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람시의 옥중수고 1 - 정치편
안토니오 그람시 지음, 이상훈 옮김 / 거름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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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20세기 유럽의 좌파는 레닌을 기점으로 하는 동유럽 좌파와 그람시를 기점으로 하는 서유럽 좌파가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람시 이후의 서유럽 맑스주의자 중에 그람시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의 대표작이 이 [옥중수고]이다. 동구권 붕괴 이후의 시대를 사는 좌파-맑스주의자라면 맑스-엥겔스의 저술 못지 않게 반드시 읽어야 할 '기본'인 셈이다.

[옥중수고]는 말 그대로 감옥에서 쓰여진 단편적인 연구노트들의 묶음이다. 원본은 상당한 분량을 자랑하는데(수천 페이지), 거름에서 낸 이 책은 그중 일부를 발췌하여 영역한 [Selections from the Prison Notebooks of Antonio Gramsci], Hoare & Smith(500페이지 가량)의 국역본이다. 현재까지 영어권의 대표적인 번역선집으로 꼽히고 있다.

맑스와 엥겔스가 채 해내지 못하고 후대의 과제로 미뤄두었던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 특히 상부구조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여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전개되었다고 말하여 무리가 없을 것이다. 7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것들은 낡기는커녕 오히려 [자본론]만큼이나 단단한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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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사 1 - 일월총서 89
候外盧 지음 / 일월서각 / 198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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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3권으로 나뉘어 출간된 이 책의 원서는 '북경대학교 후외로 교수 주편, [중국사상사강(中國思想史綱)], 중국 청년출판사, 1980년'이다. 사회주의 중국에서 좌파적 관점에 입각해 쓰여진 중국철학사 중 대표적인 것으로 우리 나라에 소개되어있는 것이다. 1권은 은대부터 위진남북조까지, 2권은 당대부터 19세기 초까지, 3권은 아편전쟁시대 이후의 근대사상을 다루고 있다.

이런 만큼 익히 알려진 풍우란이나 노사광의 중국철학사와는 상당히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총3권에 각권 300페이지 내외밖에 안되는 '작은' 분량은 하나의 약점이지만. 철학사 서적에 정본이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저자의 철학적 입장이 개입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풍우란, 노사광 등을 별 생각없이 봐온 사람들은 그들이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을 피해 대만으로 망명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된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반드시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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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강의
김태길 외 / 철학과현실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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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근본문제'를 부제로 달고 있는 이 책은 철학문화연구소가 편찬한 것이다. 한국의 중견 철학교수들이 철학의 분과별로 한 장씩을 맡아 집필하였다. 입문서로는 조금 버거울 것이다. 두세 권 정도의 입문서 및 철학사를 본 이후에 특정한 주제, 분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운동 정도로 좋을 듯하다.

1장은 김태길의 총론, 2장은 소흥렬의 과학철학, 3장은 백종현의 인식론, 4장은 김광수의 심리철학, 5장은 김태길의 윤리학, 6장은 황경식의 사회철학, 7장은 엄정식의 도덕철학(자유와 법칙성의 문제), 8장은 손봉호의 종교철학으로 되어있다. 얼핏 낯설어 보이지만 결국 존재론-인식론-가치론이라는 고전적인 편제에서 벗어나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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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비평용어사전
이명섭 / 을유문화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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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제목처럼 '세계'의 문학비평용어를 모두 다루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서양의 문학비평용어가 압도적이다. 그리고 이명섭 교수의 저술이 아니라 여러 외국사전들의 편역이다. 기본적으로 M.H. Abrams의 [A Glossary of Literary Terms] 전체(212 항목)가 들어가있고, 거기에 300여 항목을 여타의 외국사전들로부터 추가하거나 새로 써서 대항목 530여개로 구성되어있다. 전반적으로 상세하고 풍부한 해설인 듯하다. 많은 항목들에 참고서적목록들이 딸려있는데 원서에 의한 것이라 이것들도 다 원서다.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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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강설
이영무 지음 / 한국불교출판부 / 198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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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의 출범선언문과도 같은 성격의 경전이며, 재가불자를 위한 경전이며, 모든 경전 중 가장 문학성이 뛰어나기도 하다는 [유마경]의 완역본이다.  [유마경]은 아직까지 산스크리트어 원전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므로 한역으로부터의 중역본밖에 구할 수 없을 것인데, 이 책은 가장 널리 읽혀진다는 구마라즙의 것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본문은 한문 원문, 국역문, 해설이라는 정통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당장에는 볼 일이 없다 하더라도 경전 정도의 책에 원문이 실려있지 않은 경우는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성실한 번역과 더불어 매우 상세하고 꼼꼼한 해설이 인상적이다. 해설이 분량의 3/4 가량은 차지하고 있는데, 학술적 엄밀함이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충실도가 높고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표지는 하드커버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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