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생태철학
김종욱 지음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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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현대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불교와 생태주의-환경운동은 '찰떡궁합'"이라는 말에 어렵지 않게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을 것이다. 불교가 하나의 문화적 전통인 사회에서 환경문제가 당대의 현안이 된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아니던가. 그런데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이렇게 돼버리면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 불교라는 것이 실은 절대로 쉬운 사상이 아니고, 생태니 환경이니 또한 쓰레기 분리수거 잘하고 냇물에 폐수 안 버리면 되는 차원이 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둘을 이론적 차원에서 결합시켜 설명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닐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난점 탓인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논문은 꽤 있으나 단행본으로는 법륜 스님의 강연집인 [불교와 환경] 및 고영섭 교수의 [연기와 자비의 생태학] 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이처럼 척박한 황야에 장장 500쪽이 넘는 분량의 결과물을 과감히 들고 나타난 저자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한 것이다. 불교사상과 서양철학(하이데거)을 함께 공부하고 생태주의-환경문제에 대해서도 녹록치 않은 자료를 소화해낸(본문 곳곳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인용문과 수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저자의 착실한 논리 전개는--비록 일부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이제사 이 분야에 초석 하나가 든든하게 놓였구나"는 안도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전문연구서니만큼 일반인들이 소화해내기에 그리 쉽지 않긴 하지만 그거야 어지간한 인문학 서적 대부분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부록으로 정리된 방대한 분량의 관련저술 목록도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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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 한국불교와 승단에 던지는 도법 스님의 절절한 신앙고백
도법 지음 / 아름다운인연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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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알쏭달쏭한 책이다. 불교계 내부개혁운동과 생명-환경운동의 중심인물 중 한 분인 도법 스님의 새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제목의 뉘앙스와는 달리 '살불살조라, 직지인심이로다' 류의 선문답과는 한참 멀다. "비우니 홀가분하도다, 너희도 떠나라" 류의 부처님 가운데토막같은 수필집과는 더더욱 까마득하다. 근본불교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째로 그렇고, 한국불교계의 현실에 철저하고도 처절하게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둘째로 그렇다.

기본적으로 책의 모든 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특정주제와 관련된 한국불교계의 현상황 진단 -> 이에 대하여 석가모니는 어떻게 가르쳤을까에 대한 탐구 -> 석가모니의 이 가르침에 대한 설명 -> 그에 비추어 한국불교계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에 대한 제언.

이쯤 되면 이 책이 겨누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지레짐작하고 몸을 사려야 맞다. 실로 원리원칙에 입각하여 적나라하게 비판, 질책하고 있는 '한국불교계 전면적 혁신론'인 바, 만해 선사의 [조선불교 유신론]의 정신을 도도히 잇고 있다 아니할 수 없다. 본문에서 숱하게 인용되고 있는 경전들도 [화엄경]이나 [금강경]처럼 익히 들어온 대승경전이나 선불교의 조사어록들이 아니라 [불본행집경], [숫타니파타], [사분율]같이 근본경전들 위주로 되어있다. 실로 흔히 보아오지 못했던 저술이다.

그럼에도 별 다섯이 아닌 이유는 따로 있다. 불교가 무엇인지 공부하려는 입문자, 불교서적을 읽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이, 특정주제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하려는 학인 등에게 적절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겨냥하고 있는 독자층이 특정하다(노골적으로 말해 스님들과 교계 관계자들)는 점에서 자칫하면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 책은 약이다. 음식이 아니다. 먹어야 될 사람들은 꼭 먹고, 먹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가급적 먹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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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La Woman
치보 마토 (Cibo Matto) 노래 / 워너뮤직(WEA)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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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부찌 츠요시를 제외하고 일본에 들을 만한 대중음악은 없다고 믿어왔던 나의 생각을 약간이나마 바꿔준 2장의 음반 중 하나이다.(나머지 하나는 음반...이라기엔 무엇하고, 리틀 나가부찌라 일컬어지는 야마자키 마사요시의 싱글들이었다.) 얼핏 들어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음악인지 알아먹기 힘든 무국적 혹은 다국적의 현란함 혹은 혼란함이 흔치 않게 성공적으로 갈무리된 음반이라는 느낌이다. 아시아의 동쪽 끝에서 서양문화를 흠뻑 빨아들인 끝에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일본인 여성... 마치 세계화 시대의 복잡다단한 느낌을 사운드로 그대로 복제해놓은 듯한 기분을 갖게 만든다. 이 이상 친해지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지만, 이만큼만이라면 가끔은 이런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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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7 .......... 가지마오
지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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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의 정규앨범 13장 중 단 1장만을 고르라는 것은 마치 비틀즈를 놓고 그러라는 것만큼이나 야속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도저히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한다면 결국 내가 꼽게 될 1장은 이것일 것이다. 대략 3곡 정도가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긴 하지만(시대가 많이 흘렀으니 말해둘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지 마오', '독백', '청춘'을 뜻한다) 단 한 곡도 빼놓을 것은 없다. 1집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킨 기세가 3집까지 이어지고, 4집과 5집은 둘째와 셋째의 군입대로 인해 가장 재미없는 음반이 되고 말았고, 두 동생의 제대 후 6집부터 9집까지는 그야말로 산울림의 휘황찬란한 시절이었다. 이 4장의 음반에서 버릴 곡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있는 7집과 8집이 특히 더더욱 광휘를 드리운다. 그 중에서도 8집이 아닌 7집을 꼽은 이유는 여기에 '히트곡'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라는 정도로만 해두자.(8집의 경우는 '내게 사랑은 너무 써'와 '회상'을 뜻한다.) 이후 10집을 거쳐 11, 12집을 통해 서서히 긴 잠에 빠져들었던 산울림의 역사는 잠시동안의 컴백을 기념하는 듯한 13집에서 다시 한번 반짝했던 바 있다. 아무려나, 한번 보석은 영원히 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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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나무
고규홍 지음, 김성철 사진 / 들녘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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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행위를 위해서만 사람들이 절을 찾는 것은 아니다. 정신의 휴식을 위해서, 구경을 위해서, 또 때로는 사진촬영이나 산장 대용이나 생태기행을 위해서도 찾는 곳이 한국인에게 있어서의 절이다. 하지만 면식이 있는 스님도 없는 절을 불쑥 찾기가 다소 어색한 이들에게 사찰건물의 복잡한 구조와 그 안에 담긴 심오한 의미는 좀 무거운 감이 있다. 불상이나 탱화도 마찬가지. 그런 이들을 위해 좋은 위안이 되어줄 수 있을 법한 책 한 권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한다. 올컬러로 된 책의 페이지마다 초록색 가득한 가지가지 나무들이 멋진 모습으로 서있고, 그 한켠에는 해당 사찰에 얽힌 사연, 나무에 얽힌 사연들이 쉽고도 다감스런 필체로 잘 정리되어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적당히 맞춘 난이도임에도 허술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또한 그곳까지 가는 교통편도 첨부되어있어 답사기행용으로도 요긴하다. 시간 날 때마다 한 두 항목씩 뒤적거리다 불현듯 이 한 권만을 끼고 훌쩍 다녀와도 괜찮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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