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새 소리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20
백석 지음 / 미래사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표지에는 '백석 전집'이라고 되어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해방 이전의 시전집'이다. 다시 말해 산문이나 해방 이후의 작품들은 수록되어있지 않다. 자가본으로 발간했다는 시집 [사슴]을 모두 수록하고 있는 1부는 기대만큼은 아니었고, 오히려 여러 매체에 개별적으로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은 2부의 수준이 높다. 1부가 그만큼 초기 작품들이라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그 자신 동향이자 고교 선배인 김소월을 무척 존경했다는 데에서도 짐작이 가듯, 백석의 시세계는 기본적으로 소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경 유학생 출신의 인텔리이면서도 작품들을 지배하는 것은 철저하게 민족적이고도 민속적인 정서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옛날말에 평안도 사투리까지 더하여져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들이 속출한다. 문화인류학 민속지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는 것도 이런 탓일 게다. 이 멀찍한 공간적-시간적 거리감 사이에서 나는 종종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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