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주의의 한계 - 자본주의와 토착문화와의 대립, 즉 자본주의 없는 자본주의의 열망
피에르 빌라르(Pierre Vilar)가 상기시키듯 자본주의는 '식민주의 및 세계시장으로부터 탄생했'으며 그에 따라 역사를 '보편화했다'. 자본주의는 처음으로 전 세계적 규모의 체계적인 사회적 상호의존관계를 수립했고 결국 이런 관계가 비자본주의 사회들마저 포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띤다. 이런 측면에서 자본주의는 '여러 지역들이 공존하는 단일한 세계공간'에 의해 창출된 (세계시간이라는) 표준화된 척도를 확립시켰으며, 그 안에서 행위와 사건들을 양화시켜 단일한 연대기에 복속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행들은 여전히 이런 추상적 척도 외부에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는 역사를 완전히 '통합하지'는 못했다....토착문화(파르타 샤터지Partha Chaterjee의 오염되지 않은 자율적 문화능력에 의한 '반식민 민족주의'라는 기획)에 대한 호소야말로 바로 자본주의적 근대성의 기호이며,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 자본주의 자체의 근대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해리 하르투니언, <<역사의 요동>>, 휴머니스트, 2006, 121~122쪽)
=> 자본주의는 단일한 세계공간에 의해 표준화된 척도를 확립시켜 역사를 보편화하였지만 여전히 추상적 척도 외부에는 통합하지 못한 역사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의 표준화된 척도 외부에 존재하는 것은 (예를 들어 토착문화 등)은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자본주의적 근대성의 기호이며 자본주의 자체의 근대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