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울프 - 2025 노벨문학상 수상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구소영 옮김 / 알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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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그이의 작품을 나오는 족족 호기롭게 잘도 샀다. <사탄 탱고>, <저항의 멜랑콜리>에 이어 <라스트 울프>까지. <사탄 탱고>와 <저항의 멜랑콜리> 둘 다 3분의 2쯤 접어들었을 때 일단 포기. 나가떨어졌다. 쉽지 않다. 그러던 중에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이는, 라슬로의 중편 두 작품이 실린 <라스트 울프>가 나왔으니, 반가운 마음에 이 책부터 읽었다. 일단 다 읽기는 했다. 그런데 책을 내려놓으면서, 아니 읽는 내내 생각했다. ‘이것도 쉽지 않네.’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아리송하하다. 내가 제대로 읽은 게 맞나 싶은데, 그러다가도 생각한다. 에라, 문학에 제대로 읽고 아닌 게 어디 있어,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감상하면 그만인 것을. 그런데도 궁금하다. 작가에게 묻고 싶다. “이보시오, 라슬로 양반, 당신 이거 어떤 의미로 썼소?” 표제작인 <라스트 울프>와 <헤르먼> 두 작품이 실려 있는데, <헤르먼>은 ‘사냥터 관리인(첫 번째 판)’과 ‘기교의 죽음(두 번째 판)’으로 나뉜다. 한 사건을 두 개의 관점에서 보고 있는데, 그 관점에 따라 같은 사건도 이렇게 달라 보이구나 감탄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라스트 울프>와 <헤르먼> 모두 사냥꾼과 사냥감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군맹무상(群盲撫象), 눈먼 사람이 코끼리 만지듯 그 뜻을 파악하느라 더듬더듬 읽었지만, 그럼에도 강렬하다는 인상만큼은 지울 길이 없다.

<헤르먼>의 사냥터 관리인 ‘헤르먼’은 덫을 놓는 솜씨가 가히 일품이다. 숲에는 인간에게 이로운 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동물도 분명 존재한다. 이런 위험한 동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중 정부에서는 솜씨 좋은 사냥꾼들에게 사냥을 권하게 된다. 장인의 솜씨를 지닌 헤르먼은 냉큼 이 일을 받아들이고 숲속의 야생 포식자들 퇴치에 전념을 다한다. 곧 숲은 그가 새롭게 빚어낸 질서 체제대로 잘 흘러가는 것 같다. 정부에서도 그를 기리고자 포상을 하겠다고 나선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헤르먼은 이런 의문에 휩싸인다. 유해한 동물과 이로운 동물은 누가 나누는 것인가? 이 거대한 숲속 동물들을 그 기준으로 나눠 죽이고 살리는 것 자체가 인간의 오만은 아닌가. 그는 한술 더 떠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제 삶이 이제까지 ‘아주 깊디깊은 무지 속에 푹 잠겨, 쥐락펴락 남들 휘두르는 대로 마냥 복종하고’ 살아온 것 같다. ‘신성한 섭리의 질서를 따르고 있다고, 그렇게 세상이 해로운 세상과 유익한 세상으로 나뉜다고 굳게 믿으며’(95쪽) 참 순진하게도 살아왔구나, 깨닫는다.

그는 더 나아가 실제로 이 ‘양쪽 카테고리가 다 똑같이 극악무도하고 무자비한 참학(慘虐)에서 기원한 것을, 둘 다 깊은 곳에 지옥의 빛이 도사린 것’을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부서지기 쉬운 평화도 아니고’, ‘심장이 내리는 진정한 분부’도 아님을 깨닫는다. ‘그 모든 것은 그저 핏빛 혼돈에 뒤엉킨 대중’을 가리는 투명한 막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자 묘한 반발심이 인다. 인간의 법을 충실히 지키고자 자연 세계를 인위적으로 재배열하는 일에 앞장섰던 그는 이런 깨달음과 함께 이제껏 노예처럼 맹목적으로 인간의 법칙을 따랐던 자기에 강렬하게 반발하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계산을 넘는 더 높은 법칙이 있어야 한다’고 믿기에 ‘영원히 혼자 남을 수밖에 없는 경계’를 넘어버리고 만다. 유해한 포식 동물을 측은히 여기는 사냥터 관리인은 사람들로부터 이해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는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고, 그 고립을 완성하고자 생각지 못한 방법을 행동으로 옮긴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사냥감을 쫓던 사냥꾼에서 또 다른 사냥꾼(다른 인간들, 인간이 만든 사회와 법 체계 등)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스스로 사냥감이 되어 숲에서 고독히 은신하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이전의 사냥꾼 시절보다 해방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헤르먼의 이 반란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표제작인 <라스트 울프>와 <헤르먼> 사이에는 인간과 동물, 자연과 인간 사회, 문명과 반 문명, 사냥꾼과 사냥감의 대립 등의 유사성이 있다. <라스트 울프>보다 <헤르먼>을 먼저 소개한 까닭은 사냥꾼 ‘헤르먼’이 <라스트 울프>의 마지막 늑대, 잡히지 않은 그 늑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라스트 울프>는 한 늙은 철학자가 술집에서 푸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때 교수님이라 불리던 그는 이제 하릴없이 아침부터 베를린의 한 싸구려 술집에 앉아서 딱히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헝가리 바텐더에게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이 작품은 이 남자의 길고 긴 넋두리가 마침표 없이 쉼표로 죽 이어지다가 맨 끝에 가서야 드디어 마침표를 맺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을 조롱하듯 내뱉는 그 넋두리의 주된 내용은 그가 한 재단으로부터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로 초청받고 그곳에 다녀온 이야기이다. 그는 초청을 받았을 때부터 정말 자기를 부른 게 맞나 두려워할 정도로 의아해하는데, 그만큼 자신의 현재 처지를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 재단은 그를 교수님이라 깍듯이 부르면서 무엇이라도 좋으니 ‘이 한때 역사적인 황무지, 수 세기 동안 견뎌온 인간 궁핍의 보금자리’가 새 출발하는 ‘엑스트레마두라의 개화기’에 관해 무엇이라도 좋으니 글을 써주기만 한다면 스페인의 체류와 두둑한 원고료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는 자신이 과연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의심하고 고민하는 끝에 마침내 스페인으로 건너가고, 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낸다. 그는 스스로 엑스트레마두라에 있는 동안 그 고장에 대해서 어떤 것도 쓸 수 없는 것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괜히 사람들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혐오를 느끼고 ‘사기를 당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지막 늑대 이야기를 접하고는 그 늑대에 관한 기록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도 그렇지만 이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고 있던 바텐더도 ‘늑대’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큼은 관심을 보인다. 늑대들로부터 위협을 받던 마을 사람들은 힘을 모아 늑대 소탕 작전을 벌이고, 이제 한두 마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늑대는 사살되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늑대를 쫓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이 마지막 늑대는 잡혔을까 아닐까?

