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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질이 곤두서는 경험"은 폭력과의 만남, 폭력의 가해자와 희생자의 만남의 효과로 파농이 보여던 반응이다. 이는 폭력, 특히 식민주의의 폭력과 관련하여 사르뜨르와 후일의 치치 당가렘브가가 불렀던 말이며 로버트.J.C.영은 그의 책 <<포스트식민주의: 역사 입문(포스트식민주의 또는 트리컨티넬탈리즘)>>에서 파농의 폭력에 대한 양가성을 강조하며 다시 쓰고 있다. 더불어 <폭력의 주체: 알제리, 아일랜드>에서 사르뜨르가 언급한 말을 폭력에 대해 다시 곱씹고 고민해야할 말로 생각하며 여기 다시 옮겨둔다. 

 

"이 폭력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비들의 폭력적인 실천에 의해 생산되었다. 그리고 그 실천은 그들이 벗어나고 싶어 했던 그 역사로 그들을 다시 데려간다."

 

이 말은 폭력은 폭력의 주체조차 이중화하여 폭력의 주체마저 소외시키고 분열시킨다는 말이다.즉, 폭력을 행하는 자도 폭력에 의해 침해당하는 자 만큼이나 폭력에 예속된다고 한다. 그 결과 고문하는 자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도 고문하게 되고 결국 자신도 그 고문에 또는 그 고문의 '효과'에 희생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폭력의 주체들은 이 말을 명심해야한다. 자신 또한 그 폭력에 의해 희생당할 것이라고. 그러니 어떤 폭력이든 그 즉시 멈춰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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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자를 다시 무대에 올리며, 헤게모니와 형식주의의 한계들(주디스 버틀러) 

 

1. 주체 구성에 관한 라캉적 견해가 헤게모니 개념과 궁극적으로 양립할 수 있는가?  즉, 빗금친 주체라는 '불완전한' 주체의 구조적인 정초적인 한계와 역사적 투쟁과정의 '불완전한' 주체가 양립할 수 있는가?

2. 보편자가 특수자들 간의 관계 속에 있음을, 또한 그 관계와 분리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는 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보편자가 정치 생활의 능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개념이 되려면 라클라우와 제릴리가 검토하는 특수자들 간의 관계는 문화적 번역의 관계가 되어야 하는가?

"권력은 안정적이거나 정태적이지 않으며, 일상생활 내부의 다양한 국면에서 개조된다. 권력은 상식에 대한 우리의 희미한 감각을 구성하며 한 문화의 지배적 인식소들epistemes로 위장된다."(31쪽)

 

보편성은 스스로를 부정적인 것으로, 따라서 자신이 그러하다고 생각했던 바의 대립물로 볼 뿐만 아니라, 한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넘어가는 순수한 이행을 겪으며, 그리하여 스스로를 이행으로 - 즉, 자신의 본질적 활동으로 부정을 지니며 스스로가 또한 부정에 종속된 것으로 - 알게 된다.(44쪽) 

 

보편성이란 의미심장한 의미의 증식과 반전을 거치는 하나의 이름으로, 따라서 그것을 구성하는 '계기들' 중 어느 것으로도 환원될 수 없다.  

보편성에는 그것과 대립하는 특수한 것의 흔적이 불가피하게 떠돌아다니며, 그것은 보편성이 유령적으로 이중화되고 그 특수한 것이 보편성 자체에 부착되어 그 주장의 형식주의를 필연적으로 불순한 것으로 폭로하는 형태를 띤다.  

보편성이 그것의 문화적 접합과 관계하는 건 극복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보편자에 대한 어떤 초문화적 개념이든 그것이 초월하려는 문화적 규범들에 의해 유령적 존재가 되고 얼룩질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어떤 보편성 개념도 단일한 '문화'라는 개념 안에서 편히 머무를 수는 없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보편성 개념이 문화를 교환 관계로 이해할 것을, 또는 그 개념이 번역의 과업을 수행하 ㄹ것을 강제하기 때문이다.(46쪽) 

 

