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 - 조상현 1집
조상현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음반 표지를 보면 '판소리 창극'이라는 희한한 명칭이 붙어있는데, 판소리는 어디까지나 판소리고 창극은 어디까지나 창극이다. 판소리는 전통적인 양식에 따라 1명의 노래(소리)와 1명의 고수(북 반주)가 모든 것을 맡아 가창을 중심으로 끌어가는 것이고, 창극은 일제시대에 새로 생긴 양식으로서 일종의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다. 녹음에도 두 장르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는데, 판소리 음반이라고 하면 거의 북 반주만으로 소리꾼 혼자서 한 것인 반면 창극 음반은 여러 소리꾼이 돌아가며 녹음을 하거니와 반주도 북만이 아닌 여러 악기가 동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음반은 그중 '창극 음반'이라고 콕 찝어서 말해주어야 맞다. 1960-70년대에는 판소리 음반보다는 이런 창극형태의 음반이 훨씬 많았는데, 이것 또한 그중의 하나이다. 가창진으로는 조상현 외에 정권진, 신영희, 은희진, 안숙선 등이 함께 하고 있다. 그밖에 연주진에도 대금에 서용석, 아쟁에 박종선, 북에 김명환 등이 참가하고 있다. 모두들 한가닥한다는 명인명창들이니 이것을 조상현의 독집음반이라고 얘기하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겠다. 워낙 대가들이 함께 한 녹음이니 기본 이상인 거야 당연한 얘기겠지만, 창극 음반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산만하고 깊이가 부족한 한계를 극복할 수가 없게 되어있다. 창극은 오히려 공연으로 볼 때 재미가 있고, 감상용으로 음반을 구입할 때는 일단 판소리 음반을 찾는 것이 좋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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