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홍콩 론리플래닛 베스트
스티브 팔론 지음, 강형심 옮김 / 안그라픽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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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론니의 장점을 떠올려보자. 정확하고 실용적인 정보, 적당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데이트, 튼튼하고 가벼운 재질... 뭐 이런 것들 아니었나? 그런 면에서 요즘 나오고 있는 론니 베스트 한국어판들은 어딜 봐도 론니답지가 못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단기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나의 도시만을 얇은 분량에 다루는 '베스트 시리즈'의 특성상, 기존의 트레블 가이드 시리즈와 똑같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업데이트마저 게으를 이유가 있을까? 일부러 무겁고 뻣뻣한 종이를 쓸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단기여행자라고 전부 다 비지니스맨이거나 단체관광객이라는 법은 없다.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방콕, 싱가포르, 홍콩을 경유지로 거쳐야만 하는 배낭여행자가 제법 많다는 점을 잊으면 섭섭하다.

이런 면에서 [홍콩]뿐 아니라 론니 베스트 한국어판들은 하나같이 아쉬움을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업데이트 문제다. 안그라픽스에선 그 방대한 시리즈를 하나씩 번역해내기도 바쁜 모양이지만, 사정이야 어떻든간에 독자들은 구판을 계속 집어들게 된다. [싱가포르]의 경우 원서는 2002년판, 이 책 [홍콩] 또한 2003년 3월판의 번역본이다.([방콕]은 최근에 개정판이 나온 것 같다.) 그 결과 다른 가이드북에는 3개월로 되어있는 한국인의 무비자 기한이 이 책에는 1개월로 되어있는 등의 문제가 당장 튀어나온다. 숙소정보 또한 가격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저 '800 홍콩달러 이하의 싼 숙소들'이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800 홍콩달러면 무려 10만원이 넘는 액수다.) 뻣뻣하고 무거운 종이는 책상에서 읽기에나 멋있어보일 것 같다.

엉터리 책이 아님에도 자꾸 툴툴거리게 되는 것은 다른 것들과의 비교열위 때문이다. 한국인 저자가 쓴 도시별 가이드북도 최근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아이디어야 또 한번 론니 시리즈를 베꼈겠지만 여하튼 독자의 입장에서 보기엔 더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이건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 같긴 하지만. 론니의 기존 '트레블 가이드' 시리즈만을 생각하고 무조건 믿어서는 곤란할 것 같다.  적어도 묵직한 배낭과 가벼운 지갑을 들고 경유지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맞춰준 모습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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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0배 즐기기 - World Tour Guide 109, 개정 2판 100배 즐기기
전명윤.김영남.김미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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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필자에 의해 쓰여진 중국여행 가이드북이 와르르 등장한 것이 2003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4권 정도가 한꺼번에 나왔더랬는데, 그 중 대부분은 개정판도 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중국여행 수요를 생각한다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2년이 지나고서야 다시 한번 관련서적들이 나와주고 있는데, 내가 비교해본 바로는 이 책이 가장 나은 것 같다. 기존의 시리즈들에 더해 인도, 동남아, 이번에는 중국까지. '100배'가 아예 시장을 평정해보기로 작심을 한 모양이다.

필진은 다름아닌 [인도 100배 즐기기]의 전명윤, 김영남 부부에 +김미현의 3인이다. 그 넓은 나라를 커버하려면 과연 여러 명이지 않고서는 곤란했을 것이다. 몇몇 시리즈처럼 이상하게 책을 여러 권으로 나누거나 하지 않고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 안에 모두 집어넣었다. 올컬러에 편집도 무난하고, 정보도 착실한 것 같다. 서술 스타일에 약간의 호들갑스러움이 엿보이긴 하나 그거야 필자들 스타일일 것이고, 이만하면 안심하고 중국으로 떠나도 좋을 듯하다. 단, 아무리 좋은 가이드북을 지니고 가도 말이 안 통하면 곤란을 겪게 마련이다. 장기배낭의 경우, 최소한의 서바이벌 중국어는 꼭 익히시기를 권한다.(읽는 방식으로 말고 듣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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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 2005-10-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감사합니다. 믿고 구매했는데, 정말 책 잘 되어 있더군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100배 즐기기 (2007~2008) 세계를 간다
트래블게릴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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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 가이드북 시장에서 헬로 시리즈는 그 동안 부동의 위치를 지켜왔다. 그 주역이 [헬로 태국]이었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변치 않는 건 없는 법, 이 동네도 판도가 바뀔 때가 된 모양이다. [헬로 태국] 등으로 유명해진 몇몇 필자들이 모여 '트레블 게릴라'라는 동남아 전문 여행사를 차리고 딴지일보와의 제휴 등을 통해 잘 나가는가 싶더니 급기야는 가이드북까지 새로 펴냈다. 그것도 100배 시리즈라는 막강한 레떼르를 달고.

헬로 시리즈가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알아보기 어려운 요란한 편집, 태국 북부와 캄보디아를 하나로 묶는 요상한 편제, 좀 안 팔린다 싶은 책은 가차 없이 개정판을 꿩 구워먹어버리는 냉정한 경영 등에 사람들은 조금씩 불만을 토로했고, 말만 있다면 바로 갈아탈 채비들이 어지간히 된 상황이었다.

