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람시의 옥중수고 1 - 정치편
안토니오 그람시 지음, 이상훈 옮김 / 거름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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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20세기 유럽의 좌파는 레닌을 기점으로 하는 동유럽 좌파와 그람시를 기점으로 하는 서유럽 좌파가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람시 이후의 서유럽 맑스주의자 중에 그람시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의 대표작이 이 [옥중수고]이다. 동구권 붕괴 이후의 시대를 사는 좌파-맑스주의자라면 맑스-엥겔스의 저술 못지 않게 반드시 읽어야 할 '기본'인 셈이다.

[옥중수고]는 말 그대로 감옥에서 쓰여진 단편적인 연구노트들의 묶음이다. 원본은 상당한 분량을 자랑하는데(수천 페이지), 거름에서 낸 이 책은 그중 일부를 발췌하여 영역한 [Selections from the Prison Notebooks of Antonio Gramsci], Hoare & Smith(500페이지 가량)의 국역본이다. 현재까지 영어권의 대표적인 번역선집으로 꼽히고 있다.

맑스와 엥겔스가 채 해내지 못하고 후대의 과제로 미뤄두었던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 특히 상부구조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여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전개되었다고 말하여 무리가 없을 것이다. 7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것들은 낡기는커녕 오히려 [자본론]만큼이나 단단한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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