렇게 생각해요. 글 한 편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요. 글 한 편을 잘 쓰더라도 글 쓴답시고 하루가 엉망이 되면, 그게 또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무엇을 위한 글인가, 회의가 들고요. 잘 살려고 쓰는 건데 쓰다가 잘 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저한테는 '잘 사는 일'은 하루를 잘 보내는 일입니다. '인생'을 잘 사는 건 어려운데 '하루'를 잘 보내는 건 해볼 만하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중에서




 

 

<김영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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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기술 - 지구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변택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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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기술

 

지구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저자 _ 변택주

출판 _ 김영사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빚어낸 

살림 아이디어와 아우름 디자인

 90여 가지를 담고 있는 책

 

 

이토록 다정한 기술'다정한''기술'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에 이끌려 선택한 책입니다. '기술'이라고 하면 '편리함'이 먼저 떠오르는데 '다정함'이라니. 궁금했어요. 어떤 기술을 다정하다고 말하는지, 그 기술이 지구와 이웃을 어떻게 보듬어 주고 있는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물음표를 따라 펼쳐본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책과는 사뭇 결이 달랐습니다. 더 잘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살아가고 있는 저의 마음을 톡톡 건드려 주었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라고, 내가 아닌 우리를 바라보라고, 작은 힘이라도 더해 보라고 말이지요.

 

 

책에는 이웃과 지구에 대한 작은 관심이 놀라운 기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기술이 변화시키는 삶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귀한 마음으로 보듬어주고 있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 볼게요.

 

​​




 

1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왜 나는 점자를 읽을 수 없는가? 번번이 안경을 맞추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줄 수는 없을까? 손 떨림을 줄여서 편하게 사시도록 할 순 없을까? 어떻게 하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보청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표지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브라유 노이에 스탠다드'라는 시스템을 개발해 냅니다. 스스로 눈에 맞는 도수를 조절할 수 있는 맞춤 액체 안경 '어드스펙스'는 정기적으로 안경을 바꿔야 하는 부담을 덜어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눈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에 걸린 어르신들이 불편해하시는 것 중 하나는 손떨림 증상입니다. 식사하시는 것조차 어려워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런 분들을 위해 개발된 자이로 글로브는 90%까지 손떨림 증상을 줄여준다고 해요. 이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기술인가요.

 

 

전 세계에 듣지 못하는 사람이 36,00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모두가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역시 문제는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하루 1달러로 살아가야 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엄두조차 낼 수 없지요. 보청기 값도 문제고, 자주 갈아야 하는 배터리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햇빛으로 충전 가능한 배터리가 있다면 어떨까요?

 

솔라 이어는 8시간 정도 햇빛에 노출되면 충전이 되고 여느 보청기보다 저렴하다고 해요. 버려지는 배터리가 없으니 환경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무엇보다 솔라 이어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청각장애인. 남은 돈은 가난한 남미 시골에 사는 청각장애 아동의 교육비로 쓰인다고 해요. 이것이야말로 '사물지능이 여는 보살피아드(101)'가 아닐까 싶습니다.

 


 


2부 지구를 살리는 살뜰한 노력

 

 

꿀이 흐르는 자동차 공장을 아시나요?

 

멸종 위기 고위험군에 속하는 꿀벌. 머지않은 미래인 2035년에 전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지구의 생태계는 상상 이상의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심각성을 깨달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꿀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해요. 롤스로이스, 벤틀리, 포르쉐, BMW, 포드, 토요타 등의 회사에서 꿀벌 전문가를 영입해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동차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각성 때문입니다.

 

맑은 물과 밝은 빛을 제공받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을 깊이 들여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햇볕을 이용해 물을 걸러내는 캐로셀 패널, 바람으로 전기와 물을 생산하는 에올 워터,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물을 모우는 와카 워터 타워. 이름은 생소하지만 모두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맑은 물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안전한 물조차 허락받지 못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 주고 있는 이 귀한 아이디어들은 모두 자연의 것과 닮아 있습니다.