이게 한 번에 몽땅 해결됐다. 인도차이나 반도를 780쪽짜리 한 권으로 꽉 묶어낸 것도 마음에 들고([헬로 태국]과 [헬로 태국북부,캄보디아,라오스]를 합친 것보다 약간 부족한 분량이지만 안내편이 겹치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지도 않다), 2005년판이므로 정보도 파릇파릇할 것이다. 내가 겪었던 2004년 가을 정보가 잘 정리된 것을 확인했으며, 앙코르 유적지 부분은 헬로 시리즈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했다. 100배 시리즈의 노하우가 반영된 편집방식도 헬로 시리즈보다 마음에 든다.

이변이 없는 한, 인도차이나 반도 가이드북 계의 새 지존으로 군림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다만 욕심을 좀 더 낸다면 분량을 더 늘려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도 담는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 향후에 나올 개정판을 통해 반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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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 중국을 누빈다 5
광뚱여행출판사 엮음, 김택규 외 옮김 / 예담차이나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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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광동에 사는 중국사람들이 만든 가이드북의 번역본인 이 책은, 여행 가이드북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얼마나 흉악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귀한 표본사례라 부를 만하다. 겉보기엔 그럴싸하다. 티벳만을 352쪽에 걸쳐 자세히 다룬 여행 가이드북이라니, 그것도 중국에서 나왔으니 어쩌면 더 확실할 지도 모르고, 이것 외엔 2005년 8월 현재 대안도 마땅찮은 상황에서 2002년판이라는 한계만 제외하면 티벳 여행을 꿈꾸는 이들로선 응당 시선이 고정될 법도 하다.(티벳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혜초여행사에서 [티벳]이라는 제목의 괜찮은 가이드북을 2004년에 내긴 했다. 하지만 개정판을 준비하면서 회수를 해버린 통해 현재로선 여행사에 직접 연락해서 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의 서술은 가히 가관이다. 단적인 예를 들면 이렇다. "1959년 민주개혁을 통해 봉건농노제를 폐지하였다." 한심한 티벳인들을 중국이 구원해줬다는 소린데, 이거 20세기 초반에 조선이라는 땅에서 일본인들이 했던 소리의 개정판으로밖에 알아들을 도리가 없다. 시종일관 이렇다. 중국 덕에 티벳에 도로도 생기고 댐도 생기고 경제도 발전하고 하여간 무지무지 좋아졌다는 흉포한 서술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티벳 여행이 아니라 티벳 해방운동에 동참하게 만들고야 만다. 정치적 사정은 그렇다고 하자. 여행 가이드북이라면, 그 찬란한 티벳 사원의 대다수가 왜 폐허가 되었다가 재건되고 있는지 일말의 언급은 하고 넘어가야 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랬다면 이 책은 원본부터가 발간되지 못했을 테지만.

이 뿐이 아니다. 티벳의 지명과 인명을 최대한 중국식으로 표기해놓아 어디가 어디고 누가 누군지 알아먹기가 곤란하다. 이를테면 갼체를 장쯔로, 사키야를 싸자로, 남쵸를 나무춰로, 총카파를 쭝커바로 쓰는 식이다. 이래서야 갼체 가서 갼체 어떻게 가면 되냐고 물어봐야 할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을 2개나 준 데는 딱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정보의 양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라싸~카트만두 구간의 유명지역들은 물론이고, 북서쪽에서 남동쪽에 이르기까지 티벳의 구석구석을 이 책만큼 골고루 소개하고 있는 티벳 관련 한국어 가이드북은 아직 없다. 혜초여행사의 [티벳]도 다루고 있는 지역은 이 책의 반 정도밖에 안된다. 올컬러에 풍부한 사진이 곁들여진 것도 강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미 티벳의 주요지역 여행을 마치고 그보다 더한 무언가를 준비하는 분들, 그 중에서도 포악한 서술을 너끈히 참아낼 수 있는 인내력의 소유자들만 보면 될 책이다. 티벳 여행자의 대다수에게 이 책은 오해, 혼란, 그리고 분노만을 야기하기 안성맞춤이다. 론니 플래닛 티벳 영문판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만일 그것이 괜찮다면 이 책을 볼 필요가 있는 사람은 더더욱 줄어들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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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중국 - 티베트.시난 - 화서당 중국여행 시리즈 6
성도지도출판사 지음, 기획집단 화서당 옮김 / 넥서스차이니즈(화서당)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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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 사람들이 만든 여행 가이드북이라면 원래 좀 더 믿음이 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중국이라는 나라가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 성도지도출판사의 얇은 원본에 한국인 편집자의 가필이 조금 덧붙여진 듯이 보이는 [내 손 안의 중국] 시리즈는 특히나 그렇다.

우선 제목에 당당하게 '티벳, 시난(서남)'이라 붙여놓은 것은 용기라고 해야 할까, 허풍이라고 해야 할까 모르겠다. 원체 156쪽밖에 안되는 책이지만, 티벳에 관한 내용은 불과 14페이지에 불과하다. 라싸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루고는 나머지 지역이라곤 시가체, 체탕, 알리에 대해 '그런 데도 있다'는 정도로 넘어가는 걸로 끝이다. 최소한 갼체, 남쵸, 사키야는 나와줘야 했던 것 아닐까.

나머지 부분들도 별반 미덕을 찾기는 어렵다. 지극히 평이한 단체관광객 대상 팜플렛 수준이고, 중국어의 한국식 독음을 써놓지 않아 한 번 더 골탕을 먹게 된다. 혹시라도 티벳 여행과 관련하여 이 책에 관심을 두셨다면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이라도 드리고 싶다. 서남부(사천성, 운남성 등)에 대해서도 이미 한국인 필자에 의한 좋은 가이드북이 여럿 나와있다. 2003년 7월 이후로 개정판도 안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마땅히 그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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