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6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박찬순 옮김 / 보림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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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상력의 한계를 가장 절절히 느끼는 순간은? 바로 애들하고 같이 놀때다. 어찌 매일매일 똑같은 놀이만 하게되는지. 몇가지 레파토리를 울궈먹고 또 울궈먹고.... 그걸 참아주고 나랑 함께 놀아주는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아빠랑 함께 피자놀이를>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놀이를 왜 생각못했을까? 아들놈이랑 함께 피자를 만들 생각은 했지만, 아들놈을 피자로 만들어버릴 생각은 왜 못했을까?

내용은 정말 단순하다. '비가 오는날 밖에 나가지 못해 우울해하는 아들놈을....아빠가 피자로 만들어버린다, 끝. ' 그래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지않을수가 없다. 천연덕스럽게 노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이 참 재밌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무척 행복해보인다.

이 책에 대한 울 첫째의 반응 역시 열광 그 자체. 툭하면 자기를 피자로 만들어달라며 밀가루반죽처럼 철퍼덕 누워버린다. 나혼자 피자만드는 즐거움을 누리기가 아까워서 남편에게도 이 그림책을 넘겼더니 남편 역시 키득키득. (게다가 그림책 속의 아빠를 보고 뭔가 각성하는 듯한 눈치다. 애들이랑 잘 안 놀아주는 아빠들에게 꼭 보여줄만한 책이다.) 하여간, 요즘 우리집에서 가장 각광받는 그림책이 바로 <아빠와 함께 피자놀이를>이다.

이 책 덕분에 아들놈과 노는 레파토리가 다양해지기는 했다. 피자놀이, 페페로니 피자놀이, 핫도그 놀이, 치즈 핫도그 놀이, 샌드위치 놀이, 햄 샌드위치 놀이....(내 상상력의 한계는 역시 여기까지다. 요리 종류만 바꿔서 노는 수준...^^;;;  하여간 난 정말 안된다니까)

오늘은 하늘도 청명한 토요일. 비가 오면 피자놀이를 할텐데, 날씨가 맑으니 오늘은 또 뭘하며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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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0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밀라님 반가워요^^ 잘 지내셨죠^^

nemuko 2005-08-0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들은 저책 영어 비디오 무지하게 좋아한답니다. 맨날 보면서 자기도 구워 달랍니다^^
 
왱왱 꼬마 불자동차 비룡소의 그림동화 157
로이스 렌스키 글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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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된 책을 펴들자마자 내 입에서는 '어머 너무 귀여워, 정말 옛날 소방차잖아!'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소방차 매니아인 아들녀석 덕분에 온갖 종류의 최신식 소방차 종류를 꽤뚫고 있는 나에게 책속의 옛날식 소방차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는 특히 낡고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는 취향을 갖고 있다. 도대체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소방차는 정말 소박하기 그지없다. 달랑 소방차 한대가 땡땡땡 종을 치며 달려간다. 정확한 연대는 모르겠지만 아마 1940년대나 50년대를 배경으로 그려지지 않았나 싶다. (작가가 189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한다.) 최신식 소방차들과 비교해보면 이런 소방차로 어디 제대로 불을 끄겠나싶은^^ 걱정마저 든다.

하지만, 이 책은 나름의 미덕이 있다. 이미 여러권의 소방차 그림책을 사보았지만, 대부분의 그림책에선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다하면 호스로 물을 쏴아 쏘아대고 뚝딱 일이 끝난다. 오히려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까지 뭔가 일이 많이 벌어진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불을 끄는 과정이 차례 차례 단계를 밟아가며 나온다. 소방차가 도착해서 호스를 꺼내고 소화전에 연결시키고.. 소방관이 손도끼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고...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아이를 구하고...지붕에 구멍을 내고 호스를 집어넣어 마지막 불씨까지 잠재우고... 뭔가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맛이 있다. 덕분에 책의 페이지는 꽤 길지만, 한 페이지 페이지의 내용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울 아들녀석의 경우에는 어떤 날은 그 과정을 숨죽이며 모두 지켜보고, 어떤 날은 좀 지루한 듯 대강대강 넘기고 그런다. 내 생각엔 아들의 개월수(30개월)에 비하면 조금 페이지 수가 많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고 집중력도 길러진다면, 소방차의 종류만 나열하거나 얼렁뚱땅 일이 해결되는 책들보다 이 책이 더 아들의 관심을 끌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아니, 그러기를 바란다. 엄마가 이 책의 복고풍 분위기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들녀석도 이 책을 사랑해주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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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가하자, 끙끙 - 0~3세 아기그림책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민오 지음 / 보림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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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아들에게 특별히 지시를 해가며 배변훈련을 시키지 않았다. 어떤 아이도 부모가 뭔가를 강제로 시키는 걸 달가와하지 않겠지만, 우리 아들녀석도 고집에 워낙 세서 억지로 시키다가는 역효과만 나타날 것 같았기때문이다. 주위에선 18개월부터는 슬슬 시켜야 된다며 왜 배변 훈련을 안 시키냐고 성화였지만 (특히 시아버님...-_- 돌 무렵부터 쉬를 가리게 해야한다고 성화셨다.) 나는 그저 느긋하게 때를 기다렸다.

