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여행, 맛있는 남도 -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유연태 지음 / 넥서스BOOKS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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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에서 만든 여행정보서적이 다 거기서 거기인 건 아니다. 해외 배낭여행 관련서적같은 경우 꽤 괜찮은 시리즈가 여럿 있다. 그 유명한 론니 시리즈의 국역판이 그다지 큰 힘을 못쓸 정도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국내여행에 관한 책들은 '거기서 거기' 수준을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하나같이 수박 겉핥기 식이고 때깔만 번지르르해서 정작 알찬 도움이 되지 못한다.(여행정보서적과는 길이 좀 다른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는 예외다. 나온지 좀 오래된 게 탈이지만 무척 공들여 펴냈다.)

이 책도 딱 그 수준이다. 넥서스북스의 '대한민국 대표여행지'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것인데,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바로 그 정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대표여행지 몇 곳에 관한 최소한의(2쪽 가량) 기본정보, 분량 채우기에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고만고만한 사진들, 얼마나 바뀌었을지 알 수 없는 교통정보들(더구나 대중교통에 대해서는 매우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 부실한 지도, 별로 쓸모도 없는 숙박정보와 공신력을 기대할 길 없는 식당정보들의 평면적 나열...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다. 더구나 전라남도라는 특정지역만을 한 권으로 다뤘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이 책 하나로 뭘 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그저 특정 지역을 방문할라치면 어딜 가보면 좋을까에 대한 간략한 제안 정도로 여기면 딱 좋다. 

차라리 이런 팁을 활용해보시라. 요즘은 지역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 군에서 열심히 관광정보 사이트를 구축해놓고 있다. 해당 시청, 군청 홈페이지로 일단 들어가보시라. 반드시 관광과 관련한 별도의 매뉴 내지 서브 홈페이지가 마련되어있다(아마 정부 차원에서 그렇게 하라고 시킨 모양이다). 기본정보라면 이 홈페이지들이 차라리 나으며, 담당자 연락처가 나와있을 경우 전화해서 물어보면 성심성의껏 가르쳐준다. 왠만한 책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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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버섯대백과
김현정 감수 / 동학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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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는 마이리뷰라는 형식을 빌어 부연설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을 상품설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외국 책의 번역본이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코미야마 카츠지라는 일본 사람으로, 어디까지나 일본의 버섯들에 관한 간단한 해설을 곁들인 도감이라는 게 이 책의 정체다. 김현정이라는 분은 단지 감수만 했을 뿐이다.(원서의 발간은 2007년으로 되어있다.)

물론 일본의 생태도감들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사진들은 하나같이 훌륭하고 설명도 적절하며 정확하기로 이름이 높다. 편집은 또 어찌나 그렇게 깔끔하게 해놓는지 부러울 정도다. 그러나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것은 한국의 버섯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다른 나라 도감을 들여다보고 있을 일은 거의 없는 것이다.  

바로 옆나라인데 뭐 그리 차이가 날까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 책에는 모두 307종이 수록되어있는데, 한국명이 아예 없어서 그냥 학명을 한글로 적어놓은 것이 무려 33종에 이른다. 나머지 또한 과연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다시 말해 도감에 우선적으로 실을 만한) 종일지 의문이다. 300종이 넘는다고 해봤자 현재까지 한국에서 발견된 것의 절반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어찌된 일인지 나머지 274종에 대해서는 학명 표기를 생략하고 있어 과연 여기 달린 한국명이 통상적인 그게 맞는지 확인할 길도 없다.(어린이용 도서도 아닌데 학명 표기를 생략한 도감은 처음 본다.) 번역서라는 점을 별로 알리고 싶지 않았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저자의 머리말도, 감수자의 한 마디도, 번역자 이름도, 일러두기도, 심지어 정확히 몇 종이 실려있는지도 찾아볼 수 없다.(307종이니 33종이니 하는 숫자들은 내가 목록을 일일이 센 것이다.) 실로 겉보기엔 번듯한데 들여다볼수록 난감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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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2009-04-14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군요. 외국버섯도감을 그냥 번역해 놓은 것은 참고 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식용여부를 번역본의 설명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같은 버섯이라도 돋는 지역이 다르면 그 독성이나 화학 성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버섯의 학명이 없다니 저 개인적으로 보아서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나마 학명이라도 있으면 일본의 버섯들은 어떤 것이 있나 사 보려고 하였습니다.
 