우리가 지배에 맞설 저항의 지점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그 저항의 지점이 바로 지배가 작용하는 도구이며 우리가 그 저항에 참여함으로써 지배 세력을 부지불식간에 강화해 왔음을 깨닫게 될 때 일어난다. 지배는 바로 그것의 '타자'일 때 가장 효과적으로 등장한다. 그 변증법의 붕괴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데, 왜냐하면 그것은 지배와 저항을 구별하는 바로 그 도식이 지배가 저항을 도구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을 숨긴다는 것 보여주기 때문이다.(51쪽) 

 

주체의 항상적인 불완전함을 자기표상이 무너지고 실패하는 지점으로 여겨지는 실재가 가리키는 한계를 통해 이해하느냐, 아니면 사람들의 유동성과 복잡성을 포착하지 못하는 사회적 범주의 무능력으로 이해하느냐의 여부는 중요하다.(54쪽) 

 

더욱이 모든 정체성의 '불완전함'은 그 변별적 출현의 직접적 결과다. 어떤 특수한 정체성도 다른 것의 배제를 가정하거나 실연하지 않는다면 나타날 수 없다. 그리고 이 구성적 배제 또는 적대가 모든 정체성 구성이 공유하는 동일한 조건이다.(56쪽)   

 

라클라우에 따르면 보편성은 발견되어야 하는 것임에 반해 "비어 있는, 하지만 근절할 수 없는 자리"로서 그러해야 한다. 그것은 발견되거나 표출될 수 있는 가정된 조건이나 선험적인 조건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임의의 모든 특수주의들이 어떤 공유된 내용으로 통합됨으로써 그것들이 완전히 포함된 명부가 달성되는 이상이 것도 아니다. 역설적으로 보편성의 전망을 구성하는 건 그런 공유된 내용의 전적인 부재다. 

따라서, 그것이 그 자리를 채우려 하지만 그럴 수 없음을 알게 되는 한에서 어떤 정치구성체 내에서든 모종의 필연적 긴장이 출현한다. 하지만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이런 실패는 바로 보편성의 미래적 전망, 모든 정치적 접합의 무제한적이고 무조건적인 특질로서의 보편성의 지위를 의미한다.(56~57쪽)

 

라클라우가 어떤 특수자에 대한 보편자의 '기생적 부착'이라 부른 바를 강조하면서 제릴리는 보편자가 오직 특수자들 자체의 연쇄 속에서만 발견될 것이라고 주장한다.(58쪽) 

 

라클라우는 모든 특수한 주장의 구조적 불완전함이 보편자 속에 내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반면, 스콧은 보편적 주장이 특수자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나는 '성차'라는 바로 그 동일한 용어가 하나의 정치적 맥락에서는 특수자를, 다른 맥락에서는 보편자를 가리킬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스콧이 특수자와 보편자의 때로는 결정 불가능한 일치를 부각시킨다는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59쪽) 

 

보편성 주장이 합의를 끌어내고 자신이 언표하는 바로 그 보편성을 수행적으로 실연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주장들의 의미와 힘이 만들어지는 다양한 수사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으로 번역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의미심장하게도 이것은 어떤 보편성의 단언도 문화적 규범과 별개로 일어날 수는 없으며, 국제적 장을 구성하는 다수의 규범들이 경쟁하는 조건 하에서 즉각적인 문화적 번역의 도움 없이는 어떤 것도 단언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보편성이라는 바로 그 개념은 원리상 언어적 경계를 넘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번역이 없다면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아니면 다르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번역이 없다면 보편성의 단언이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식민적이고 평창주의적인 논리를 통하는 것뿐이다.(61쪽) 

 

보편성이 언표되는 문화적 위치를 강조함으로써 우리는 번역의 위험부담을 떠안지 않는 유효한 보편성 개념이 있을 수 없다는 것뿐만 아니라 바로 그 보편성 주장은 문화 내의 다양한 구문적 상연에 속박되어 있음을 또한 알게 된다. 보편성의 형식과 내용 모두 고도의 경쟁에 참여하며 그것들의 전장 외부에서 접합될 수 없다. 즉, 보편성은 "발생" 혹은 "적대자들이 공통의 공간에 속해 있지 않음을 가리키는 '비장소'이자 순수 거리다. 결과적으로 어느 누구도 발생에 책임이 없으며, 어느 누구도 그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없다. 그것은 언제나 균열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65쪽) 