책을 읽다 보면 <헤르먼>의 ‘헤르먼’도 <라스트 울프>의 마지막 늑대도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로 든다. 이 두 작품의 동물을 쫓던 사냥꾼들은 하나같이 그들이 쫓는 동물을 닮아가고 제 스스로 동물과 자신 사이, 자연과 문명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무엇보다도 이 ‘마지막 늑대’는 인간에게는 어쩌면 이 황무지 같은 세상을 버티고 살아가게끔 하는 희망 또는 이토록 덧없는 삶을 살도록 부추기는 열정과도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낙오자처럼 느끼고 살아가던 철학자가 늑대 이야기를 듣고 한 가닥 열정의 불꽃을 일으키는 점, 마지막 늑대를 제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내내 쓰고 또 쓰고 뭔가를 쓴다는 행위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이런 생각은 더 굳어진다. ‘생각 없는 삶’ 가운데서도 그는 그 늑대로 말미암아 무언가를 쓸 수 있게 되었지 않은가.


비록 엑스트레마마두라에 가느라 잠시 떠났던 데로 그가 돌아오긴 했어도 그에게 남은 것은 생각 없는 삶이다, 다른 말로 슈파쉬바인의 죽음처럼 메마른 황무지, 이런 춥고, 텅 비고 허허로운 광장, 그리고 그가 요청받은 대로 일을 해주고 일금 얼마얼마 유로를 벌지 못하긴 했어도, 대신에 엑스트레마두라를 그 자신의 춥고 텅 비고 허허로운 가슴에 담아두고서, 그 이후로 늘 그 끝을 만지작거리며, 바로 여기서, 매일매일 그는 머릿속에 호세 미구엘 이야기의 끝을 쓰고 또다시 쓰고 있다고.(《라스트 울프》,77쪽)


늑대의 출현에 사람들은 당연히 두려움에 떤다. 그런데 늑대를 직접 눈앞에서 봤기에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그들 중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늑대가 거기 있을 때 가장 절실히 두려운 게 아니라, 아직 도달하기 전의 시간이 두렵다”고. “늑대들이 내려와 도착할 조용한 사잇길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가 두렵다고. 이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조차도 어쩌면 인간을 살아가게끔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그 마지막 늑대가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더 이상 쫓을 대상이 사라졌을 때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허무를 견딜 수 없기에, 그렇지 않아도 삶은 허무하기 짝이 없어서 무언가 쫓을 대상이 있어야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인간이 만든 질서에 반기를 들고 자연으로 돌아가 영원히 자연과 하나 되기를 꿈꾸는 사냥꾼 헤르먼은 결코 닿을 수 없는 것을 찾아 끝없이 열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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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2-03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사탄 탱고> 책 디자인, 제목, 폴스타프님 별 다섯 보고 사 둔 책인데 잠자냥님이 나가떨어졌다니 ...어렵군요.
심지어 작가 이름도 어려워요.🤨
그래도 2/3 읽으셨으면 마저 읽으셔요. 아까워요.

잠자냥 2021-12-03 13:08   좋아요 4 | URL
내용보다도 문장이... 하하하하하하. 제 취향이 아니어서 그랬던 거 같은데요, 이거 읽었으닏 다시 도전할 생각이 듭니다요.

독서괭 2021-12-03 1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이 어렵다고 하시니 안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내용을 보니 재밌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마침표가 끝에 하나 있다구요?😐음….. 왜 어렵다 하셨는지 알 것 같….

잠자냥 2021-12-03 14:08   좋아요 4 | URL
이 작가 작품이 대체로 문장이 아주 길어요. ㅋㅋㅋㅋ 쉼표, 쉼표로 이어짐. 그런데 <라스트 울프는> 단 한 문장으로 이뤄진 작품. ㅋㅋㅋㅋㅋ 문장 따라가다 보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앞으로 올 때 많아요. ㅋㅋㅋㅋ

- 2021-12-07 12:42   좋아요 2 | URL
이런 문체라면 제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지금 제가 잠자냥의 요구에 힘입어 천자만자 평이 아니라 100자 평을 위해 트위터를 켜가면서 고심하며 애를 쓰고 있긴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긴 했지만서도 역시 저는 천자만자 투머치 토커 투머치 인포메이션 투머치투머치 한 사람으로서 점하나를 딱찍어버리면 그 글이 끝나는 것이 아쉽기도 하거니와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너무 많이 쓰고 있지만 그걸 왜 이렇게까지 쓰느냐 역시 점을 딱 찍는 법을 몰랐던 걸까.

독서괭 2021-12-07 14:2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쟝쟝님은 길어도 재밌으니까 괜찮아요!!