대신 응가와 관련된 그림책을 4-5권 정도 샀다. 그리고, 그 책들을 간간히 돌려가며 읽어줬다. 그래도 너도 얘네처럼 이렇게 응가를 하고 쉬를 해야한다는 말은 한번도 안했다. 그냥 얘네들은 이렇게 응가를 하는구나 하고 그 모습들만 보여줬다.

그런데, 응가 관련 책 가운데 아들 녀석이 제일 좋아한 책이 바로 이 '응가, 끙끙'이었다. 사실 나에게는 제일 첫인상이 안 좋은 책이었는데 말이다. 다른 응가 책들은 변기에 쉬를 하거나 응가를 하는 과정들이 좀더 자상하게 나와있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좀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저 동물들이 차례로 나와서 '응가하자, 끙끙'하며 일을 보는게 전부였다. 콜라쥬 스타일의 그림도 어쩐지 애들이 보기엔 좀 복잡해 보였다. 이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보시던 친정어머니께서 '어린애가 어디 정신사나워서 그런 그림책을 좋아하겠냐'는 말씀까지 하셨었다.

하지만, 아이와 어른의 시각은 분명 다르다. 아들녀석은 이 책 속의 동물과 친구가 응가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다른 응가 책들은 시큰둥해하고 이 책만 좋아했다. 동물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응가하는 모습을 따라하면서 제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힘을 주곤 했다. (저러다가 정말 싸는 거 아닌가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러더니 어느날부터 자기가 알아서 유아용 변기에 달려가 똑같은 포즈로 응가를 하기 시작했다. 힘을 줘도 잘 안나오면 책 속의 대사처럼 저혼자 '괜찮아' 그러고는 다시 힘을 준다. 누가 그러라고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응가하는 과정을 무척 즐거워한다. 아마도 책 속의 동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 같다.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서 시기적으로는 배변훈련이 좀 늦어졌는지 모르지만, 정말 아무런 어려움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된 과정이었다. 나는 시기가 빠르고 느리고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변훈련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아들녀석이 별다른 불쾌감을 느낀 적이 없었고, 나역시 한 순간도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 과정 가운데에는 이 책의 도움이 정말 컸다. 무척이나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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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30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도 크면서 배변 훈련을 시켜야 하는 거군요...이런...생각도 못해네요.ㅎㅎ

Smila 2004-04-30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서 똥오줌 가리는 녀석이 태어난다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책읽는나무 2004-04-30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준연이는 벌써 응가를 가립니까?
울아이는 언제쯤??.....여적 기저귀를 차면서......책은 그냥 책으로 읽고....언제쯤??
전 올초여름부터 시작해볼까?? 생각중인데요...민이도 준연이처럼 내가 시키지 않아도
저가 알아서 변기에 앉아서 쉬야를 가렸음 좋겠네요...정말 부러워요!!

Smila 2004-04-3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때때로 실수도 합니다. 워낙 쾌변을 보는지라 (한번 힘주면 쏭당^^) 미처 변기에 도달하기 전에 저질러버리기도 하죠. 애들은 때가 무르익으면 다 알아서 하는 거 같아요.

nugool 2004-04-3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아기들이 세계에서 기저귀를 가장 빨리 뗀다고 하더군요. 독일은 거의 36개월이나 되어야 기저귀를 뗀데요(실제로 독일남과 결혼한 친구의 아이를 보니 그렇습디다) 특히 어르신들은 왜 그리 배변훈련에 조바심을 내시는 지... 때가 되면 정말 알아서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 때가 보통 두돌 무렵인 거 같더군요. 그 무렵이 되면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다고 전달하고...했으면 했다고 하고... (음.. 요새 유진이가 응가를 하면 했다고 알리더군요. 으음..... 걷지도 못하는 녀석이.. --;;)

Smila 2004-05-0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정말 아이들 저마다의 속도가 있는 것 같아요. 항상 느끼는거지만....

waho 2004-05-0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돌 무렵이라...꽤 오랫동안 귀저귀 채워야 하는군요...
 
