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 DSLR 촬영 테크닉
문성욱 지음 / 이비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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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은 디카 전반을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역시 중점은 반자동(A모드나 S모드) 이상에 두고 있다. 그래도 수동/DSLR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들과의 차이는 어느 정도 나는 것이, 자동으로 찍을 때도 참고할 만한 여러 대상별 촬영 팁, 카메라 고르는 법과 관리하는 법, 삼각대나 메모리나 배터리같은 악세사리에 대한 설명들까지, 보다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염두에 둔 흔적이 역력하다. 한편으로 심도조절이나 조명 등에 대한 설명이 최소화되어있다시피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우선 서술이다. 성실하고 차근차근하게 쓰여있는 것은 좋으나 실용서치고는 서술방식이 너무 평면적이어서 인터넷 게시판에 길게 연재한 글을 그냥 책으로 펴낸 듯한 느낌이다. 그나마 요령있는 편집으로 커버가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실은 필자보다 편집자를 더 탓하고 싶다. 글과 이미지가 영 따로 놀고있는 듯한 느낌이고, 소제목이나 박스글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그때그때 찾아가며 써먹기엔 불편해보인다. 보아하니 실용서 전문 출판사인 모양인데, 편집과 디자인에 신경을 좀 써야할 것 같다.

그래도 내용은 착실한 편이다. 너무 전문가용으로 치우치지도 않았고, 도움이 안될 정도로 얄팍한 수준인 것도 결코 아니다. 컴팩트나 하이앤드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분, 너무 복잡한 것까지는 싫고 딱 한 권으로 유효적절하게 써먹을 수 있는 정도를 원하는 분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특히 DSLR까지는 필요없고 50~60만원대 하이앤드를 반자동 모드에 놓고 취미로 재미있게 찍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분이라면 최적의 참고서가 될 수도 있겠다. 카메라든 사진책이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사실 고생길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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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쉽게 찾기 호주머니 속의 자연
송기엽,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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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찾아보면 야생화 도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적어도 휴대가 가능한 사이즈 중에서는 이보다 나은 책을 알지 못한다. 절대로 들고 다닐 수 없는 크기의 책 중에도 좋은 것들이 있겠지만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것이고, 휴대를 하며 현장에서 바로 혹은 사진으로 찍은 후 집에 와서 이 예쁜 아이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싶은 용도라면 이만한 책이 없다.

사진은 식물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찍혔고(이런 사진은 유명한 누구처럼 예쁘게만 찍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꽃과 잎이 함께 나와야 하고, 꽃과 식물의 크기도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설명은 꼭 적혀있어야 할 식물의 특징들(줄기의 모양과 길이와 색깔, 잎의 모양, 꽃피는 시기, 꽃의 모양과 색깔 등)을 빠뜨림 없이 담고 있으며, 계절별->꽃색깔별->분류별로(그리고 부록에서는 학명과 우리말 이름으로) 최대한 찾기 쉽게 편집되어있으면서도, 600여쪽에 1000여종의 야생화를 차곡차곡 끌어모아놓은 책은 별로 무겁지 않고 크기는 적당한 것이 제본도 튼튼하다.

한 마디로 뭘 아는 사람들이 제대로 만들었다는 말인데, 어떻게 보면 고지식하리만치 원칙에 충실한 이런 태도야말로 도감을 만드는 데에--그리고 전집, 교본, 사전, 자료집 등을 만드는 데에도--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세인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필요로 할 법한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데는, 그리고 유행과 상관없는 종류의 책이 출간된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스테디셀러로 등록되어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너무나도 당연한 말일 테지만, 이 책을 100% 믿고 100% 의지해서는 안 된다. 우선 이 책에 한국에 자생하는 모든 야생화가 실려있는 것은 아니다. 나만 해도 올 1년 동안 이 책이 빠뜨리고 있는 경우를 2~3번은 경험했다. 식물학적 분류도 이 책과 다른 책이 상이하게 밝히고 있는 경우가 없지 않다.(어느 쪽이 정확한지야 물론 전공자가 아닌 나로선 알 도리가 없다.) 그리고 이 책은 어디까지나 도감이다. 꽃에 얽힌 전설, 꽃말, 기르는 법 등은 단호히 생략되어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분야에 대해서는 [한국의 야생화](이유미 지음)라는 좋은 책이 또 이미 나와있다. 이 두 권만으로도 우리 야생화에 대한 애정이 가슴 속에 꽃밭을 이루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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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진 길라잡이 - 증보판
천명철 지음 / 미진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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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팔리기도 했고 교재로도 많이 쓰이는 책이라고 해서 열심히 책장을 넘겨보았지만, 애석하게도 99년 초판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책이다. 요즘 팔리고 있는 2003년 증보판은 99년판에다 디카에 관한 제11장을 덧붙였을 뿐이고, 이것이 디카에 관한 전부다. 그렇다고 총11장 중 10장이 오로지 필카만을 위한 내용이라는 것은 아니다. SLR의 경우 필카든 디카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와 노출과 심도같은 기본조작법은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이 책은 철저히 SLR 수동조작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어차피 컴팩트 자동카메라 사용자들은 이런 책을 보지도 않겠지만.) 문제는 그래도 걸리는 게  좀 있다는 것인데, 열거해보자면 이렇다.