잠자냥 2021-12-07 14:3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쟝쟝은 길어도 긴 줄 모르는 재미. 그래도 쟝쟝 점 찍는 법을 배워보아요. ㅋㅋㅋ

Falstaff 2021-12-03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쿨캣님의 엄살에도 불구하고, 일단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딱 제 취향입니다. 기가 막히다니까요.
<라스트 울프>의 늑대도 꼭 진짜 늑대일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언덕 위 성에 사는 인물일 수도, 갑자기 들이닥쳐 요제프 K를 잡아갈 요원일 수도 있고, 새벽같이 들이닥칠 빚쟁이일 수도, 저 광야 멀리 이젠 무너져 없는 종탑에서 들리는 종소리일 수도? ㅋㅋㅋㅋ

잠자냥 2021-12-03 14:09   좋아요 3 | URL
네, 저는 그 늑대를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12-03 14:16   좋아요 3 | URL
윽, 고도요? 와와..... 백점 만점에 120점!! 역시 잠자냥님!!! ㅋㅋㅋ

mini74 2021-12-03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름도 어렵고 내용도 어렵고 그런데 다들 좋다 좋다하시니 ㅎㅎㅎ 귀가 팔렁팔랑 합니다 ~

잠자냥 2021-12-03 17:00   좋아요 2 | URL
팔랑귀 한번 열어보세요~ ㅎㅎㅎㅎㅎ

2021-12-05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5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1-12-05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 책은 질렀습니다.

근데 읽을 책들이 많아서
일단 뒤로 밀리게 되었네요.
빨랑 닐거 보겠습니다.

잠자냥 2021-12-05 11:47   좋아요 2 | URL
네~ 매냐 님은 어찌 읽으실지 기대해보겠습니다!

FLAKSUIT 2021-12-19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을 보고 읽어보니 짧지만 강렬합니다.

잠자냥 2021-12-19 12:23   좋아요 0 | URL
즐겁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FLAKSUIT 2021-12-1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2021-12-19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9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FLAKSUIT 2021-12-1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시군요. 대부분 문학사상사판으로 읽으시나봐요.답변감사합니다.밀어두고 밀어둔 책인데 이제 읽으려고요

잠자냥 2021-12-19 22:35   좋아요 0 | URL
조금 더 수정을 해서 달았습니다. 아무튼 즐겁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FLAKSUIT 2021-12-19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라스트 울프 - 2025 노벨문학상 수상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구소영 옮김 / 알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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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마지막 늑대, 그리고 늑대를 잡으려다 늑대가 되고만 사나이(<헤르만>) 이야기. 이렇게 소개하니 참 평범하다. 그런데 그 평범한 이야기를 전혀 색다르게 표현하는 라슬로의 강렬한 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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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1-30 08: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자냥오별이닷!! 작가 이름 왜이리 어려워요??;;

Falstaff 2021-11-30 08:59   좋아요 3 | URL
이 책은 중단편 두 작품이거든요.
장편 <사탄탱고>와 <저항의 멜랑콜리>도 무척 좋답니다. 카프카 좋아하시면 필독! ㅋㅋㅋㅋ
헝가리 사람들은 우리처럼 성+이름이거든요. (성: 크러스너호르커이, 이름: 라슬로)

잠자냥 2021-11-30 09:45   좋아요 4 | URL
괭님, 저도 정말 이 사람 이름 외우기 어렵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폴스타프 님 말씀처럼 카프카식 작품 좋아하는 분은 반할 거예요~

독서괭 2021-11-30 11:11   좋아요 2 | URL
아~ 폴님 페이퍼에서 본 기억이 나요. 그 작가군요! 헝가리는 우리처럼 성이 앞에 오다니 새로운 지식 습득 ㅎㅎ

다락방 2021-12-01 10:25   좋아요 0 | URL
저는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외웠어요. 정작 작가의 책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헤매지만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11-30 0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크러스너호르커이, 딱 이 이름 나오면 사고 봅니다.
이 두 작품은 사실 2~3년 전에 읽었는데, 책으로 나와 저도 냉큼 샀습니다.
근데 책값을 좀 높게 잡았어요. 흠....

잠자냥 2021-11-30 09:46   좋아요 3 | URL
우아, 읽으셨구나. 저는 이제 읽다 만 <사탄탱고>와 <저항의 멜랑콜리>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값이 높긴한데... 그냥 이 사람 작품 번역한 값이라고 생각하기로;;;

레삭매냐 2021-11-30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탄 탱고부터 닐거야 하는데...

잠자냥 2021-11-30 22:10   좋아요 1 | URL
전 그냥 이거부터 닐겄습니다.

다락방 2021-12-01 0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읽으셨나요?
그냥.. 여쭤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잠자냥 님은 안읽으셨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나서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01 09:5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안 읽었습니다! ㅋㅋㅋ 다 아시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01 09: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왜 다 아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2-01 10:07   좋아요 0 | URL
잠자냥은 그만큼 알기 쉬운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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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태어나 죽음으로 가는 과정임을 알면 참 덧없고 허무하다.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 그러나 그것만이 다가 아니라고, 삶이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그 너머 다른 것을 보며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올리브 그녀, 내 주변 가까이 있다면 싫을 것 같은데 또 묘하게 정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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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1-27 1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장 어떠셨나요? ‘오, 젊은 사람들은 정말로 모른다‘ 이 문장에서 울컥!

잠자냥 2021-11-27 12:59   좋아요 3 | URL
아직은 세상을 등지고 싶지 않았다는 그 말이 와닿더군요. 젊은이들이 모른다는 그것 저는 알 것도 같고, 완벽하게는 아직 모르는 것 같은데, 그걸 완벽하게 알게 되는 날이 곧 올까봐 두렵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ㅎㅎ 저는 <불안> 이 단편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 2021-11-29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브를 읽기엔 어린 자냥 이제 루시바턴으로 넘어오시게.... 우리는 그 나이대라네...