보편성은 끝이 열린 헤게모니 투쟁에 귀속된다.(66쪽)  
보편자가 아직은 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건 그 '아직은 아닌'이야말로 보편자 자체를 이해하는 고유의 단어라고 단언하는 것이다. 보편자에 의해 '실현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이야말로 보편자를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67쪽)

 

근대성의 주요 용어들은 혁신적인 방식으로 쉽게 다시 이용된다. 이는 바로 그 용어들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사전에 부여받지 못한 이들에 의해 그것들이 말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출현하는 건 일종의 배타적으로 보편적이지도 배타적으로 특수하지도 않은 정치적 주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로 그런 주장 속에서 보편성의 특정한 문화적 정식화에 본래적인 특수한 이해관계가 노출되며, 어떤 보편자도 그것이 출현해서 진행되는 특수한 맥락에 의해 변질되지 않을 수 없다.(69쪽) 

 

이미 확립된 담화에 '의지하려는' 건 동시에 '새로운 주장을 하는' 행위일 수 있으며, 이것이 꼭 낡은 논리를 확장하거나 주장자가 현존의 체제에 동화되는 메커니즘에 가담하는 건 아니다. 이미 확립된 담화는 오직 끊임없는 재확립을 통해서만 확립된 것으로 남아 있으며, 그리하여 그 담화는 그것이 요구하는 바로 그 반복 속에서 스스로를 내기에 건다. 더욱이 이전의 담화는 바로 그 담화가 말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화행을 통해 반복된다. 그리하여 반복적 화행은 확립된 담화의 과거에서 배타적 통제력, 정치의 영역에서 보편자의 범위를 정의하는 데 그 담화가 배타적으로 행사해온 통제력을 박탈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런 행태의 정치적 수행성은 정당성을 가정된 권위에서 그것을 갱신하는 메커니즘으로 전치하는 일군의 문화적 규범들을 재인용하고 재상연한다. 그런 변화는 담화 속에서 정당화의 유동성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든다.(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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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의 한계 - 자본주의와 토착문화와의 대립, 즉 자본주의 없는 자본주의의 열망

피에르 빌라르(Pierre Vilar)가 상기시키듯 자본주의는 '식민주의 및 세계시장으로부터 탄생했'으며 그에 따라 역사를 '보편화했다'. 자본주의는 처음으로 전 세계적 규모의 체계적인 사회적 상호의존관계를 수립했고 결국 이런 관계가 비자본주의 사회들마저 포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띤다. 이런 측면에서 자본주의는 '여러 지역들이 공존하는 단일한 세계공간'에 의해 창출된 (세계시간이라는) 표준화된 척도를 확립시켰으며, 그 안에서 행위와 사건들을 양화시켜 단일한 연대기에 복속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행들은 여전히 이런 추상적 척도 외부에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는 역사를 완전히 '통합하지'는 못했다....토착문화(파르타 샤터지Partha Chaterjee의 오염되지 않은 자율적 문화능력에 의한 '반식민 민족주의'라는 기획)에 대한 호소야말로 바로 자본주의적 근대성의 기호이며,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 자본주의 자체의 근대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해리 하르투니언, <<역사의 요동>>, 휴머니스트, 2006, 121~122쪽)

=> 자본주의는 단일한 세계공간에 의해 표준화된 척도를 확립시켜 역사를 보편화하였지만 여전히 추상적 척도 외부에는 통합하지 못한 역사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의 표준화된 척도 외부에 존재하는 것은 (예를 들어 토착문화 등)은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자본주의적 근대성의 기호이며 자본주의 자체의 근대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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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지방화'

디페쉬 차크라바르티는 민족국가, 자본주의, 시민사회, 합리성 등을 그 주요 구성요소로 하는 근대라는 개념이 유럽이라는 지방의 한 방언에 불과한데도 마치 전 세계의 표준어처럼 형세해왔다고 주장하면서 보편적인 것으로 가정된 유럽적 근대를 다시 '지방화'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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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루고 있는 굽은 목재"(칸트)

이를 곧게 펴려고 하기 보다 "우리 주제의 모든 구부러짐과 불규칙성을 즐기며 그것들을 역사적 기록을 위하여 가능한 한 완전하고 정확하게 포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카터 에커트, <헤결의 망령을 몰아내며: 탈민족주의적 한국사 서술을 향하여>, <<한국의 식민지 근대성>>, 삼인, 2006, 5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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