 

리퍼포스 스쿨백은 전기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획기적인 가방입니다. 네모난 햇빛 판을 달아서 학교를 오가는 시간 동안 가방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데요, 햇빛 판과 함께 달린 배터리에 전기가 차곡차곡 쌓여 길게는 열두 시간까지 LED램프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버려진 비닐을 되살려 만든 이 가방은 그 자체로 아이들의 안전 조끼가 되어줍니다. 비가 내려도 책 젖을 위험이 없고요. 아이와 환경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작품입니다.

 



플라스틱 없이 살아갈 수는 없을까요?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500~1000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비닐과 플라스틱. 전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중 레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레고 없이 자라온 아이가 없을 만큼 이 블록은 장난감계의 스테디셀러이지요. 문제는 플라스틱이라는 점. 레고는 우리 돈으로 약 1,900억 원을 투자해 '지속 가능한 소재 센터'를 세우고 첫 결실로 2018년부터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식물성 브릭'을 만들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핵심 제품과 포장재를 환경에 이로운 바람직한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지요.

 

레고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지금까지 만든 플라스틱은 약 83억여 톤, 그 가운데 75.9%63억 톤이 쓰레기로 폐기되고 있다고 해요. 레고는 지구를 위해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각성을 했습니다. 100%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지요.​​

 



3부 더 느리게 더 슬기롭게 더 참되게

 

사람을 더 이롭게 하는 아이디어는 기술에 다정함을 담고 있습니다. 인도의 3D 과속 방지턱, 학교 앞 노란 발자국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고안된 아이디어이지요. 보행자를 감지하는 네덜란드의 LED 건널목은 발을 내딛는 순간 스스로 빛을 밝혀 멀리서도 보행자를 환하게 비춥니다.

 

그 밖에 폴란드의 햇빛 충전 도로, 파란 불 시간을 늘려주는 싱가포르의 건널목 카드, 독일의 춤추는 신호등 등 재미있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삶을 더 이롭게 하고 있습니다. 경직되고 딱딱한 교통 체계를 넘어 슬기롭고 다정한 아이디어가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100% 식물성 패티를 넣은 임파서블 버거는 햄버거를 먹는 죄의식을 덜어줄 완벽한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0년 조사 결과 미국 육고기 소비를 77%나 바꾸어 놓을 만큼 획기적인 식물성 햄버거라고 해요.

 

'UN 인구통계학자들은 2050년 세계 인구가 95억 명에 이를 것이며, 이 많은 사람이 먹을 고기 소비량도 현재의 두 배에 이르는 1,000억 마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이대로 두면 2075년이면 커다란 멸종기가 밀어닥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p.232)'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이 눈총을 받게 될 햄버거의 변신은 당연히 주목받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늙습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책과 관심이 필요한데요, 어떻게 하면 늙음과 더불어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책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심심찮게 어른신들이 운전면허를 반납하고 계신데요, 일본의 '운전면허 졸업증' 제도와 다양한 지원은 우리가 필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약 정기구독 서비스와 약 먹는 습관을 길러주는 스마트 약병도 고령화 시대에 도입해 볼 만한 제도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겠지만요.

 

책을 늘 가까이 접하게 해주는 세계 여러 나라의 도서관 시스템도 재미있었어요. 특히 미국의 지하철 도서관 '언더그라운드 라이브러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앱을 이용해 책 표지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10여 쪽 정도를 읽어볼 수 있다고 해요.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면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연계된다고 하니 책과 조금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삶을 아우르는 첫 시작은 질문

 

  

선하고 다정한

 세심하고 배려 깊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과 지구를 아우르는

 참 다정한 기술들


 

타인의 어려움을 가만히 응시해 본 적이 언제였나요? 부끄럽지만 저는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책에는 이웃의 안타까운 사연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첫걸음은 그들의 불편함을 헤아려보고 최대한 부담을 줄여 최상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겠지요. 작은 배려 하나가 더 큰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은 관심부터 기울여할 이유이지요.​​

 

 

번잡한 이 세상에서 땀 한 방울, 정성 한 줌으로 다가서기만 해도 누리를 보듬어 안을 수 있습니다.