잠자냥 2021-11-29 21:19   좋아요 0 | URL
네 언니~
 
마음의 심연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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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제아무리 맛난 사과라도 상자째 사지 않는다. 하나씩 손으로 직접 고른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상자 윗부분에는 보기 좋고 먹음직스러운 사과들이 번듯하게 놓여 있지만 아랫부분은 곯거나 문드러지거나 알이 더 작은 것들이 담겨 있기가 일쑤이다. 명절이라고 특별히 만든 과일 세트의 사과들도 실상 맛을 보면 푸석푸석한 경우가 많다. 어디 사과만 그러할까. 위아래 두 줄로 배열된 딸기도 위쪽에 비하면 아래쪽에 놓인 것들은 문드러졌거나 위쪽의 그것들보다 볼품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겉보기에는 번듯하지만 실상 그 아래는 곯은 사과가 담긴 그럴듯한 사과 상자, 과일 선물 세트.

<마음의 심연>의 크레송 일가가 사는 대저택 ‘라 크레소나드’는 바로 그런 허울 좋은 사과 상자를 떠올리게 한다. 사업에 성공한 지방 재력가인 앙리 크레송과 그의 아내 상도르, 그들의 잘생긴 아들 뤼도빅 크레송과 그의 아내 마리로르- 이 네 사람은 경제적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가장인 앙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위도식하면서 권태에 찌든 삶을 어쩔 줄 몰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기에 상도르의 남동생이자, 앙리 크레송의 처남인 필립이 찾아오는데, 그 또한 앙리의 눈에는 ‘멍청한 식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작품은 사랑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는 젊은 부부, 뤼도빅과 마리로르의 무심하기 짝이 없는 대화로 시작한다. 이 두 사람의 문제는 무엇일까 궁금한데, 곧 앙리의 아들이자 이 대저택의 유일한 상속자인 뤼도빅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이 년 전 겪은 자동차 사고로 거의 죽음 직전에 내몰렸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런데, 그 이후 정신이 좀 이상해졌다고 (주변인들이) 판단했는지 정신병원과 요양원을 전전하다 얼마 전 집으로 돌아온 터였다. 마리로르는 이런 남편의 존재가 참을 수 없다. 그는 더 이상 예전의 뤼도빅이 아니다. 하루 종일 몽롱한 얼굴로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멍청이’일 뿐이다.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다. 뤼도빅은 그녀와 달리 아직도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기에.

어쩌면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부터 잘못이었는지도 모른다. 뤼도빅은 애초부터 마리로르를 진심을 다해 사랑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주인공처럼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문제로 여긴’ 그에게 마리로르는 그가 온 생을 걸어 사랑할만한 여자였고, 그렇게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그녀와의 진정한 애정을 주고받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마리로르는 그런 그와 달리 뤼도빅으로부터 사랑 대신 돈을 보았다. 그가 가진 배경과 재산이 그녀에게는 사랑보다 더 큰 의미였다. 사랑을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처럼 생각하는 뤼도빅의 순진함은 마리로르에게는 그저 ‘결정적이고 순전한 경멸만을 이끌어 낼 뿐’이다.  


그가 불행해진 것은 얼마 후 마리로르를 만나면서였다. 그는 사랑에 빠졌고 자신보다 상대의 삶이 더 중요해졌고 그래서 불행해졌다. 사랑하는 이와 삶을 공유하지 않았다면 덜 불행했으리라. (40쪽)


뤼도빅이 집으로 돌아온 것은 마리로르에게는 재난과도 같았다. 그는 죽었어야 하는데, 자신의 행복을 위해 그쯤에서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야 하는데, 살아 돌아오다니! 재앙의 시작이다. 마리로르는 사람들의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과부 역할은 멋지게 해낼 수 있지만 그 멍청이의 아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리고 그런 역할을 얼마 하지 않았는데도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이 권태로운 삶이 지긋지긋해 죽을 지경이다. 아들과 며느리를 지켜보는 앙리 크레송의 심경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들은 머리가 좀 이상해진 것 같고 며느리는 속물에다 어리석다. 설상가상 못생기고 우둔한 아내 상드라에, 멍청한 객식구 처남까지 찾아와서 기생한다. 그런데다가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자꾸만 자기 아들이 이상해졌다고 수군거리는 것 같다.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그는 기막힌 생각을 해낸다. 아들이 멀쩡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되지 않겠는가! 파티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그 파티를 위해서는 대단한 솜씨를 가진 사람이 안주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내 상드라는 외모부터 하는 짓마다 그의 심기를 건드리니 우아한 안주인 역할로서는 불합격. 어디 좋은 사람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는 과부가 된 자신의 사돈, 마리로르의 엄마이자 뤼도빅의 장모인 ‘파니 크롤리’를 초대한다. 파티 주최자로 그녀를 점찍은 것이다. 그리고 파니의 등장은 이 대저택에 뜻하지 않은 파란을 몰고 온다.

어쩌면 이 파란은 예고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앙리가 파니를 떠올린 것은 그녀가 순전히 그의 아들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린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이 눈물의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의문에 쌓인 교통사고, 그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뤼도빅.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주위 사람들,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그를 얼빠진 놈, 정신이 조금 이상해진 사람 취급을 한다. 특히 가족들의 냉대는 더 심하다. 그들은 사고 이후 뤼도빅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진짜 뤼도빅은 이미 죽었다. 그래서 그들은 뤼도빅을 부를 때 이름이 아니라, ‘그’라고 칭했고, 그가 눈앞에 있는데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 그런데 파니는 요양원에 있는 사위를 보고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가 진정으로 멀쩡하다는 것을 믿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녀가 보기에 오히려 이상한 건 이 대저택의 별난 부르주아들이다. 그들의 성격은 정상을 벗어나는 무언가가 있으며, 자신의 딸 마리로르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더 심하다고나 할까. 파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뤼도빅만큼 불행의 중심에 접근한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파니의 눈에 이 번듯한 사과 상자에서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사과는 뤼도빅이 유일했을지도 모르다. 뤼도빅 또한 이 허울 좋은 사과 상자 안에서 자신을 꺼내줄 수 있는 유일한 손길은 파니뿐임을 알아본 게 아닐까. 슈만의 음악에 감응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대저택에 파니와 뤼도빅뿐 아닌가.

