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와 무늬
최영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좋아하는 작가의 첫 소설이라 망설임없이 집었다...
그녀를 좋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스토커모양...이런 저런 그녀의 삶의 단편들을 주워 듣게 되어...
자전적이란 이 책을 읽는동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그녀를 소설 속 허구인물과 동일시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였다...
그러나 읽다보면 어느새 하경인 영미가 되어있었다...
 
나라전체가 궁상맞던 그 시절...
그렇지만 그 궁상이 어린시절이라는 이름때문인지...
설명할 수 없는 사람 간의 정때문인지...
정겹고 그리운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난다...
(물론 같은 시대를 관통한 나 역시 경험했던 느낌이기때문에 더욱 더 그러했다...)
 
어린 하경은 죄의식이 없다...
사실 어린 아이란 그저 착하기만한 것은 아니다...
선과 악을 가르는 기준이 없을 뿐...
그래서 그들은 그 경계에서 형상화된 상처가 없다
그래서 하염없이 순진하고 귀여울 수 있는 것이지 싶다...
하경은 약한 언니에 대한 자신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나쁜 것임을 깨닷는 순간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새긴다...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그 상처로 흔들린다...
 
그녀의 새 소설은 사실 읽기엔 좀 밋밋했다...
그녀의 이전 글들이 워낙 팔팔하니(?)...상대적으로 좀 밋밋하게 느껴졌던 것일게다...
그러나...일종의 도덕적 자학놀이에 중독된 피폐한 독자중 하나로서
재미보다 고마운 하나의 깨달음이 있었으니 볼만했던 것이지 싶다...
 
상처가...자학을 지나 흉터로 자리잡은 후...
그대로 삶을 뒤흔들고 또 상처로 재생산될지
혹은 그 얽힌 수 많은 흉터들이...
극복이란 과정을 통과해 삶의 무늬로 그 여정을 기억하는 아이콘으로 남을지는...
결국 본인의 선택이란 것이다...
 
허나...오늘도 지지고 볶는 보통사람의 삶을 사는 내게...
지지고 볶다 긁힌 상처...그저 흉하게 남기 보단 이쁜 무늬로  얽히길 빌어보지만...
역시 상처는 거의 흉하게 남아...언제나 오늘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나는 언제쯤 자유로울련가...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이 말이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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