한국버섯도감 - 원색
이지열 / 아카데미서적 / 198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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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일반인이 쉽게 구할 수 있는 버섯도감으로는 대표적인 책이었다고 하나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과 적당한 가격에 618종이라는 많은 항목을 수록하고 있으며(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버섯도감 중 이만큼 많은 항목을 수록한 것이 거의 없다) 단단한 하드커버로 무장해 여전히 새것처럼 보임에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366쪽에 618종을 수록했다는 얘기는 다시 말하면 항목별 분량이 그만큼 적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페이지당 두 종씩을 다루고 있으며, 당연히 사진도 종당 1장밖에 수록되지 않았다. 설명은 대부분의 버섯도감이 상당히 간략하기 때문에 뒤질 것이 없지만, 불행히도 한 장뿐인 사진의 크기는 작을 수밖에 없으며 더구나 화질도 별로 좋지 않다. 초점이 맞지 않거나 하얗게 날라가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어두운 사진들이 너무 많아 동정에 곤란이 많다. 아무리 종수가 많이 실려있댔자 동정하기가 어렵다면 무용지물이다. 새로 나온 괜찮은 버섯도감이 여러 가지 있으므로 그것들을 우선 참고하고, 거기에도 없는 것을 찾을 때에 한해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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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 한국의 버섯
조덕현 지음 / 아카데미서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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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버섯 도감이 꽤 여러 가지 나와있는데, 그 중 이미 여러 권의 버섯 관련 책을 낸 바 있는 전문연구자의 것이라고 해서 관심 있게 펼쳐보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듯함에도 들여다보면 볼수록 뭔가가 부족하다. 사진들도 좋고 설명도 충실하며 313종을 수록하고 있으므로 다루는 종의 범위도 다른 책들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도감으로 활용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몇 있으니, 우선 페이지 구분이 불편하게 되어있다. 통상 도감이란 것은 한 페이지에 한 종을 싣든 두 종을 싣든 페이지별로 항목이 딱딱 떨어지게 만들기 마련인데 그렇지가 않다. 대부분의 항목이 두 페이지 정도에 걸쳐있어서 보기가 편하지 않다. 사진도 종마다 딱 한 장씩만 수록하고 있어 동정에 어려움이 있다. 버섯이란 것은 돋아나기 시작할 때와 다 자라서 갓을 완전히 펼친 상태의 모습이 상당히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장으론 종종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종의 포자 모양을 수록하고 있다고 해서 기대해보았으나 이 역시 손으로 윤곽선만 그린 단순한 그림에 불과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책에 아연실색하게 된 것은 아무리 찾아보아도 색인이 없다는 대목에서다. 그렇다고 본문의 항목들이 가나다순이나 서식장소, 색깔 등 참고하기 쉬운 순서로 실려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로지 분류학적 체계와 라틴어 학명에 따라 배열되어있기 때문에 여기에 낯선 대부분의 독자에게는 그저 뒤죽박죽으로만 보인다. 버섯 한 가지를 이름으로 찾으려면 몇 페이지에 걸친 빽빽한 목차를 전부 훑어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옛날도 아니고 2003년에 발간된 책이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중의 거의 모든 도감이 본문수록순 목차, 국명별 색인, 학명별 색인, 심지어는 영어명이나 일어명별 색인까지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다른 도감 쪽으로 손이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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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포유동물
윤명희 외 지음, 박정길 그림, 원병오 감수 / 동방미디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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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크기의 다른 나라들보다는 비교적 풍부하다곤 하지만, 역시 한국은 아프리카처럼 포유동물이 와글대는 나라는 아니다. 그나마 있는 것들도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몰린 게 태반이며 살아남은 녀석들은 깊게 숨죽인 채 밤에만 돌아다니는 야행성이 되었다.(인간 때문에 야행성으로 진화했을 거라고 믿는다.) 인간에게 가장 친근한 동물일 듯한 포유류가 정작 남의 나라 사람들이 더 먼 나라 가서 찍어온 다큐멘터리 속에서나 친숙한 이유다.

그럼에도, 놀랍게도 또 고맙게도, 살아남은 포유류들이 있다. 흔하게는 다람쥐와 청설모에서부터 너구리, 족제비, 노루와 고라니, 멧돼지를 거쳐 수달과 반달가슴곰과 산양, 하늘다람쥐에 이르기까지, 아직까지 남한 땅에 중대형 포유동물들이 살아남아있다는 것이 기적적이기만 하다. 그뿐이랴. 바다에는 갖가지 돌고래와 물범 등이 저 먼 곳 어딘가에서 뛰어놀고 있다. 하지만 우린 모른다. 실은 현관 앞에 핀 꽃다지도 알아볼 줄 모르고 근처 공원에 왁자지껄한 직박구리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 

사정이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 빛난다. 한국의 포유류에 대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할 뿐 아니라 충분히 알찬 본격 도감이다. 원로 생물학자 원병오 교수의 감수 아래 분야에 따라 총 4명의 전문연구자들이 힘을 합쳐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그래서 육지 포유류는 물론 바다 포유류며 박쥐목까지 그야말로 포유류란 포유류는 완전히 섭렵하고 있다. 예컨대 참돌고래과의 15종, 쇠돌고래과의 3종, 무려 21가지의 박쥐류,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종들도 모두,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종도 모두, 심지어 외래종인 뉴트리아까지. 실로 충실하다.

사진으로만은 도저히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세밀화를 활용했지만 사진 자료도 꽤 된다. 대학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다니만큼 정확성과 전문성이야 보증된 것이겠지만 일반인이 읽어도 어렵거나 따분할 것은 없다. 치열(이빨)에 대한 설명이나 외형에 대한 지극히 상세한 설명만큼은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까짓것 좀 건너뛰어도 상관 없다. 화질 좋은 올컬러판 그림과 사진이 풍부하니까.

크고(대략 공책 크기) 비싸다는 것이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휴대는 어렵고(어차피 그럴 일도 거의 없겠지만) 마음을 한 차례 먹어야 될 만한 가격이다. 세밀화의 퀄리티가 조금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훨씬 싸고 내용도 괜찮은 도감 겸 해설서--[저 푸름을 닮은 야생동물], 유병호, 다른세상--도 있긴 하다.(대신 여기엔 바다 포유류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책을 한 권 소장하지 않기엔 너무 허전하다. 책이 너무 아깝고 아이들에게 괜히 미안하다.

세렝게티 초원에서 뛰어노는 이름도 외우기 힘든 동물들을 사랑하는 것도 나쁠 거야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땅 어딘가에서 간신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불쌍한 녀석들'에게 먼저 관심을 가지는 게 순서가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난개발에 밀리고 로드킬에 치이며 마지막 숨을 헐떡거리고 있을지 모르는 까닭이며, 책임을 다른 이에게 돌리기엔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많은 혜택을 나눠갖고 있는 탓이며, 묶인 매듭을 풀어주러 올 타국의 누군가가 있지도 않거니와 설령 있다 해도 너무나 부끄러운 노릇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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