<마음의 심연>은 모든 면에서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오히려 사강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참 묘한 작품이다. 애초에 이 작품이 세상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모든 독자의 예상을 벗어났으리라. 뤼도빅과 마리로르 사이의 영원히 소통 불가능한 고독한 사랑의 이야기일까 싶을 때 뜻밖의 전개가 펼쳐져 독자를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그 섬세한 문체와 서정적인 분위기는 역시 사강 작품이구나 싶어 읽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고 완벽하게 훔치며, 비록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그럼에도, 바로 그렇게 미완성으로 남았기에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사랑의 권태와 소통 불가능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서 사랑의 강렬한 속성들-유혹과 열정, 매혹과 질투, 욕망, 시기-을 너무나 섬세하고 투명한 언어로 그려나간다. 그리하여 이 쓸쓸한 늦가을에 비록 그 끝을 알 수 없을지라도 그런 사랑에 빠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사강의 대다수 작품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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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25 13: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상자 속 사과를 알아보듯 사람의 뒷면을 보는 눈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데 프랑스와즈 사강은 진짜 천재 맞는 것 같아요. 설계된 설정 자체가 천재스러운데, 그 이야기를 만지는 언어마저 섬세할거 같은 것이 리뷰에서 느껴집니다요 😩

잠자냥 2021-11-25 14:13   좋아요 4 | URL
사람의 뒷면보다 난 심연을 보는 눈이 있으면... 아니다 아니야. 그럼 인간관계 더 못맺을 듯. ㅋㅋㅋㅋ
이 작품은 사강이 언제 써놓았던 것일까 궁금한데... 비교적 노년에 썼고 파니에 감정이입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보았어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11-25 16:42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맞아요^^
스스로도 환멸을 느끼겠지만 상대방도 나를 꿰뚫어보는 듯한 사람과는 가까이 하기 싫을듯요^^

- 2021-11-25 21:00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왜 사람은 일케 이케 복잡쓰럽고 속스끄러운 존재인 걸까요? ㅋㅋ 난 심연까지는 자신 없고 뒷면정도만 ㅋㅋ 너무 후진 사람은 좀 걸러내고파….

새파랑 2021-11-25 13: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강의 작품을 읽다보면 감성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사과와 사강 왠지 잘 어울려요 ^^

잠자냥 2021-11-25 14:14   좋아요 5 | URL
그러게요, 가끔은 그녀의 감성이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아니, 제 무의식에 사강때문에 사과가?! ㅋㅋㅋㅋ
새파랑 님도 이 늦가을이 저물기 전에 이 책 읽으시라고 추천드립니다.

독서괭 2021-11-25 14: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과상자 속 사과에 비유하시다니 확 와닿네요. 전 사강 작품 딱 한권 읽어봤고 특별히 좋지는 않았는데, 이 책 궁금해집니다. 파니가 몰고 왔다는 파란이 궁금해요 ㅎ

잠자냥 2021-11-25 15:12   좋아요 6 | URL
전 사실 이 미완성 유작을 아들이 발견하고 내놓았다고 해서 아무래도 아들이든 편집자의 손을 분명 탔을 것이다... 이걸 과연 온전히 사강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읽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사강스럽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1-11-25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문단 사과와 딸기상자의 비유로 읽어보지 않아도 이 소설의 배경과 전개가 한번에 이해될 듯 해요. 저는 아직 사강에 입문하지 않았는데 그냥 좀 소녀취향같다는 생각을 쓸데없이 했거든요~~
읽어봐야겠어요.
잠자냥님 대치동 1타 강사 같으십니다^^

잠자냥 2021-11-25 21: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대치동 1타 강사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사강, 한 두 작품쯤은 읽어보셔도 좋을 거예요~~ ㅎㅎ

다락방 2021-11-26 0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 작품은 미완성이라는 거지요?

저는 사강 작품 한 권 읽고 영 별로여서 그 다음부터 관심 1도 안두고 있었는데 이 리뷰를 읽어보니 이 책은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예전에 제가 보았던 프랑스 영화 <차가운 장미>도 생각나고요. 줄거리가 비슷한 건 아닌데, 거기에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자신의 며느리에게 ˝내 아들이 널 불행하게 만든다면 헤어져라˝ 고 얘기하거든요. 왜 이 리뷰 읽는데 그 영화 생각이 날까요?

읽어보고 싶은데 미완성이라니 읽을까 말까 이렇게 되네요. 줄거리는 흥미로운데...

잘 읽고 갑니다, 대치동 1타 강사 님!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6 09:39   좋아요 0 | URL
저도 한권 읽었는데 다락방님의 한권 뭔지 궁금해요! 전 <슬픔이여 안녕> 이었어요^^

잠자냥 2021-11-26 09:47   좋아요 0 | URL
네, 이 작품은 사강 죽은 후 아들이 우연히 발견한 원고랍니다. 그래서 미완성이고요. 미완성이라 저도 그 마지막에 아아, 어떻게 된 것일까! 궁금해죽겠는데, 제 나름대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미완성이지만 그 나름대로 재미나고요. ㅎㅎㅎ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그 영화와 살짝 비슷한 면도 있는데, 이 작품의 아버지는 아마 ˝아들아, 며느리가 널 불행하게 만든다면 헤어져라.˝쪽일 거 같네요. ㅎㅎㅎ

사강 작품 그 한 권이 뭔가요? 저도 궁금... 전 사강 작품 번역된 건 다 읽었어요. 심지어 <리틀 블랙 드레스>라는 책도 ㅎㅎㅎㅎ 그리고 새 책<신기한 구름>도 사놨습니다요.