첫째, 그 동안의 카메라 제조기술 발전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가 카메라의 기계적 특성에 대해 착실한 설명을 해주고 있는 점임을 감안하면 더욱 큰 문제다. 노출계나 플래쉬 같은 부분에서 특히 확연하게 드러난다.

둘째, '재미있는' 서술을 위해 거의 강연내용을 그대로 받아적은 듯한 구어체로 되어있는데 이것이 다소 역효과를 내고 있다. 간단하게 도표와 그림으로 설명하면 될 내용을 구구절절이 풀어써서 더 헷갈리게 만드는 부분이 다소 있다. 보다 더 과거의 딱딱하기 이를 데 없는 입문서들에 비하자면 장족의 발전이었겠지만, 그로부터 다시 여러 해가 흘렀고, 그 동안 요령 좋게 쓴 해설서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문제다.

셋째, 디카에 대한 부분이 역시 너무 소홀하다. 일례로 조작상에 있어 필카와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는 화이트밸런스에 대한 서술이 달랑 1페이지에 불과하다. 화이트밸런스를 잘 잡아주는 것이 노출을 잡는 것 만큼이나 중요해진 판에 이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여전히 장점들이 더 많은 것만은 분명하다. 수동카메라의 기본조작법을 이만큼 착실하게, 차근차근 서술해주고 있는 책을 요즘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노출, 심도, 측광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본문내용은 어찌 보면 고루해보일 수도 있지만 이걸 건너뛰고 수동카메라를 다룬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사항들(렌즈, 플래쉬, 접사 등)도 중간중간에 부록처럼 삽입해서 적절히 다뤄주고 있고, 용어설명과 연습문제도 틈틈이 잘 제시되어있다. 기초부터 제대로 다져나가고 싶은 성실파라면, 그리고 그렇게 가르치고 싶은 강사들이라면 더더욱 무시하기 어려운 책일 것이다. 잘 좀 손을 봐서 재개정판이 나와주면 좋겠다. 참고로 이 책으로 기초를 다진 이들을 위한 중급용 제2권도 최근에 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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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가르침과 팔정도
월폴라 라훌라 지음, 전재성 옮김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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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얘기하자면, 원제가 'What the Buddha Taught'인 이 책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불교입문서이다. 물론 제일 유명하다는 것과 제일 훌륭하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지만, 적어도 제일 쓸만한 것 중 하나라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스리랑카의 스님이자 불교학자인 저자가 도통 불교의 기초가 없는 서양인들을 위해 영어로 집필한 책(초판: 1959년)이라는 특징은 이 책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원인이 됐을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의 젊은이/지식인들에게 보다 쉽게 읽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책은 과거 [현대사회와 불교](한길사, 1981)라는 편역서의 제1부로 전재되기도 했고, 대원정사에서 [붓다의 가르침]이라는 제목으로 1986년에 출간되기도 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국내에 번역소개된 바가 있다. 전재성 박사의 번역은 그 중 최신판이자 역자의 보충해설까지 포함되는 등 가장 신경을 쓴 판본이라는 특징이 있다.

