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매혹의 법칙'을 이야기하기 위해
먼저 드라마들의 '시청률'별 분류를 해보려 한다.
물론 시청률은 드라마를 평가하는 유일무이한 기준은 아니다.
시청률이라는 숫자놀음때문에 훌륭한 드라마 중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드라마들도 많다.
그럼에도, 드라마에서 대중들을 끄는 힘을 이해하는 데에
시청률만큼 '대체로' 정직하게 그 판단 기준을 만들어 주는 것도 없다는 점에서
좀 '단정적', '결과론적'이더라도 이런 분류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려는 것이다.
처음엔 한꺼번에 그 부류들을 다 소개할까 했으나;;
'스크롤의 압박'이 우려되어 몇 회에 걸쳐 이야기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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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애국가시청률 드라마'란 시청률이 5~10% 사이를 기록하는 드라마들이다.
(1)대체로 이러한 드라마들은 재미도 없고, 이야기의 구성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
의외로 이런 드라마들에도 스타급 배우는 많이 출연한다.
최근에 안재욱이 모 프로그램에 나와서 언급했던 드라마 <사랑해>의 경우도
그중 하나이고,
최지우와 유지태가 출연했던 <스타의 연인>도,
권상우와 '소녀시대'의 윤아가 주연을 해서 화제가 되었던 <신데렐라맨>도
여기에 속한다.
오히려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 중에서 이런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이 종종 있는데,
그것은 대부분,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이
그 '스타'들만 믿고 안이하게 드라마를 만든 경우들이다.
나는 이런 드라마들이 아직도 종종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마도 '투자'와 '한류'라는 변수가 이런 '저질' 드라마들을
아직도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아닌가 한다.
권상우, 안재욱, 최지우와 같은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면
드라마는 '수출'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또한 드라마의 내용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출연진을 보고 투자를 하는 자본가들의 계산기는
드라마 제작진들로 하여금 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 욕심을 내기보다
더 빠방한 출연진이 포진한 드라마를 만들 욕심을 내게 만든다.
(2)또는 '매니아시청자'를 갖게 된 작가나 연출가들이
너무 욕심을 부려 '자뻑적' 후속 드라마를 만들었을 경우도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들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완성도'를 선사하며
매니아시청자들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매니아시청자의 대명사가 <다모>의 '다모폐인'일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매니아들을 양산한 작가나 감독의 이후 행보이다.
지나친 '칭찬'은 독이다.
그들에 대한 찬사와 열광 속에 '자뻑' 상태가 된 제작진들은
때때로 자신들의 세계에 함몰되어 대중과의 소통하는 법을 잊어버린다.
대표적으로 인정옥 작가와 박성수감독의 예를 들 수 있겠다.
이들은 <네멋대로 해라>로 그들 콤비의 최고의 궁합을 보이며
두고두고 회자되는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결별'한 이후
박성수 감독은 <나는 달린다>로, 인정옥 작가는 <아일랜드>로 후속작을 냈으나
결과는 둘 다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달린다>는 신화 팬들의 든든한 후원을 받는 에릭의 데뷔작이었고,
신인이지만 김강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으나
<네멋대로 해라>만큼의 철학도, 재미도, 화려함도 유지하지 못하자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려버렸던 듯 하다.

<아일랜드> 역시 김민정과 현빈, 김민준, 이나영의 캐릭터 모두 신선했고
나름 그들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된 드라마였으나
<다모>의 장성백을 '재탕'이라도 하듯 친남매의 사랑이라는 금기적 소재를 다루면서
보편적 공감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들의 지나친 '작가주의'는 매니아들의 충성도 외에는 기댈 곳이 없어짐으로써
드라마의 '대중성'을 거의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
'다모폐인'의 중심에 있었던 정형수 작가의 경우에는
그 이후에도 <주몽>의 공동작가로 성공을 거둔 바 있지만
최근 <드림>에서는 역시 애국가 시청률을 지속하는 중이다.
또한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감독도
후속작 <트리플>에서는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드라마의 경우에도 전작의 후광을 입고
이정재, 윤계상, 이하나, 이선균이라는 초호화캐스팅을 할 수 있었지만
결과는 참패, 감독과 배우들 다같이 머쓱해졌을 것이다.
특히나 이 드라마처럼 피겨스케이트와 광고회사 같은
'전문직'을 다루는 드라마들은 허술하면 봐 줄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러나 이들 두번째 '애국가 시청률' 드라마의 제작진들에게는
여전히 기대를 버리진 않게 된다.
그들이, 얼른 심기일전하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이해해서
다음 작품으로 멋지게 재기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