아아, 실제 대치동 1타 강사였음 제가 지금 40평대 아파트는 있지 않았을까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1-11-26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여기서 끊으시면…. ;ㅁ; 넘나 궁금해집니다.

저는 사강 첫 작품 <슬픔이여, 안녕>만 읽어봤는데… 궁금해진 김에 하나 더 ‘읽고싶어요’ 에 담아봐야겠어요. 언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독서괭 2021-11-26 09:40   좋아요 0 | URL
엇 다락방님댓글에 달고 보니 수하님이랑 읽은 책 한권이 겹치네요 ㅎㅎ

잠자냥 2021-11-26 09:48   좋아요 0 | URL
아아... 이 책 마지막에 제가 궁금했던 심정입니다. ㅎㅎㅎㅎ
이 책 글씨도 크고, 행간도 넓어서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락방 2021-11-26 09:51   좋아요 1 | URL
제가 읽은 한 권도 <슬픔이여, 안녕> 이었어요. 이거 읽고 선물 받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를 안읽고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강과 거리를 두고 있었죠. 하하하핫.

잠자냥 2021-11-26 10:02   좋아요 0 | URL
아, 다부장님 왜요;
사강 작품은 가을에 바바리 코트 입고 읽으면 제맛인데.....ㅋㅋㅋㅋ(단 바바리 안에 옷은 다 입어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26 10:22   좋아요 1 | URL
흐음.. 그러면 사강과 재회 해볼까요? 그렇지만...좀 더 있다가.........
 

새벽녘 그는 내게 다가와 작은 입술을 살포시 가까이 댄다. 그러고는 곧 내 눈썹과 코, 입술에 입맞춤을 한다. 그러다가는 급기야 그 작은 입술을 열어 조그만 혀를 내밀고 나의 뺨, 나의 입술, 나의 눈썹을 핥는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소리를 내뱉는다. 그릉그릉, 나는 그의 까칠한 혀를 느끼며 기분 좋게 웃으며 슬며시 다시 잠속으로 빠져든다. 내 둘째 고양이와 나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일주일 전인가 녀석은 나에게 무언가 기분이 상했는지 내가 잠드는 방이 아닌 다른 방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안타까이 불러도 오지 않는 그. 부르면 오히려 부르지 말라는 듯 차갑게 앵알거리는 그. 대체 무엇 때문일까 알 수 없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새벽녘 그의 입맞춤도 눈썹에 닿는 까칠한 혀의 기쁨도, 이윽고 이어지는 그릉그릉 자장가 같은 다정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밤들은 얼마나 허전했던가. 그러다가 문득 그는 혼자 마음이 풀렸는지, 며칠 전부터 다시 새벽이면 나를 찾아와 내 귓가에 그릉그릉 자장가를 불러주곤 한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124쪽)



드디어 마침내, 요즘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있다. 노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한 노년 여성과 그녀 주변 인물의 삶을 묘사한다. 많은 이들이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을 좋아하는구나, 공감하면서 참 잘 쓴 작품이구나 감탄하면서 읽고 있는데, 때마침 위의 구절에서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인생은 올리브 그녀가 생각하듯이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나의 ‘작은 기쁨’이란 무엇일까 생각하다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내 둘째 고양이, 그의 새벽녘 뽀뽀와 핥아줌, 그리고 그릉그릉 자장가 3박자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요 일주일 녀석이 그 행복을 앗아간 후에야 깨달은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

어쩌면 내게 이 ‘작은 기쁨’은 ‘큰 기쁨’의 하나일 수도 있다.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도 존재하는 ‘큰 기쁨’- 나는 비혼주의자이므로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하는 종류의 큰 기쁨, 그러니까 ‘결혼’이나 ‘아이’같은 큰 기쁨은 내 삶에서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사실 그것이 큰 기쁨인지는 여전히 내겐 의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분명 그럴 것이다. 그 대신 나의 고양이들은 어느 날 문득 내게 찾아와 인생이라는 험난한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고 있으며, 그와 함께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도 있음을 덩달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녀석들이 아프거나 노화해 가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그 해류가 더 가까이 밀려오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짐은 어쩔 수가 없다.