책의 내용은 일단 철저히 근본불교에 기초하고 있다. 화엄이니 보살도니 정토신앙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근본불교 이론체계의 뼈대라 할 수 있는 사성제를 중심으로 무아, 명상 등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저자가 대승불교를 모르는 것이 결코 아님이 분명하지만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이므로 일단 근본불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방식에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대승불교는 대단하고 심오할지는 모르지만 너무 어려워서 일반인들의 눈에 거의 헛소리로 오해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기초에 해당하는 근본불교 공부가 거의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승불교(특히 선불교)에 바로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한 한국의 통상적인 불교공부 체계는 분명 문제가 크다. 이 책과 같은 좋은 입문서로 기초공부를 튼튼히 해놓고, 기본개념부터 착실히 다져놓은 다음에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야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돈오돈수니 겉멋이 들어 로또 사듯 대박을 노리는 것은 석가모니의 위대한 가르침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돈오돈수니 화두선이니 하는 것은 일반인이 아니라 '상근기'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라는 것은 고금의 선불교 고승들이 수백 차례 강조하고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슨 수필집처럼 술술 읽힐 정도로 말랑말랑한 것은 아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입문용 학술서적같은 정도의 난이도이다. 이보다 쉬운 책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佛敎, 즉 하나의 종교나 교단이기 이전에 사상으로서의 붓다의 가르침) '공부'를 한번 해볼 작정인 독자라면 이 정도가 딱 맞는 수위인 것 같다. 다만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 말해주듯 이 책은 그야말로 기초핵심만을 정리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며, 설령 그 엄청난 분량의 경전과 해설서들을 다 읽는다 해도 수행(실천)을 위한 이론적 초석 이상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 또한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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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촬영 & 리터칭 83가지 비밀 - 찍고 꾸미고!
윤돌 외 지음 / 정보문화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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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항목 수는 촬영이 50, 리터칭이 33이지만 페이지 수를 따져보면 반반이다. 그렇다면 중요도나 충실도는? 촬영이 20, 리터칭이 80은 될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를 뭘로 사야 할지, 어떤 기능과 특징을 염두에 두고 구입해야 할지 같은 촬영 이전 부분은 전혀 없다. 카메라의 관리, 렌즈 및 필터의 선택, 악세사리에 대해서도 거의 없다. 단지 모르면 정말 곤란한 촬영기법과 기능 몇 가지--이를테면 구도, 빛의 방향,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화이트 밸런스, 측광--가 그저 대충, 순서도 뒤죽박죽으로 듬성듬성 소개되고 있을 뿐이고, 그러고 나서 후보정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빼곡이 이어진다.

페이지 수가 반반이면서 충실도가 2:8일 수밖에 없게 돼있는 것이, 촬영 부분은 왼쪽 페이지 마다마다를 예제사진 한 장으로 도배해놓았다. 즉, 분량의 절반이 사진이다. 나머지 절반의 또 반은 작은 예제사진들이고, 다시 나머지 절반의 또 반은 여백이다. 글은 1/8밖에 안된다. 부실할 수밖에. 촬영 부분을 맡은 필자(공동저작이니까)가 엉터리라서든, 디카는 원래 사후보정이 중심이라고들 믿어서든, 컴퓨터 책 전문인 출판사의 특성 탓이든, 촬영 쪽 공부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속은 느낌이다.

그나마 리터칭 부분은 봐둘 만하다. 앞쪽처럼 분량의 반을 자기들이 찍은 사진으로 도배해놓지도 않았고, 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알기 쉽게 잘 써놓았다. 다만 쓰기는 쉽게 썼는데 구사되는 방법은 수준도 상당히 높고 종류도 무척 다양해서 과연 일반인들에게 적합한지 의문이다. 과반수의 사람들은 밝기 조정과 크기 줄이기가 전부고, 기껏해야 샤프니스, 크롭, 기울기 조정, 테두리 장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이 책의 후반부만 봐도 사진을 갖고 하는 포토샵 기능의 대다수는 습득이 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상당한 언밸런스가 되고 말았다. 사진 찍기에 대해서는 사진책답지 않게 부실하고, 리터칭에 대해서는 사진책답지 않게 자세하다. 결국 사진책같지 않다는 얘기인데, 아마도 애당초 만들기를 그렇게밖에 만들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사진을 제대로 배우겠다는 사람에게도 별 소용이 없고, 포토샵을 어느 정도 다루는 사람들에게도 별 소용이 없다. 사진은 대충 찍고 리터칭으로 재미를 보겠다는, 다시 말해 사진을 소스로 해서 가공해낸 이미지 쪽에 관심있는 분들에 한해 소용이 닿을 만한 책일 듯하다.

끝으로 한 가지 더, 적어도 사진 책이면 예제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인물도 어느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도 이 책은 영 아니다.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DIY 모델 몇 명이 끈질기게 등장하는데, 사진책에서까지 헝그리 정신을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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