 이토록 다정한 기술, 64페이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놀라움을 안겨준 남아프리카 말라위 아이들을 떠올려봅니다. 가난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삶. 그 아이들을 보며 제가 가진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이 물건들도 처음 들여왔을 때는 나름의 쓸모가 있었을 텐데. 쓰임을 다하지 않은 것들조차 어느 순간 짐처럼 여겨집니다. 하나여도 충분한 것들이 서너 개는 더 있으니 물건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이토록 다정한 기술을 읽고 있노라면 가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분명한 건 그 부분조차 모두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거예요. 왜 몰랐을까 생각해 보면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웃을 보듬고 지구를 살리고 삶을 충만하게 이끄는 일들은 시작부터 거창한 게 아니었어요.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하는 작은 질문 하나가 눈부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는 '다정한 기술'. 관심은 수많은 물음표를 만들어 냅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해나가는 동안 따스한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이 마음들이 모이면 쓸모 있는 기술로 탄생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때론 작고 사소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이웃을 보듬어 주고 지구를 살리고 모두의 삶을 충만하게 이끄는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저마다 내딛는 한 걸음의 실천이 결코 작거나 헛되지 않음을 알게 해 준 책. 가치의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해 보게 만드는 책. 잘 먹고 잘 사는 일이 최선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책.

 

소개한 내용보다 들려 드리지 못한 내용들이 훨씬 많으니 책을 통해 꼭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살아가면서 가까이 두고 때때로 살펴야 할 그런 책이니까요.

 

 

책에 나오는 모든 아이디어는 QR코드로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영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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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도 고맙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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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도 고맙다

 

 작가 _ 김재진

 출판 _ 김영사

 

김재진 시인이 그림으로 전하는 말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사랑의 언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세상과 연결된 나를 잃어버렸을 때, 그때는 묵묵히 기도할 때다. 비로소 내 안의 거인을 부를 때가 된 것이다.

 

바람에게도 고맙다<기도> p.66


 

시를 읽으면 늘 마음이 아려옵니다. 한때 전부였던 세계, 온전히 무너뜨린 세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른 삶을 향해 내달렸던 날들. 시를 쓰며 살고 싶었지만 시를 접었습니다. 쓰는 대신 읽는 삶에 더 익숙해진 시간들. 여전히 시는 아릿함을 안겨주는데요, 바람에게도 고맙다를 읽는 동안은 이상하리만치 마음 한 자리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김재진 시인은 어머니의 임종을 계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개인전도 여러 번 열었고, 1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판매했다고 해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시인의 글과 그림은 이곳과 저곳을 이어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뭐라 명확하게 규정할 순 없어요. 그럼에도 시인의 글과 그림에선 이 생과 저 생이 어우러져 공존하는 분위기가 그려져요.

 

이런 초월적인 메시지는 지난날 제 안의 생채기들을 가만히 보듬어 주었습니다. 오래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고. 멀리 내다보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 가는 대로 누려봐도 좋다고. 지금 여기를 충분히 살아봐도 좋다고 말이지요.

 

 

 

바람에게도 고맙다는 김재진 시인이 시를 쓰고 직접 그림을 그려 한 권에 담아낸 그림 에세이입니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동시에 위로를 건넵니다. 가만가만 다독여주다가도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들지요. 자연과 사물의 이치를 명민하게 들여다본 후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때론 시리도록 아프지요.

 

시인의 언어로 빚어낸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와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을, 여전히 깨닫지 못한 것들을 한 권의 책을 통해 미리 만나본 기분이 들어요. 낯설고 두렵지만 그래서 더 설레고 벅찰 수 있는 '마치 여행' 같은 책.

 

다가오는 모든 것을 차별 없이 받아들이며 꽃들과 바람과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생경함과 햇볕에 그을린 사람들의 주름살 속으로 공기처럼 스며들어 분해될 뿐이다.

 

바람에게도 고맙다<모르는 곳으로의 여행> p.153

 

처음 여행을 떠날 때는 분명 시인과 함께였으나 돌아올 때는 온전히 혼자인 채로 돌아왔습니다. 전혀 다른 내가 되어 돌아올 수 있는 책이라는 여행을 오늘도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깨달음과 감동을 안겨준 김재진 시인이 계속 쓰고 그려나가기를 바라며 글과 그림을 담아봅니다.