다시 ‘작은 기쁨’을 생각해 본다. 올리브에게는 그녀의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이 있다. 나는 도시의 익명성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 잘 가는 카페의 주인이 어느 날 알은체를 하면 그 카페에 더 이상 가지 않는 다소 괴팍한 성질의 소유자이다. 비슷한 이유로 식당에서도 알은체를 하면 그곳에 더는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던킨 도너츠 같은,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점원이 내 커피 취향을 알아본다면 더더욱 기겁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 중에는 기막히게 그런 취향을 잘 알아내는 이들이 있다. 나의 집 근처 편의점의 S 점원도 그런 이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어느 날 퇴근 후 늘 그렇듯이 나는 4캔 만 원인 맥주를 사서 계산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런데 점원 S는 아주 친절하게 계산을 해주면서 내게 물었다. “이 맥주 맛있어요?” “네, 저는 맛있더라고요.”하면서 주섬주섬 가방에 넣었다. 그 맥주는 국내 수제맥주인 ‘수퍼 스윙라거’였다. 사실 나는 언젠가 이곳에서 밝힌 적이 있지만 ‘서울숲’이라는 맥주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 편의점에서 더는 그 맥주가 보이지 않아 대체용품으로 찾은 게 ‘수퍼 스윙라거’였다. ‘서울숲’이 아쉬웠던 터라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더 맛있어요.” 점원은 눈을 반짝이며, “그래요?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 맥주 냉장고 안에 있어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진열 안했는데 꺼내놔야겠네요. 그걸로 드릴까요?”한다. 점원을 귀찮게 하기가 미안해서 괜찮다고 말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그러고 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아마 그 다음 주였을 것이다. 나는 또 퇴근 후 4캔 만원을 주문처럼 떠올리며 그 편의점에 들러 또 다시 습관적으로 ‘수퍼 스윙라거’ 4개를 담았다. 냉장고에 서울숲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계산을 하려고 맥주 4개를 계산대에 올려놨는데, 바로 그 점원 S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을 덧붙인다. “서울숲 냉장고에 있는데 드릴까요?” 나는 화들짝 놀랐다. 일주일 전에 서울숲이 맛있다고 지나치듯 말했는데 그 점원은 그 사실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서울숲을 나 때문에 냉장고에 넣어뒀다는 말을 덧붙이니까 뭐랄까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거였다. “아, 괜찮아요. 귀찮으실 텐데 다음에는 서울숲 달라고 말씀드릴게요.”하고 가게를 나왔다.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저 사람은 어떻게 그 많은 손님들 중에 내가 지나치듯 말한 ‘서울숲’을 기억하는 걸까. 손님들마다 어떤 담배를 좋아하는지, 어떤 맥주를 즐겨 사 가는지 다 아는 걸까? 문득 궁금했다. 그러다가 묘하게도, 점원 S의 관심과 배려가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다는, 익명의 섬에서도 가장 미미한 익명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던 내가 내 취향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더는 불쾌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작은 기쁨’처럼 이 또한 나의 ‘작은 기쁨’이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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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4 11: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목의 ‘작은 기쁨‘을 보자마자 이건 올리브 키터리지다! 하고 달려왔는데 역시 그랫네요.

그나저나 저 처음 단락 읽고 아니, 이분 본격 19금 쓰시는 건가.. 했다가 ........
네, 뭐 그렇습니다. 흠흠.

잠자냥 2021-11-24 12:00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 다락방 님은 ‘작은 기쁨‘만 읽고 바로 아시리라 생각했습니다.
19금으로 낚아서 지송합니다. ㅎㅎㅎㅎㅎ

- 2021-11-24 14:40   좋아요 2 | URL
저도요…. 19금인 줄 알았다가…. (실망이네요, 응?) 절대 작은 기쁨이 기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1-24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년의 어슐러 르귄이 떠오릅니다.
도시의 익명성이 편하시군요.^^
제게 편의점은 참 어색한 공간이예요
특히 점원만 혼자만 있고, 계산대에서 제가 물건을 고르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잠자냥 2021-11-24 12:03   좋아요 5 | URL
네, 저는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다 서로서로 아는 곳에 가서 살라고 하면 못살 거 같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마을 같은)
편의점도 그런 면에서 동네 가게보다는 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만 그 편의점에서 제 취향을 알아버렸네요?! ㅎㅎㅎ

새파랑 2021-11-24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센스 있는 편의점이네요 ㅋ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눈에 들어옵니다 ^^ 사먹어봐야 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2:39   좋아요 1 | URL
ㅎㅎ 서울숲도 슈퍼 스윙 라거도 추천합니다. 둘다 CU에서만 본 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11-24 12: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도 읽어야 하는데~~
근데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있다구요?
편의점 가서 찾아봐야겠습니다.
‘수퍼 스윙라거‘도요~~
책보다 맥주가 더 눈에 들어오니, 이런 ㅎㅎ^^
첫 문단의 모습이 옛 추억이 되고 이제는 코고는 소리가 진동하는 현실적 잠속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그런것 같아요^^
비혼주의 찬성요!
근데 요즘 넷플릭스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드라마 정주행했는데 비혼주의 여성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고민하더라고요~~

잠자냥 2021-11-24 12:41   좋아요 2 | URL
저는 드디어 올리브 키터리지 세계로 진입! ㅎㅎ
네, 서울숲은 CU에서만 판매하는 것 같아요. 칭따오처럼 가볍고 상쾌한 라거 좋아하는 분들 입맛에는 안 맞을 수도 있어요. 향도 있고 좀 씁쓸합니다~ ㅎㅎ

ㅎㅎㅎ 첫 문단의 모습이 옛 추억이라니! 이 댓글이야말로 19금 아닙니까?!
전 사랑하는 사람 이미 있습니다만 비혼을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크하하.

Falstaff 2021-11-24 1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는 지금 <다시 올리브> 375쪽을 읽고 있습니다!!!

큰 기쁨.....을 알고 경험해본 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립자면, 큰 기쁨은 그 안에 큰 외로움, 큰 아픔을 담고 있더라고요.
올리브 키터리지가 잘 알고 있잖아요. 어차피 세상은 지옥이라는 걸.

