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비시선 121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최영미의 책을 처음 접했을때...사실 내게 그 것은 충격에 가까웠다...
시란 자고로 예쁜 말들을 모아 예쁜 마음을 넣어 예쁘게 엮어야 한다는 편견을
왕창 날려버린 책이었기에 그랬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초라한 언어를 결국 아름답게 뱉어내는 그 치열함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소재로 시를 쓰는 것으로 말하자면
먼 옛날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도 못지 않겠지만...
그저 악을 겉만 핥아댄 르와르적인, 또는 팜므파탈에서 관찰되는
그 자학적이고 퇴폐적인 요상스런 매력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양심을 찌르는 아픔이라고 해야 하나...치열하면서도 씁쓸하다...
덕분에 이십대에 왕창 늙어버린 기억이 있다...
 
그녀의 글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거의 십년이 훌쩍 넘는 과거의 한때...그녀의 시를 처음 만난 후...지금까지...
가끔 신간서적에 그녀의 이름이 없나 기웃거리는 것도
결국 고칠 수 없는 습관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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