 


 

기억하고픈 책 속 한 구절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만난 경우는 없다. 오히려 꼭 그 사람을 만났어야 하는 것이다. 원수같이 헤어졌다 해도 그는 내 삶에 필요한 역할이 있었던 것이다. 인생은 우리를 그렇게 가르친다.

 

바람에게도 고맙다, <삶의 가르침> p.96



 

적당히 열중하다가 물러서는 관계에선 배울 게 없다. 건강을 위해 열탕과 냉탕을 번갈아 들어가듯 삶도 불같이 열중하고 얼음처럼 싸늘해질 필요가 있다. 경험의 극과 극을 번갈아 오간 이가 얻는 소득은 천국과 지옥 사이에 뭐가 존재하는지 가보지 않아도 알게 된다는 점이다.

 

바람에게도 고맙다,<열탕과 냉탕> p.140



 

어리석은 사람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할 수 없는 일만 하려고 애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에 모든 것을 바친다.

 

바람에게도 고맙다, <> p.147



 

아무리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 마음은 여전히 만족과는 거리가 있다. 나 자신이라는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단계. 그것은 어쩌면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고 있는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얻게 되는 것인지 모른다.

 

바람에게도 고맙다<버려서 얻는 만족> p.150



 

강력한 힘으로 한반도를 강타한다던 태풍이 견딜 만한 바람으로 바뀌었으니 바람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 하겠다. 고맙다. 살아 있어서 고맙고, 밥 굶지 않아서 고맙고, 크게 노래를 불러도 방해받지 않는 외딴 집이 있어서 고맙다.

 

바람에게도 고맙다<바람에게도 고맙다>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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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 지구를 뒤흔드는 몬스터 - 2022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 수상작
쥘리 로베르주 지음, 알레스 MC 그림, 김연희 옮김 / 오늘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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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지구를 뒤흔드는 몬스터

 

 _ 쥘리 로베르주

 그림_ 알레스 MC

 출판_ 오늘책

 

 2022 볼로냐 국제 도서전

 라가치상 논픽션 부분 대상 수상작

 

 화산에 얽힌

 재미있는 신화, 전설부터

 6개 대륙에 위치한 대표 화산

 23곳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그림책을 만나보았습니다.

 

 


 화산이 지구의 호흡 기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놀랍게도 지구에는 800개 정도의 활화산이 있다고 해요. 대부분 태평양과 인도네시아에 몰려 있는데요, 이 활화산 가운데 75%가 바다 밑에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만큼 위력이 어마어마하지요. 화산은 지각 아래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고, 압력을 낮춰주는 역할하기 때문에 지구의 호흡 기관이라 할 수 있지요.

 

지난해 11, 세계 최대 활화산인 하와이 마우나 로아 화산이 38년 만에 폭발을 했어요. 얼마 전 톡파원 25시에서 화산 투어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는데요, 안전상의 문제로 가까이 가볼 수는 없었지만 화산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화면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답니다.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계의 화산을 만나볼 수 있는 책 화산-지구를 뒤흔드는 몬스터를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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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노벨상,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분 대상 수상작

 

화산 - 지구를 뒤흔드는 몬스터2022 볼로냐 국제 도서전 라가치상 논픽션 부분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심사평을 한 번 들어볼까요.

 

"이 책은 그래픽적으로 흠잡을 데 없다. 단순하지만 잘 완성된 색상과 삽화, 페이지 구성을 통해 화산과 관련된 최근의 모든 정보와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다루고 있다. 과학적인 측면 외에도 신화에 대한 정보와 화산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이 포함되어 주제를 더욱 정확하고 폭넓게 한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세계관을 통합하고 동등한 공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자연 과학 논픽션의 관습을 깨뜨리고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도서전 라가치상은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권위의 상이랍니다. 심사평에서도 알 수 있듯 눈에 쏙쏙 들어오는 단순화된 그림과 다양한 컬러감에 일단 먼저 호기심이 생깁니다. 23개의 화산을 만나보는 것도 흥미로운데 신화와 전설을 곁들이고 태양계의 화산까지 보여줍니다. <더 알아보기>를 통해 폭넓은 화산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랍니다.