우리 몸의 구멍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이혜리 그림, 허은미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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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유명한 그림책이길래, 나중에 읽히자는 생각으로 미리 구입했던 책이다. (평판좋은 책들은 미리미리 구입해 놓곤 한다. 타고난 건망증때문에 책에 대한 정보도 시간이 지나면 자꾸 까먹길래....) 3세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서 그냥 책장에 꽂아놓고만 있었다. (알라딘에서는 만 4-6세용으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두돌 무렵인가 아들 녀석에게 무심코 이 책을 읽어주었더니, 녀석은 단번에 <우리 몸의 구멍>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한번 펴들면 자꾸 반복해서 읽자고 조른다.

아들녀석이 또래보다 빠르다며 쓸데없는 자랑같은 걸 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이 책의 특징인 재미있는 과학상식들은(시각기능, 소화기능 등등 몸의 구멍들이 갖고있는 기능들을 설명하는 부분 ) 당연히 이해를 못하고 있다. 다만, 두돌 무렵의 아이들 역시 자신의 신체에 관심이 많기때문에, 입이나 귀,콧구멍 등이 책속에 등장하는 그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더우기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온갖 '구멍'에 호기심이 아주 많다. 첫돌이 지날 무렵부터 아이들은 구멍에 무언가를 집어넣거나 뚜껑으로 구멍을 막는 놀이들을 즐겨한다. 이 책은 그런 본능적인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책이다.

아들녀석이 이 책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책속에 묘사된 아이들의 표정이 재미나기 때문이다. 조금은 과장된 듯한 표정들이 그렇게 익살맞을 수가 없다. 요즘들어 한창 사람들의 얼굴표정 흉내내기에 맛을 들인 녀석은, 연신 책 속의 표정들을 따라 한다. 입을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옆에서 보면 정말 웃긴다.^^

조금 더 크면 아마도 책 속의 '과학 상식'들도 익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책장을 넘기며 까르르 웃는 것만으로도 아들녀석에게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혹시 3세 이상을 위한 책이라해서 구입을 미루시고 계신 부모님들, 기다리실 필요없이 미리 구입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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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3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보관함에 담아두고 아이 낳으면 읽어줘야 겠네요.

이슬이 2004-05-2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나~무지해서(;--)알려주셔서 감사해용^^
 
내가 할래요! - 꼬마 친구 슈의 바른 습관 그림책
러셀 아이토 그림, 크레시다 카우웰 글, 박진희 옮김 / 대교출판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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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즐거운 그림책이다. '바른 습관 그림책'이란 부제가 붙어있지만, 습관 교육 보다는 그림책을 갖고 노는 것 자체가 재미나는 그림책이다.

주인공 슈가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 이를 닦거나 세수를 하는 등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데, 각 장마다 플랩(문 열듯이 펼치면 다른 그림이 나타나는 것)이나 탭(종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슈가 특이한 동작을 하는 장치)이 있어서 아주 흥미롭다. 이미 플랩이나 탭이 있는 그림책들은 몇권 있는데, 특히 이 그림책은 그 장치들이 유모와 재치가 넘치게 사용되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탭 장치가 약간은 뻑뻑하게 움직인다는 점. (사실 탭 장치가 부드럽게 움직이려면, 하드보드 북이 딱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일반 그림책처럼 종이가 얄팍하다.) 두돌박이 정도에 적당한 책인데, 손동작이 서툰 아이 경우에는 탭을 잡아당기다가 짜증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맘때 아이들은 뭔가 제맘대로 안 움직여주면 장난아니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_-)

29개월짜리 울 아들은 습관 교육은 이미 다른 책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별로 새롭게 느끼지는 않는것 같다. 그보다는 책을 갖고 노는 맛에 이 책을 본다. 특히 슈가 스파게티 국수를 쏘옥 빨아먹는 장치를 제일 재미있어 한다. (이 부분은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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