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
조설근 지음 / 예하 / 199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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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사에서 나온 [정본 삼국지]와 [신역 수호지], 동반인에서 나온 [진본 서유기]와 더불어 연변대학의 동포 교수들이 합동으로 번역한 나머지 하나가 예하에서 나온 본 [홍루몽] 전6권이다. 이것들은 모두 70년대에서 80년대 초 사이에 번역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며([홍루몽]은 74년), 국내에는 90년대 초에 앞다투어 출간되었다. 모두가 더 바랄 것 없는 최상의 번역이며(최소한의 맞춤법 교정 정도는 다 되어있다), 판본도 대표적인 것들이고(중국 고전소설들은 여러 판본들이 혼재하기 일쑤이며 상당한 분량 차이가 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해설, 주석, 삽화 등도 충실하다.

중국 고전소설에 관심있는 분들은 옛날의 일어 중역본이나 판본도 분명치 않은 구역본들, 혹은 의심스러운 평역이니 개작이니 축약이니를 피하고 이 연변 번역본들을 선택하시기 바란다. 다만 [금병매]는 아직도 중국에서는 금서나 다름없이 취급되고 있는 상황이라 연변 번역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충실한 완역본으로 남한의 번역가들에 의해 번역이 되었거나(청년사) 되고 있으니(솔)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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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후기현대의 철학적 논쟁
한정선 외 / 서광사 / 199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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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철학서적은 일단 서광사라는 전문출판사의 책들을 찾아보시는 것이 지름길이다. 철학전문 출판사로는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곳이다.

90년대 남한사회를 풍미했던 포스트주의에 대한 책들은 대표적 사상가들의 원전을 비롯하여 수도 없이 많이 쏟아져나왔는데, 그중에 상당히 충실하면서도 소리소문없이 묻힌 책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한정선 혼자만이 아니라 안드레아스 호이어와의 공저이다.

원전들은 논외로 하고, 포스트주의를 유행시키기 위해 기를 쓰는 티가 역력했던 숱한 소개서, 해설서, 개론서들과 달리 이 책은 매우 침착하고 학구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아마 그래서 묻혔을 것이다). 그 주된 방법은 제목이 암시하듯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을, 구체적으로는 하버마스와 리오따르를 대비시키는 것이 하나이고, 포스트주의의 화두라 할 수 있는 '현대' 개념을 역사적, 철학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또 하나이다.

이제 유행은 완연히 물건너간 것처럼 보이지만, 이제라도 뒷정리를 한번 해보고 싶으신 분은 이 책에도 한번 관심을 가져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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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총론
M.C. 그리들리 지음, 심상범 옮김 / 삼호뮤직(삼호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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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재즈 유행이 일었을 때 무수한 재즈 입문서들이 쏟아져나왔지만 대략 과반수는 그 돈으로 아무 재즈 음반이든 한 장을 사듣느니만 못한 것들이었다. 그중에 괜찮은 책 하나가 그리들리의 [재즈 총론]이었는데 신판이 간행되었다. 이전 판이 나온지 무려 12년만의 신판인 만큼 분량도 336페이지에서 512페이지로 대폭 늘었고, 가격도 두 배 이상 올라갔다.(이전 판은 70년대 퓨젼까지만을 다루고 있었다.)

내용은 상당히 충실하다. 1부 '재즈의 기본'만 보아도 재즈라는 음악에 대한 기본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2부부터는 시대별로 대표적인 사조들을 개괄하고 있으며, 특히 중요 음악인들을 별도로 상세히 다루고 그들의 대표적인 녹음도 소개하고 있어 실제감상에도 요긴하다. 조금 학술적인 엄밀성을 띄고 있어 딱딱할 수도 있지만, 쓸모 없는 수사나 남발해대는 싸구려 책들이 따라올 수 없는 깊이이자 미덕으로 보는 편이 합당할 것이다. 그러니 유행의 바람이 깨끗이 잦아든 지금 개정판도 나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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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객, 김현식
육상효 엮음 / 솔출판사 / 199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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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김현식의 사망 후 기획되어 91년 10월에 간행된 책이다. 뒷부분 1/3은 1집부터 6집까지의 수록곡 악보로 채워져있고, 앞부분 2/3는 김현식론이나 지인들의 회고담으로 구성되어있다. 회고담으로는 당시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였던 육상효의 것, 음악인 엄인호, 강인원, 박성식, 오태호의 것이 실려있고, 논문 성격의 글로는 강헌의 것, 임우기의 것이 실려있다. 그밖에 약간의 사진, 김현식의 유고, 간략한 연보 정도가 추가되어있다. 김현식 팬이라면, 특히 그의 악보집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김현식 팬이라면 구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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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 영원한 진리의 말씀
김달진 / 현암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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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이라는 경전 자체야 말할 것도 없이 소중하고 귀한 가르침이다. 석가모니의 육성에 가장 가깝다는 본 초기불교 금언집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는 과문한 이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다. 문제는 번역과 해설이다. 이미 수십 가지 판본이 나와있는 갖가지 [법구경] 중 특히 추천하지 못할 것이 김달진에 의한 본 한역본이다.

우선 대단히 옛날인 1962년도의 번역이다. 이후 소폭 개정을 했다 하더라도 아예 새로 작업을 한 것이 아닌 한 낡고 고리타분한 문체는 어쩌지 못한다. 더구나 나의 판단으로는 상당히 자의적이기까지 하다. 과거 김달진 번역본이 유명했던 것은 순전히 당시엔 마땅한 다른 번역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 결정적으로 이 판본은 한역본으로부터의 중역이다. 팔리어 원전으로부터의 직역본이 이미 여럿 시중에 출간되어있는 상황에서 굳이 중역본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특히 경전, 학술서, 시집 등의 경우에는 어지간하면 중역본을 피하는 것이 좋음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셋째, 해설의 문제이다. 김달진은 구절구절마다 번역문 뒤에 자신의 해석을 달아놓았는데, 이 내용들이 심히 보기가 불편하다. 시종 감탄과 질타와 탄식으로 뒤범벅되어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에서는 원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보이는 성차별주의적 발언들까지 서슴지 않는다. 60년대의 불교계는 그래도 됐는지 모르나 오늘날에 와서는 턱에도 닿지 않는 노릇이다.

넷째, 여타의 번역본 중 일부는 각각의 금언과 관련된 이야기--석가모니가 금언을 설하게 된 배경--를 함께 실음으로써 이해를 돕고 있다. 이것이 실제로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데 김달진 번역본에서는 이것이 전혀 없다. 배경지식이 없음으로 해서 왕왕 해석의 맥락이 상당히 달라지기까지 한다.

어찌된 일인지 시중에 김달진 번역본 [법구경]이 여러 가지 판본으로 나와있는데,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당연히 동일하게 안고 있다. 웬만하면 직역에 배경해설도 달린 다른 번역본을 선택하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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