 

평소 '화산'에 관심이 있다면 의미 있는 이 작품과 함께 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화산에 얽힌 신화, 전설부터 6개 대륙의 23개 화산을 만나볼 수 있는 그림책. 아이는 물론 화산이나 지질에 관심이 많은 어른들도 함께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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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 _ 세계의 화산 지도

 

 

목차에 나온 세계의 화산을 지도로 정리해 두었어요. 6개 대륙의 화산을 순서대로 살펴보거나, 궁금한 화산부터 먼저 살펴봐도 좋겠지요. 백두산이 없다는 게 살짝 아쉽긴 하지만 다양한 화산을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롭답니다. 아이들이 주로 읽는 그림책인 만큼 설명은 쉽고 친절해요. <용어 풀이> 페이지를 따로 마련해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도 유익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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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에 얽힌 신화와 전설

 

 

이제 5학년이 되는 작은 아이는 신화를 참 좋아합니다. 신화 관련 전집을 한동안 탐독하더니 신들의 이름과 스토리를 줄줄 꾀고 있지요. 이 책을 펼치자마자 신화가 등장하니 더 호기심을 보이더라고요. 불과 대장장이의 신 불카누스(그리스 신화의 헤파이스토스)가 사는 곳이 바로 화산이기도 하니까요.

 

멕시코 아스테카 문명의 전설에 따르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두 연인이 화산으로 변했다고 해요. 안타까운 스토리가 더해진 전설은 화산에 대한 호기심을 한 단계 더 레벨 업 시키기에 충분하답니다. 이 밖에도 더 많은 신화와 전설이 있으니 책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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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대륙 23곳의 화산을 만나볼까요

 

 

그럼 이제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남극 대륙에 분포하고 있는 다양한 화산을 만나볼 준비가 되셨나요? 여기서 다 보여드릴 수 없어서 23개의 화산 중 몇 개만 추려서 보여드릴게요. 하나하나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 읽는 재미까지 쏠쏠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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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파리쿠틴산

 

멕시코인들은 파리쿠틴산을 자랑스러워한다고 해요. 1943년 화산 활동을 시작해 분화가 끝나자 2,808미터의 화산이 되었다고 해요. 이 산은 무려 1,400개가 넘는 화산이 모여 있는 거대한 화산 지대에 있지요. 파리쿠틴산은 딱 한 번의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화산인데요, 이 한 번의 분화가 무려 1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고 하니 놀랍지 않으신가요?

 

화산 분출 후 모든 것이 용암 속으로 잠겨 버렸을 때 유일하게 성당의 종탑만이 살아남았다고 해요. 기적의 성당이라 불리기에 충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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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의 세로네그로산

 

대략 700미터 높이의 원뿔 모양 화산인 세로네그로산 분화구에는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어요. 마지막 분화가 1999년에 있었고, 지금도 분화구에서는 연기와 가스가 나오고 있지만요. 이 화산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눈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것처럼 부드러운 화산재를 이용해 보드를 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산재 위에서 타는 보드라니 아주 특별한 이색적인 경험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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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트롬볼리산

 

'지중해의 등대'라 불리는 화산을 만나볼까요.

 

스트롬볼리산의 가스와 용암 분출은 밤에도 멀리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해요. 마치 등대 불빛처럼 말이지요. 이 화산은 지구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 중 하나로 무려 2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 분화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마치 지구의 엄청난 힘을 자랑이라도 하듯 쉼 없이 불기둥을 뿜어내고 있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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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탐보라산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은 것을 파괴한 화산 활동을 알고 계시나요? 바로 1815년 분화된 탐보라산 폭발이랍니다. 무려 150억 톤이 넘는 화산재가 태양을 가리면서 3일 동안이나 어둠이 지속되었다고 해요. 이 폭발로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게 되었지요. 이 무시무시한 폭발은 '여름 없는 해'의 시작이기도 하답니다. 지구 전체의 기온이 내려간 건 물론이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국가들에서는 농작물 수확에 큰 피해를 입어 생존의 위협까지 겪었다고 해요.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건 탐보라산 폭발로 자전거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화산 폭발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수많은 가축들이 사라지자 새로운 탈것이 필요했지요. 지금과는 소재도 모양도 이름도 달랐지만, 이때 만들어진 '달리는 기계'라는 이름의 '드라이지네'가 최초의 자전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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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책에 실린 23곳의 화산들은 신비로운 이야기들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요. 아이도 좋아하지만 어른인 제가 읽어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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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처럼 수록된 또 다른 화산 이야기

 

우주에서도 화산이 존재한다는 걸 저는 몰랐습니다. 심지어 목성의 프로메테우스산은 1979년 보이저 1호가 관측한 이후로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 활화산이라고 합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화성의 올림푸스산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의 세 배 정도의 크기이고요, 토성에서도 화산 활동의 흔적이 관측되었다고 해요.

