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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집들은 다 낮고 작았다... 그리고 집에 비해 커다란 마당이 꼬옥 있었다... 마당 한구석에는 빨래가 하얗게 마르는 냄새가 바람이 불때면 솔솔 실려 왔었고... 마당엔 항상 계절을 알리는 꽃들이 피어 났었다... 조그만 연못엔 봄,여름엔 물망초가 어김없이 피었고... 라일락도 그 짙은 향기를 뿜어댔다... 여름엔 마당의 나무밑에 안락의자를 끌어놓고... 골목을 흐르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곤 했었다 그때 올려다 본 하늘은 한낮의 눈부심을 품고 있었고... 덕분에 나뭇잎들은 검은 실루엣으로만 엉켜있곤 했다... 아침엔 항상 참새들이 울어댔고... 동쪽창으로 새어든 금빛 햇살이 방안 가득 넘쳤었다...
갑자기 서글픈 까닭은... 마당은 없어지고 주차장만 있기 때문인지... 경계까지 빠듯하게 지어진 건물 탓에... 어두운 실내때문인지... 창만 열면 이웃집 방안이 휜히 보이기 때문인지... 아침이 되도 새들이 울지 않기 때문인지... 여름이면 열기를 고스란히 반사하는 시멘트바닥때문인지... 주택가에선 볼수없는 나무와 꽃들때문인지... 실내가득 습기를 뿜어내며 말라가는 뺄래때문인지... 아님...
아님 내가 어른이 되어버린 것 때문인지...
어릴적 그때처럼 마당이 넓은 작고 낮은 집에서 마음이 너그러운 이와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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