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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 춘향가 2집
김소희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1998년 11월
평점 :
만정 김소희 하면 20세기 후반의 소리꾼(판소리를 하는 사람) 중에서 여성으로는 단연 최고로 추앙받는 명인이다. 그리고 그녀가 남긴 많은 녹음 중에서도 첫손에 꼽는 것이 70년대에 녹음된 [춘향가]와 [심청가]다. 이 음반은 그중 [춘향가]를 CD로 재발매한 것이다. 총 6장의 방대한 분량이며, 한 장씩 분매하고 있다.(초보자라면 인트로에 해당하는 1집보다는 2집이나 3집을 먼저 사서 들어볼 것을 권한다. 물론 한꺼번에 6장을 다 사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초보자에게 이 '김소희 춘향가'를 1순위로 권하는 까닭은 여러 가지이다. 첫째로는 녹음 자체가 길이길이 남을 특급 명반이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구하기도 쉽고 음질도 훌륭하기 때문이고, 셋째로는 듣고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셋째 이유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덧붙이자면, 김소희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초보자나 외국인이 들어도 별 부담이 없을 만큼 덜 허스키하고 빨리 친해지기 쉬운 음색이라는 점이 하나 있고(그러나 아무리 들어도 결코 질리지 않을 만큼 깊이도 대단하다), '춘향가' 자체가 가진 내용과 악곡의 대중성이 또 하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적인)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판소리 음반은 많지 않다. 어떤 것은 음질이 너무 떨어지고(예컨대 임방울), 어떤 것은 초보자에게는 영 귀에 들어오지 않으며(예컨대 박록주나 박봉술), 어떤 것은 아예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다(예컨대 한승호). 감히 자신하건대 정부가 집집마다 1장씩 나눠줘야 할 음반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덧붙여, 남성 소리꾼의 춘향가 명반으로는 조상현이 브리태니커에서 낸 6장짜리(박스셋)와 은희진이 서울음반에서 낸 5장짜리(분매)를 함께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