 

읽을수록 놀라움을 안겨주는 화산

 

이 책을 읽는 동안 화산 활동에 완전히 매료된 느낌입니다. '지구를 뒤흔드는 몬스터'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지는 그림책. 감각적인 디자인의 삽화와 친절한 스토리는 화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 작품이라 소장 가치까지 있으니 그림책을 애정 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만족하실 거예요.​​

 

 

 

_ 오늘책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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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산다 치에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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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작가 _ 산다 치에

 출판 _ 알에이치코리아

 

<도서 협찬. 서평단 도서>

 

 오래오래 마음에 남을

 두고두고 마음이 쓰일

 다정하게 빛나는 청춘 로맨스 소설

 

예기치 못한

 상상 이상의 반전 

 

어쩌면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추천하고 싶은 마음 성장 소설

 반전에서 다시 시작되는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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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에 앞서

 

뭐지?

이 반전

이 슬픔

이 아름다움

이 눈부신 응원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 '불치병에 걸린 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청춘 로맨스 소설'을 선택한 이유는 최근 청소년 소설에 입문한 큰 아이 때문입니다. 다양한 소설을 제가 먼저 읽어보고 추천하기 위함이지요. 불치병이긴 하지만 '보석병'이라는 소재가 신선했어요. 주목받는 작가의 최신작이라는 점도 한몫했지요. 무엇보다 아이가 이런 감성의 표지를 좋아해요.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며칠. 따뜻한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습니다. 주인공 리나와 쇼타의 시점이 한 편씩 교차되는 이야기에 금세 흥미롭게 빠져들었어요. 조금은 느슨하게 여유를 부리며 읽다가 마침내 마주하게 된 반전. 반전이 있었어? 뭐지? 이 반전은? 이 슬픔. 이 아름다움. 이 눈부신 응원은 대체 뭘까요?

 

"같은 시간 속에서 너와 나는 다른 시간을 보냈다." 반드시 두 번 읽고, 두 번 울게 되는 연애 소설! 이라는 띠지의 문구를 비로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도저히 누워서 읽을 수 없었어요. 몸을 세우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지막 장까지 순식간에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런 다음 홀린 듯 다시 처음부터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띠지에서 말한 두 번. 이 소설은 두 번 읽을 수밖에 없는 소설입니다. 처음과는 전혀 다른 마음, 전혀 다른 시선으로 말이지요.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불치병을 앓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청춘 로맨스 소설'입니다,라고 한정하기에는 이야기가 깊어요. 삶을 마주하는 자세에 관한 소중하고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참 다정한 소설이지요.

 

 




푸른 청춘이 빛나는 책 속으로

 

모든 이야기가 스포가 될 수 있기에 매우 조심스럽게 서평을 시작하려 합니다. 절제하려 노력하겠지만 감정이 봇물처럼 터질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이야기가 두루뭉술할 수 있음 역시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작은 단서 하나까지 스포가 될 수 있기에, 예비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자제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보석병'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정식 명칭은 국한성 심근경화증. 심장에 종양 비슷한 것이 생기는 병입니다. 그 종양이 마치 보석처럼 아름다워 일반적으로는 '보석병'이라고 말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물방울'이라는 보석을 품은 병. 이 물방울은 숙주의 생명이 응축된 보석이라 숙주의 인생에 따라 색이나 빛이 바뀐다는 속설이 있다고 해요. 숙주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이름을 얻게 되는 보석. 이 보석의 값어치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시겠지요.

 

리나.