잠자냥 2021-11-24 12:43   좋아요 2 | URL
아, 요즘 <다시 올리브> 읽으시는구나, 전 이 댓글 얼핏 보고는 왜 다시 <올리브>를 읽으시는 것일까? 이미 읽으셨을 텐데! 했습니다. ㅋㅋㅋ 전 내친 김에 올리브 시리즈 다 끝낼까 싶기도 했으나 몰아읽기는 좀 힘들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장편 읽어야지;;

올리브 아줌마 현자 또는 점쟁이.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1-24 12:47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님 말씀에 300% 공감합니다^^

mini74 2021-11-24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올리브.ㅎㅎ 그런 올리브도 넘을 수 없는 첫번째 며느리와의 사이 ㅎㅎ 저희 강아진 새벽이면 막 발길질을 해요. 어디서 넓은 초원을 달리는 꿈을 꾸는가 싶어 짠하기도 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2:45   좋아요 2 | URL
많은 분들이 올리브를 사랑하시던데, 전 올리브 같은 사람이 이웃(할머니)으로 있으면 힘들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은근 오지랖퍼... -_-;; 근데 그 며느리도 싫고;; 헨리 키터리지도 싫고(특히 모든 사람 짝짓기 해주려는 거);;;; 결론은 제가 인간 혐오자인가 봅니다. ㅋㅋㅋㅋ

미미 님 강아지의 새벽 달리는 꿈 응원합니다.

mini74 2021-11-24 12:47   좋아요 4 | URL
ㅎㅎ저도 옆집할머니로 만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제가 좋아하는 앤도 옆집 소녀라면 아마 피해다니지 않을까싶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3:22   좋아요 2 | URL
아이고! 앤!!! ㅋㅋㅋㅋ
저랑 제동생은 여자인데도 남들과 달리 유독 좋아하지 않는 소설 캐릭터가 있는데, 그애가 바로 앤입니다. 친구도 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 절레절레.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4 1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흐흐 19금을 기대하게 만드는 도입부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기신(?) 잠자냥님- 하지만 고양이 입맞춤의 느낌을 아는 저로서는 이 또한 참 설레는 장면입니다.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싶네요.. 하 읽을 책 진짜 너무 많다. 서울숲이라는 맥주 처음 들어봐요. 이름이 상쾌해서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편의점 직원이 그렇게 센스가 있다니, 일하기도 힘들텐데. 어쩐지 감동적이예요.

잠자냥 2021-11-24 13:24   좋아요 1 | URL
역시! 고양이 입맞춤 아는 분은 다릅니다요! ㅋㅋㅋㅋㅋ
괭님도 언제 서울숲 마셔보아요~

- 2021-11-24 14: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우 좋다. 이 페이퍼 좋네, 그랴~~!! 저는 올리브키터리지 절반 정도 읽다가 말았어요!! 재미없었던 건 아니고, 이건 아껴뒀다가 인생 좀 알 것 같을 때 읽고 싶다… 이랬거든요. 이 사람들과 친해지기에 아직은 내가 좀 덜살았구나(?)하는 겸손함이랄까 ㅋㅋㅋ 히히. 맥주.. 맥주…. 저는 편의점 직원이 저를 알아볼까봐 너무 무서워요… (제가 취해서 못참고 광기에 휩싸여서 밤늦게 술 담아 간 적이 몇번 있는데 말입죠… 마스크 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 모습은 내가봐도 미친 사람 같았어…) 어제도 마셔서 오늘은 참아야하는 데…. 안대 안대…안..대…대..대….

잠자냥 2021-11-24 15:21   좋아요 1 | URL
<올리브 키터리지> 사람들이 아주 상찬했는데요(심지어 제 동생도 친구가 자기 인생 책이라고 하면서 선물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3분의 2쯤 읽은 현재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알겠지만 심정적으로 80% 정도만 좋아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노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ㅎㅎㅎㅎ 아직 젊은 것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주말마다 술을 쓸어담고 있는데, 편의점 주말 알바하는 그 친구는(서울숲 챙겨준 S 점원하고는 다른 사람) 절 모른체 해주면 좋겠어요. 근데 왠지 아는 거 같어...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2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는 안읽은 사람이 없군요???...........

잠자냥 2021-11-24 15: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바로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1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었는데요! (심지어 엄마집에 동생이 선물받은 <올리버 키터리지>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만....그만..... 다부장님이 막 읽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입 사원인 제가 부장님 말씀 따라야죠. 네네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4 15:41   좋아요 1 | URL
음?? 아 저도 그 유명한 1인이네요! ㅋㅋㅋ

coolcat329 2021-11-24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기쁨이란 누군가 내 삶에 들어오는걸텐데요...당연히 거기엔 고통도 따르더라구요.
잠자냥님에겐 고양이가 큰 기쁨맞네요.

지난번 김연경 식빵 잠자냥님 때문에 사먹었는데 이번엔 또 서울숲을 사겠네요 ㅋㅋ

올리브 키터리지 저는 마지막 장이 참 좋더라구요.

잠자냥 2021-11-24 21:52   좋아요 1 | URL
네, 저에겐 고양이들이 자식이나 마찬가지겠지요. 큰 기쁨! ㅎㅎㅎ 서울숲 쿨캣 님 입맛에 맞기를 기원합니다!

앗, 저는 아직 마지막 장 못 읽었는데! 오늘 마저 다 읽어야겠습니다.

건수하 2021-11-24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몇 년 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요…

그치만 첫 문단을 흐뭇하게 읽었답니다. 처음부터 그의 정체를 파악했지요 ㅎㅎ 저는 첫째 (프로필의 러블)랑 같이 살게되고나서 열흘 정도 첫 출장을 갔을때 다녀오니 모른척했다가 몇 시간 지나서는 팔을 지그시 꽉 물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십년도 더 전에…

서울숲! 저는 맥주가 잘 안 맞지만 궁금해서 마셔봐야겠어요. 한 모금 마시고 동거인에게 줘야지 ㅎㅎ

잠자냥 2021-11-24 21:55   좋아요 0 | URL
ㅎㅎ 고양이 키우는 분들은 첫 문단에서 다 그 느낌 아실 거예요. 수하 님 고양이도 그때 삐쳤다가 10일 만에 풀렸군요! ㅎㅎ 역시 예민하고 섬세한 녀석들.

서울숲 그 한 입이 맛있길 기원합니다~

건수하 2021-11-24 22:03   좋아요 1 | URL
아, 10일 정도 제가 자리를 비웠더니 삐져서.. 근데 몇일은 아니고 몇 시간 모른척 하더니 팔을 정말 지그시.. 아프게 꽈악 물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