주인공인 고3 리나는 보석병을 앓고 있습니다. 완치가 없는 병. 수술을 하더라도 재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병. 결국 죽게 되는 병. 리나는 어릴 적 화재 사고에서 자신을 구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희생을 떠올립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난 후 몸이 가루가 되도록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어린 동생들을 위해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남은 시간은 고작 1년 남짓.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몸에 지닌 보석이 더없이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눈부신 청춘을 살아보리라 다짐합니다. 자신이 떠난 후 남은 가족을 위해서 말이지요. 리나는 완벽한 청춘을 보내기 위해 절친을 만들고 연인을 사귀며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기로 합니다. 과연 이 세 가지 일을 조화롭게 해나갈 수 있을까요?

 

쇼타.

리나의 연인. M대학의 캠퍼스 커플을 꿈꾸는 리나를 위해 M대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는데요, 공부를 가르쳐주겠다며 함께 스터디를 제안한 그룹의 여자아이가 자꾸만 신경 쓰이게 만듭니다. 여자 친구가 있다고 확실하게 밝혔는데도 말이지요. 쇼타는 흔들림 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과연 M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미사토.

보석병 발현으로 전학 온 리나가 새 학교에서 절친으로 삼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컨닝 사전을 뒤집어쓰기도 합니다. 남을 위해 '헌신'할 줄만 아는 아이.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의 동요 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아이. 리나의 생각에 다정함의 끝판왕쯤 되는 미사토는 정작 스스로를 다정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사토가 행하는 감정 없는 헌신, 감정 없는 배려는 과연 다정함일까요? 미사토는 왜 '감정'을 숨기며 사는 걸까요? 미사토는 정말 리나의 절친이 되어 줄 수 있을까요?

 

 


정말 해피엔딩! 어쩌면... 배드엔딩?

 

 

한 가지 미리 말해두고 싶은 건, 이 이야기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것.(중략) 신이시여, 그의 이야기도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해주세요. (리나10페이지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그녀와 함께 걸었던 열두 달 동안의 이야기. 미리 말해두겠는데, 이 이야기의 결말은 배드엔딩이다.(쇼타11페이지

 

리나와 쇼타의 극명한 온도차가 느껴지시나요? 리나는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고, 쇼타는 배드엔딩이라 말합니다. 이 소설 뭐지? 라는 의문과 궁금증을 안고 읽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지요. 같은 시간 완벽하게 다르게 흘러간 리나와 쇼타의 이야기는 한 챕터씩 교차로 이어지는데요, 중간중간 이해되지 않는 장면도 몇몇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전을 만났고, 또 하나의 반전이 이어지면서 마침내 모든 이야기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 읽을 수밖에 없는 소설. 여기까지 밖에 말할 수 없는 소설. 이렇게밖에 마무리 지을 수 없는 서평이라 송구합니다. 한두 걸음만 더 들어간다면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말은 추천한다는 뜻입니다.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 일본 소설입니다. 이야기의 끝이 여기까지라면 추천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삶을 어떤 태도로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해피엔딩일 수도 있고 배드 엔딩일 수도 있는 이 소설은 많은 생각을 안겨줍니다. 빛이 나는 소설. 참 다정한 소설. 반드시 마지막까지 읽어야 하는 소설. 기필코 두 번 읽게 되는 소설!

 

​​

 


 


사랑받기 위해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책에는 그런 사람이 등장합니다. 단 한 번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 본 적 없는, 어떤 것도 주체적으로 해 본 적 없는, 무엇에도 의미를 둬 본 적 없는 사람. 이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 텅 비어 있던 삶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법을 배워 갑니다. 배드 엔딩에서도 힘을 낼 수 있는!


 

자신의 목숨을 버려 남아 있는 가족에게 귀한 보석을 남기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슬픔이라면 슬퍼할 시간에 노력한다'라는 좌우명으로 살아온 사람. 가난은 노력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믿는 가족들 틈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한 가지.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슬픔을 안기려 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죽음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슬픔. 그저 슬퍼할 수밖에 없는, 그저 아파할 수밖에 없는 슬픔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살기로 마음먹습니다. 해피엔딩을 꿈꾸며 살아보기로!


 

이 이야기는 반전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마지막까지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청소년 소설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자녀에게 권할 책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삶의 방향과 태도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 혹은 이제 막 어른의 타이틀을 단 청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해봅니다.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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